-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대해 많은 분이 분개하시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공천 작업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관여하지도 않고. 좋은 분들이 공천되기만 바랄 뿐인데, 정청래 의원의 (공천) 탈락은 안타까운 일이고.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분 (공천) 탈락이 결정되기 전에 조선일보나 국민의당 측에서 '저런 사람은 탈락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는데 그것을 의식해서 (탈락) 한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그게 사실이면 외부 세력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좌우했다는 소리가 될 수 있어서 그러면 안 되겠죠. 어쨌든 그분이 (공천 탈락) 발표 난 후에도 묵묵히 별말씀 안 하시고 당을 지키고 계신 것을 보면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가 되고... 그런 선당후사의 자세는 다른 사람들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재심을 통해서라도 (정청래 의원이) 구제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제 시민 필리버스터가 열렸어요. 어제 오후 5시부터 밤늦도록 이어진 필리버스터가 진행됐고. 오늘 오후에도 시민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예정인데 이런 시민들의 반응을 읽지 못한 지도부는 어떻게 보십니까?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라서 지켜봐야겠지만, 정청래 의원을 싫어하는 사람도 꽤 있겠죠. '우리 쪽 적극 지지층이 많이 있으시니까 그런 여론도 지도부에서 고려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지지 세력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공천을 했다면 이것은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제가 상황을 다 파악하지 못해서 함부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집토끼들은 어차피 우리를 찍게 돼 있다' 이런 생각을 하시면 안 됩니다. '열성적인 팬들만 가지고는 정치 못 한다' 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열성적인 지지자들의 역할, 그런 것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고도 생각합니다."
-지난 2012년 총선, 대선 때도 똑같이 지적됐던 바입니다. '어차피 저 사람들은 우릴 찍을 수밖에 없어. 아무리 우리가 나쁜 짓을 해도 저분들은 새누리당 안 찍는다'는 입장이 있어요. 두 번째 말씀하신 대로 'SNS에서 극성스럽게 쫓아다니는 팬덤이 극복돼야 한다'는 주장도 당내 인사 중에 많습니다. 이 문제를 적절하게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는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앞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라 봅니다. 당내에도 의견이 서로 달라서.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옳은 말씀이고요. 우리 쪽 골수 지지자들. 진보 성향에 팟캐스트 이런 걸 많이 들으시는 분들은 새누리당의 골수 지지자와는 조금 다른 것이 이분들은 명분과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분들이라서 그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잘못 간다고 생각하시면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할 수 있는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어제 정청래 의원 컷오프 이후에 당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지 않았습니까. '탈당계를 내겠다'는 의견을 주신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이번 주에 계속 이어지는 더불어콘서트도 가지 말자'는 얘기도 있어요. 실망에서 새누리당은 찍을 수 없으니 그냥 투표하지 말자는 무당층으로 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투표 참여를 감퇴시키는 거로 귀결되는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더불어민주당이 잘못하는 것이 많더라도 새누리당 심판을 외면하셔서 안 될 것 같고요. 잘못하는 부분은 적극 (투표에) 참여해주셔서 더불어민주당이 그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더 강하게 질책하시고,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결국, 화가 나서 등을 돌리기보다는 더 적극적인 참여가 야당을 바로 서게 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온라인 당원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당원이) 늘어나지 않았습니까. 10만의 당원이 모집됐는데 결과가 이렇게 지지자를 배반하는 결정이 나와서 다시 등을 돌려서 '아, 도와주고 싶지 않다'는 감정적인 반대로 돌아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측면은 지도부가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려운 문제인데요. 제가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이유도 이 위원회를 통해서 불안해하시고, 실망하신 지지자분들을 끌어모아서 그분들의 의사가 제대로 당내에 전달돼서, 당이 혁신되고,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는 그런 역할을 하려고 이번에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것입니다. 아직 (당내) 의견 수렴을 할 시간이 없어서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저도 그분들 생각과 많이 다르지 않고. 그분들의 의견을 더 충실히 들어서 앞으로 우리 핵심 지지층인 여러분께 믿음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핵심 지지층들이 더불어민주당에 관한 믿음, 신뢰할 수 있도록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께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에 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97년에 아버지께서 김종필 총재의 자민련과 연대를 하셨을 때도 저희 지지자들은 별다른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정권 교체에 필요해서 그렇게 하셨지만 '자민련 측에 동화되지는 않는다'는 걸 다 알고 계셔서 (지지자들이) 불안해하지 않으신 거죠. '화이부동'이라고 '화합은 하지만 동화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저희 아버지께서 내세우셨고. 그것들을 지지자들이 믿어 주셔서 가능했던 것이죠."
-그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해서 그런 정치가 정착돼야 야권의 지지자들이 떠나지 않고 주변에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 데요. 그렇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서... 불신하고, 선거 안 해버려서 그런 분이 많았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야당의 문제점, 지지자들이 실망했던 점. 그것이 바로 일관성이 없었다는 거... 지도부를 뽑아 놓고 그다음에 반대편에서 흔들고, 선거 지고, 그러면 물러나고, 비상대책위 만들어서 혁신안 내놨는데 혁신안은 흐지부지되고... 이런 식으로 반복하니까. 당명도 조금만 뭐 하면 바꾸고 회사로 치면 유령 회사처럼 오늘은 여기 있었다가 내일은 저기 있었다 하니까 최소한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자기네 당이 어디에 있는지 항상 찾을 수 있는데. 저희 쪽 지지자들은 이 당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으니 불안 할 수밖에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