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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63
게시물ID : soda_68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62
조회수 : 6587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23/12/28 09: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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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의 공장일은 깔끔한 출발이었음. 

지금까지의 출장 중, 가장 전문가 느낌이 나던 출장이었다고 할까?


퇴근도 빨랐음. 4시반 정도에 퇴근했으니까.


나: 아직 식사 시간은 멀었는데..어떻게...저녁에 다같이 로비에서 만납니까?


여사님: 저는 따로 먹을게요!


투투: 음..? 매번 따로 드시는거 같은데..ㅎㅎ 그럼 대리님이랑 저랑 둘이 먹어야 겠네요~


나: 네. 뭐 그러시져 ㅎㅎ


.....................................


투투: 로컬식당 좋아해요? 


나: ㅎㅎ 중국에 왔으면 중국 음식을 먹어야져!


투투: 제가 근처에 괜찮은 식당들 알아봐 놨는데, 같이 가시져. 원래는 통역 없이는 좀 힘들겠다 싶었는데

대리님이 중국어 잘하시니까 안심이 되네요! 그래도 아직 업무가 다 끝난건 아니니까 어느정도 긴장 유지를 위해

너무 좋은거 먹으러 가진 말죠 ㅎㅎ


나: 네네~ ㅎㅎ


투투: 만약에 무사히 잘 끝나면, 근처에 봐둔 큰 식당을 한번 가볼까 합니다..ㅎㅎ 


나: 오. 맛집일까요?


투투: 좋다고 하더라고요. 근처라 택시타면 금방 갈 수 있을거에요. 이것 역시 대리님이 계시면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을지도..!


나: 내일 열심히 해야겠네요 ㅎㅎ


투투 과장은 과시욕이나 오지랖이 좀 넓었지만, 당장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음.

그리고 느껴지는게, 본인을 좀 아래로 내려다보는 느낌이었음. 당신에게 나라는 존재는 애초에 상대가 안되는 존재이기에 그는

생각보다 본인을 살갑게 챙겨 주었음. 뭐~ 꼭 누가 누구를 상대하고 이기고 지고 할 필욘 없으니까.


그 의도 자체는 어이가 없었지만 이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본 입장에서 눈감아 줄 수 부분이기도 했음.


그렇게 다음날.


투투: 오늘은 SHKD-1호기와 4호기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나: 넵!


여사님: 넵!! 오늘도 과장님 계시니 든든하네요!


나: 저두요!


투투: (어께뽕 만땅!!!) 자 갑시다~~~


재밌는 사람이었음. 칭찬은 투투도 춤추게 하다고 할까? 연료를 태워주는 만큼 열심히 달리는 기차였음.

뭐랄까 출근길의 기분이 오지 오스본의 Crazy train을 듣는 느낌이었음. 

이번 출장은 이 미친 기차에 좀 업혀 가볼까..? ㅋㅋ


아아...고인이 되신 랜디로즈의 신나는 기타 속주를 회상하며 라인으로 들어갔음.


광석이형: 오! 다들 왔는가!


여사님: 오늘은 SHKD-1호기와 4호기 업데이트에요. 


광석이형: 그럼 갑시다.


여기도 우선은 1호기 먼저. 어제 깔아둔 Visual studio가 있어 안전 장치가 마련 되었다 볼 수 있었음.

사실 호카게님께 받은 후공정 코드는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공정 코드보다 정리(?)는 아니고...그나마 코드수가 적었음...


대신에 한 코드에 OBA, SHKD, JUKD, ADN 장비들이 다 들어있었음 ㅡㅡ; 와 미친...

그렇기에 각 장비들의 호기 넘버를 틈틈히 봐두어야 했음. 혹시나 잘못된 호기 넘버를 넣으면 망하니까...

(더 골 때리는건 실제 명칭과 코드 내부의 호기 넘버들이 달랐음...이건 머리 아프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급할 예정..)


그리고 여느 관리 안되는 회사와 같이, 같은 장비라도 호기 넘버에 따라 코드가 조금씩 상이했음..그렇기에

호기 넘버도 상당히 신경써가며 확인을 거쳐 조심스레 업데이트를 해야했음.


나: 일단 1호기 업데이트 했습니다. 확인 될까요?


투투: 자..어디 봅시다...(마우스로 화면을 이리저리 눌러보며...) 음..I/O신호가...대리님 제가 설비들어가서 이것저것 

센서 신호를 보내 볼테니 저 대신 모니터 좀 봐주실래요?


나: 넵.


....................


나: DIO 1번 테이프 신호 살았어요!


투투: 넵


나: DIO 6번 XXX 살았어요!!


투투: 넵


나: DIO 8번 XXX신호 죽었어요!


투투: 넵


............

..........

.........


투투: 뭐 애초에 별것도 없었지만 ^^ 일단 1호기 완료네요. 바로 4호기로 가실까요? 아님 나가서 담배한대 태우실래요?


투투는 비흡연자였음. 그런 그가 담배피자고 하는거 보면 상당히 기분이 업된 상태...ㅋㅋ


나: 하던거 다 끝내고 가시져. 다시 옷입고 벗고 힘들어요;;ㅋㅋ


그렇게 4호기. 당연히 잘 되겠지 하고 업데이트를 시켰는데...


나: DIO 1번 테이프 신호 죽었어요!!


투투: 잉!?


나: 나: DIO 6번 XXX 죽었어요!!


투투: 잉!!?!?


나: DIO 8번 XXX신호 살았어요!


투투: 이이이잉!!!?!?


투투 과장이 장비에서 구겨져 나왔음. 


투투: 이상하네요? 왜 신호가 다 반대로 먹지?


나: ..........


투투: 호기넘버 맞춰서 업데이트 하신거 맞죠? 확인...한거죠?


나: 네. 했습니다만...


투투: (의심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다...) 제가 대리님 노트북에 코드좀 봐도 되요?


뭐여;; 이건 뭐 바로 훅 들어오네 ㅋㅋㅋㅋㅋ

그래. 엔지니어가 마음속에 의문이 해소가 되어야 다음을 바라볼 수 있는거니까. 얼마든지 뒤벼 봐라..


나: 넵. 그럼 저는 1호기에 깔린 코드좀 보고 있을께요.


그렇게 각자가 코드를 분석하고 있었음. 근데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는 풍경이기도 함 ㅋㅋㅋㅋㅋ

세상에 어떤 CS인력이 프로그래머한테 당신 노트북에 코드좀 보자고 할수있나 ㅋㅋㅋ 의욕이 대단한건지 오지랖이 엄청난건지

모르겠지만 썩 기분이 나쁘진 않았음. 아마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모든면이 다 의욕으로 보였음.


흠..호카게 팀장이 이런 실수를 할리는 없는데...DIO 코드를 한번 볼까..?

잉? 여긴 왜 IO 넘버들이 다 반대로 먹혀있지??


나: 과장님.?


투투: ..........(열심히 머리를 벅벅 긁으며 코드 보는중...)


나: ..........


뒤로 슬쩍가서 뭘 보는 중인지 보았는데 아직까지 DIO 코드 근처에도 가지 못했음. 그렇다고 장비의 호기 넘버 기록 쪽도 아니었고...

재미있어서 일단 가만히 지켜보았음. ㅋㅋㅋㅋㅋ 딱봐도 감을 1도 못잡고 있는거 같은데.....

그래도 왕년에 컴공 출신이었다더니 이래저래 툴을 다루는 폼이 그리 어색하진 않았음.


30분 후....


나: (슬쩍..) 어...쩌어어기. DIO라는 변수가 보이...


투투: 엇! 맞아 저거다! 


그러더니 그 변수를 우클릭해서 함수 정의부를 찾아 들어갔음.


투투: 흐음....여긴..DIO 라이브러리를 쓰는 부분인가...!! (머리 벅벅!!)


20분 후....


나: (슬쩍...) 어!? 이상하네..ㅋㅋㅋ 과장님 지금 보시는 부분이 신호 넘버가 반대로 짜여져...


투투: 엇!! 그러게..자세히보니 신호가 반대로!? 왠지? 혹시 대리님이 수정하셨어요?


나: 아뇨. 제 코드도 아닌데 뭣하러 수정하겠어요~


투투: 흐음.....앗! 혹시....!? 여사님. 고객사한테 예전에 우리 XXXX로 리버스로 테스트하던 호기가 몇 호긴지 좀... 물어 봐주세요!


통역...통역...


광석이형: 아...하도 오래되서....보자.....음...아무래도 SHKD-4호기 였던거 같은데....


투투: 그럼 지금 그 I/O보드가 적용된 상태인가요?


광석이형: 아니..보드가 입고가 안됬다고 하길래..기다리다가 그냥 다들 까먹었지...아마...


투투: 그럼 이 I/O보드는 예전꺼 그대로인거네요?


여사님: 그렇다고 합니다.


투투: 대리님. 이거 호카게님이랑 과거에 I/O신호를 다 역으로 바꿔 돌리는 테스트를 했던적이 있거든요. 

원래는 이번에 적용하기로 했던거 같은데 아무래도 이 부분은 취소된거 같고, 그냥 추가 I/O 신호만 더 해야 될거에요.


나: 그럼...수정할까요 그냥?


투투: 넵.


흐음... 안 짜주시나? ㅋㅋㅋ 방금까지 기세로는 코드도 짜 줄 기세였는데 ㅋㅋㅋ 

일단 기존 코드를 다 지워야 했지만, 이미 답안지는 SHKD-1호기에 있었음. 저대로만 그냥 짜서 넣으면 끝나는 일.

처음엔 순간 좀 당황했지만, 그래도 장비 밥좀 먹었는지 금방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음.


그렇게 코드 수정 하는동안....


투투: 와...그래도 내가 코드 보면서 아직 내 프로그램 실력이 녹슬지 않았구나 싶어서 뿌듯하네!! 어쨌든 실마리를 찾아냈으니까!!


여사님: 와...과장님 대단하세요! 프로그램도 하실 줄 아시고..! 여기 회사에 있기엔 너무 아까우신거 같아요!


투투: 에이. 세상에는 더 대단한 사람들도 많아요. 아직 멀었죠. ㅎㅎㅎ


나: .......(ㅋㅋㅋㅋ 계속 보니 재밌네 ㅋㅋㅋㅋㅋㅋ)


...........................

.......................

..................


나: 과장님 수정 했습니다. 한번 다시 돌려보시죠.


투투: 네. 잠시만요...


나: DIO 1번 테이프 신호 살았어요!


투투: 넵


나: DIO 6번 XXX 살았어요!!


투투: 넵


나: DIO 8번 XXX신호 죽었어요!


투투: 넵

..................

...............

............


투투: 고객사에 전해주세요. 일단 이번 출장 업데이트 건은 다 완료 했다구요.


여사님: 역시^^ 과장님. 그렇게 전할께요.


통역...통역.....


광석이형: 와...벌써? 5일 일정인데 이틀만에 끝낸거야!? 역시 대단해.


나: 과장님.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투투: 음..고객사랑 상의 해봐야 겠지만, 아마 특별한일 없으면 남은 3일은 콜대기 하거나, 심심하면 공장에 나와서 쉬어도 되겠죠.


나: 광석아. 우리 일도 다 끝났는데, 계속 여기 공장에 나와야 되냐?


광석이형: 음. 그냥 쉬다가 우리가 혹시나 급한일 생기면 연락줄께. 그때는 나와주면 될듯? 아 그런데 내일은 '완료 보고' 화상미팅은 해야 해.

가능한 오전에 미팅 시간 잡을테니까. 우리도 어쨌든 본사에 보고를 해야하거든.


나: 아. 그래? 과장님 고객사에서..


여사님: 대리님. 통역은 제 영역입니다만? (부릅!)


나: 죄송....ㅋㅋㅋ


이상하게 이번 출장 멤버들은 뭔가 다들 프로패셔널 해. ㅋㅋㅋㅋㅋ 멋지구만~


여사님: 통역...통역.....

 

그렇게 오전에 일을 끝내니 이렇게 홀가분 할 수가 없었음. 고객사에서도 별일 없으니 오후 3시정도 되면 알아서 퇴근 하라고 하였음.

퇴근 할 때 광석이형이 말했음.


광석이형: 흠흠...OO버섯. 어제 말이야. 내가 그 유광석씨 일하는걸 좀 봤거든..


나: 어? ㅋㅋㅋㅋㅋ 벌써 봤어? ㅋㅋㅋㅋ


광석이형: 훌륭한 분...이시더라. 뭐랄까...일본에 거칠게 대항하는 항일 투사의 느낌이랄까..?


나: 음...그거 아냐? 광석이형은 제일 교포 2세야.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


광석이형: !!!!!


나: 그러므로 그는 항일 투사가 맞다. 그 대상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 그렇지...


광석이형: 혹시 그의 다른 항일 운동 작품도 알수있을까? 기왕이면 강력한 걸로..


나: 혹시 부동산쪽에 관심이 있나?


광석이형: 움찔!?

 

1.jpg


......................................

.................................

............................



나: 오늘 일도 다 마무리 되었는데. 다 같이 맛있는거 먹으러 가시죠?


여사님: 저는 따로 먹겠습니다!


투투: 그러세요..


나: 아니!? 여사님!! 같이 한번도 밥 안먹으실꺼에요!??


투투: 대리님. 여사님 입장에서 편한게 좋은거죠. 맛있는거 먹는거 보단 편히 쉬시는게 좋은신거에요.


나: 뭐...그러시다면야...어쩔수 없죠...


그날은 큰 식당에 갔는데, 신이난 투투 과장이 자기가 다 쏜다고해서 거하게 얻어먹기로 했음.

깔끔하고 무엇보다 창문에 폭포처럼 물이 흘러내리는 모양이 인상적인 식당이었음.


거기서 만두 2세트와 가지구이, 피단, 그리고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국화빵 같은거에 숟가락으로 만두 속을퍼서

빵에 넣고 먹는 요리였는데. 엄청나게 맛있었음. 구운 만두를 달달한 꿀에 찍어먹기도 했는데 역시 최고의 맛이었음.


나: 근데 여사님은 매번 저렇게 따로 드신데요?


투투: 돈 아낄려고 저러는 거에요.


나: 아니...이런거야 우리가 사줘도 되는데..;;


투투: 얻어먹기도 싫으신거죠. 조선족이니까.


나: 거기서 왜 조선족이 나와요? ㅋㅋ


투투: 여사님은 은근 한국 사람들하고 선 딱 긋고 일정 범위 안으로는 안들어와요.


나: ............


투투: 약간 한국인에 대해서 애증이 있으신 느낌이랄까? ㅋㅋ


식사를 하며 투투 과장의 재미있던 중국 에피소드도 들었는데, 너무 재밌게 들었기에 그 썰을 한번 풀어볼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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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곳 상해로, 투투 과장 '지인'이 혼자서 출장을 나온적이 있다고 함.

그 당시, 혼자 일 끝내고 호텔에 오니 무척이나 심심하여 잘 알지도 못하는 중국어였지만

열심히 바이O를 검색하여 목욕탕을 검색했다고 함.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휴식을 하고싶었다고.


검색어는 SPA였음. 근데 대부분 검색되는 내용은 한국식 찜질방 느낌의 사진들이 나왔고

목욕탕 보다는 거의 종합 마사지 센터같은 느낌의 사진들 뿐이라 열심히 대중 목욕탕 이미지를 찾았음.


그러다 발견한 약간 로컬풍의 빈티지 스러운 SPA. 그곳에는 그 '지인'이 원하던 탕의 이미지가 있었다고 했음.

그렇게 화면의 주소를 사진으로 찍어, 택시를 타고 해당 주소로 갔다고 함.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탕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넓은 빈 공간에 허름한 작은 탕이 1개 달랑 있었다고. 그 흔한 샤워부스 하나 보이지 않았음.


지인: 와...이 중국놈들 사기를 쳐도 이렇게 사기를 치나....


투덜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기왕에 온김에 그 작은 탕에 몸을 담그는데 물도 그다지 뜨겁지 않고..

물 높이도 앉았을때 배꼽 위로 조금 올라오는 정도.


지인: 뭐..무슨 반신욕 같은 그런건가...


이쯤되면 뭔가 용도가 다르다는걸 인지해야 하는데, 하필 그 '지인'은 단순한 사람이라...ㅋㅋ 

그러던 와중 한 중국인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음.


중국인A: !!?!?


지인: ..........


그 남자는 조심스레 '지인'을 의식하며 탕 안으로 들어왔다고 함.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더니 갑자기 열심히 자신의 똘O이를 씻기 시작했다고..그것도 아주아주 야무지게 ㅋㅋㅋㅋㅋㅋㅋ

한참을 야무지게 씻던 남자가 다시 탕을 나가더니 아까 들어올때는 보지 못한 다른 문으로 해서 밖으로 나갔다고 함.


지인: 와...중국인들은 참...교양도 뭣도 없구만? 어딜 드럽게 사람 보는 앞에서 거기만 씻고 나가냐...?


그렇게 한참 중국인 A를 욕하고 있는데 또다른 중국인이 들어왔음.


중국인 B: !?!?


지인: 뭐..? 왜? 왜 쳐다보는데!?


중국인B: 한..한궈런!?


지인: 어. 워쓰 한궈런.


그렇게 조심스레 말을 걸던 중국인 B는 탕안으로 들어오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신의 똘O이를 열심히 씻기 시작했음.ㅋㅋㅋㅋㅋ


지인: 와....진짜 중국....상종을 못하겠네. 어이! 뭐하는건데. 왜 기분나쁘게 탕에서 그걸 씻는건데!?


중국인B: 하? 션머? 워 팅부동!


지인: 하아....시O.


그렇게 중국인 B도 중요 부위만 씻고 아까 중국인 A가 나갔던 문으로 나갔음.

이쯤해서 그 지인도 약간의 의심을 하기 시작..


이윽고 중국인 C가 들어오더니 망설임 없이 탕으로 들어와 똘O이를 씻기 시작.....


지인: (벌떡) 에이씨. 뭔데!? 


그리고 아까의 A, B가 나갔던 문으로 나가보니 안에는 야시시한 옷을 입은 아가씨들이 1열로 쫘악 복도에 앉아서 

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음. 그곳은 중국의 불법 안마 업소였음. ㅋㅋㅋㅋㅋ 그 수많은 눈들이 놀람과 당혹함으로 110~120kg에 육박한 

그 '지인'을 보며 공포에 떨었다고 함.


수많은 아가씨들 앞에서 알몸을 보이고 있는 당혹스러움 보다는


'출처도 알 수 없는 다수의 남자들이 곧ㅎ를 씻은 물에 내 몸을 담그다니...'   


당장에 매독이라도 걸릴까봐 겁이 났다고 ㅋㅋㅋㅋ


그 지인은 일단 외쳤다고 함. '워야오 씨쟈오!!!!!!!(샤워하고싶다!!!)' 


洗澡(xi zao) 씨쟈아오 : 샤워

洗脚(xi jiao) 씨쟈오 : 발마사지(족욕)


그녀들이 알아 들은건 洗脚(xi jiao). 즉 어쨌든 발이라도..마사지를 받겠다는 것으로...ㅋㅋㅋ 그러자 당황한 아가씨들 ㅋㅋㅋㅋㅋ

나이트의 기도 처럼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서 지인을 제지 했다고 함. 


'너는 돈을 세배로 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 면적을 한명의 아가씨가 모두 마사지 할 순 없다 ㅋㅋㅋㅋㅋ


지인: 아니 나는 마사지 관심없고. 갈거니깐 일단 샤워좀 빨리 시켜달라고오!!!!

저런식으로 강제 3P를 요구 당하며 마사지 업소에서 뺀찌를 먹었다고 함 ㅋㅋ


.....................

.................

.............


한국 복귀하자 마자 병원에서 성병 검사부터 했다고...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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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진짜 경험인지, 어디서 주워들은걸 각색한건진 모르겠는데 당시 밥먹던 본인은 빵 터졌었음. ㅋㅋㅋㅋ


한참을 먹다보니 돈이 제법 나왔음. 구운 만두 40위안, 피단 35위안,  

만두 2세트 50위안, 이상한 작은 갈비!? 같은거였는데..80위안. 가지구이 25위안. 총 230위안.

200위안이 넘다니.. 한국돈으로 치면 41400원 정도가 나온다는 거임.

한국인들은 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저기 광저우 기차역에서는 2위안에 옥수수 2~3개를 팜. 농민공들 한끼 먹는 길거리 국수가 5위안임.


과거 동관에서는 공장 앞에 왕만두가 3개에 5~7 위안이었음. 마트에선 수박 1통이 3위안인 것도 본적이 있음. 아무튼 둘이서 먹기엔 과한 돈.

이 돈이라면 좀더 싸게싸게 이것저것 로컬 음식을 즐기는게 더 재미있을 텐데...


어쨌든 투투 과장이 쏜다곤 했지만 작은 돈이 아니기에 그냥 반띵했음. 빚지는건 질색이라.


식당을 나서는 길에 그래도 생각이나서 구운 만두를 따로 시켜서 포장했음. 아무리 그래도 고생한 통역 놔두고 매몰차게 

우리만 맛있는거 먹긴 그렇지 않나..ㅎㅎ 투투 과장은 말했음.


투투: 우리도 다~~ 해봐서 알아요. 싸들고 가봤자 절대 안받아요 여사님은. 선이 확실해요! 

나중에 뺀지먹으면 나한테 줘요 ㅋㅋ 나나 먹게 ㅋ


나: 뺀찌 먹으면 제가 먹을건데요!? ㅋㅋ


투투: 안되겠네. 그럼 저도 하나 포장! ㅋㅋㅋㅋ

 

3.jpg

 

4.jpg

 

5.jpg

(당시 투투 과장과 먹었던 사진이 있길래 올려봅니다. )


그렇게 호텔.


똑똑~


여사님: 덩이샤~~


나: 여사님 접니다.


여사님: 엣? 대리님 무슨일 있어요?


나: 이거 식당에서 먹다가 맛있어서 새로 하나 포장해왔어요. 이거 드세요.


여사님: 아~ 괜찮아요 저도 저녁 사다 먹고있어요.


힐끗 방안을 보니 어디 길에서 파는 조잡한 도시락이 보였음. 해봤자 10원에서 15원이나 할까?


나: 아니, 기왕에 상해 오셨는데 저게 뭡니까? 궁상맞게....뭔 15원짜리 밥이나 먹냐구요. 일당 그래도 적지않게 받으실텐데! 이거 먹어봐요. 맛있어요.


여사님: 저는 저게 편해서요 ㅎㅎ 그래도 주시니 감사히 먹을게요. 그럼 대리님도 들어와요. 받았으니 나도 줘야겠지.


나: ?


여사님: 우리집에서 싸온 닭발인데 ㅎㅎ 입이 심심하면 같이 먹어요 ㅎㅎ


나: 뭐 그러시면 실례하겠습니다 ㅎㅎ


여사님도 출처 불명의 중국어를 구사하는 본인에게 호기심을 느꼈는지 이런저런 질문이 많았음.

어디서 중국어를 배웠는지, 말투를 보니 북쪽 지방 말은 아닌데 하면서 ㅎㅎ


그래서 중국어의 출처와 대략적인 예전 중국에서의 사이다 썰을 조금 풀어주니 여사님은 눈빛이 초롱초롱 해져서 

빨리 다음편을..! 다음편을 달라!!! 하면서 매달렸음. ㅋㅋㅋㅋ


나: 여사님 근데...왜 우리랑 밥을 같이 안드세요? 혹시...우리가..한국인 이라서...?


여사님: 네!? 호호호호호호호~~~~ 아니요 전혀!!


나: 그럼 왜...?


여사님: 투투 과장님을 보세요!!! 호호호. 그 양반이 적게 먹을 양반인가 ㅋㅋㅋ 같이 밥 먹었다가는 쌩돈 다 날릴텐데!

그렇게 날릴 돈이면 그냥 길에서 파는 싸고 맛있는거 이것저것 먹는게 더 나아요! ㅋㅋㅋ


나: ㅋㅋㅋㅋ 투투 과장님 또 헛다리 짚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선족 뭐? 애증? ㅋㅋㅋㅋㅋㅋㅋ


여사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다음날. 고객사와 완료 미팅을 진행했음.

여사님은 정말 프로패셔널 했음. 완료 미팅에 화장까지 해서 미씨가 되어 나타나셨음.


6.jpg

(혼조 유카가 생각남..)


내 장비 업계에서 수많은 통역을 보았지만, 

미팅을 위해 화장까지 하고 나오는 통역은 단연코 여사님이 처음이었음.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긍심은 존경 받아야 함.


여러 얼굴들이 화상으로 연결이 되었는데, 한국의 D사 후공정 사람들도 함께 참여되었음. 

당시야 후공정 사람들을 본적이 없으니 그냥 가만히 구경만 했음.


여기서도 참 편했던게, 나서길 좋아하는 투투 과장이 프로그램의 수정 보고 까지도 죄다 당신이 보고를 해버렸기 때문에

본인은 그냥 제 3자로서 진행되는 미팅을 관전이나 하는 입장이 되었음. ㅋㅋㅋㅋ

그 와중에도 자기가 코드를 같이 분석해서 문제점을 찾았다는 쓸데없는 얘기도 잊지않고 했음. 

ㅋㅋㅋ 아무튼 재밌어 ㅋㅋㅋ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여사님의 일본어 였음. 와...무슨 아수라백작 마냥 어제까지 본인과 대화하던 묵직한 느낌은

간곳 없고 혼조 유카가 복귀한듯 엄청난 일본식 절제된 도도함...와아...광석이형이 부들부들 했을듯.


확실히 3개국어는 대단했음. 


그러던 와중 화면에 특이한 필름 사진 하나가 올라왔고 혹시 이런 부분도 검사가 가능한지 문의가 들어왔음.

음..다음번의 의뢰 같은데..? 둘둘 풀리는 필름에 가로로 길게 구분선들이 규칙적인 간격으로 그려져 있었고

아마도 고객사는 이 규칙적인 가로선을 기준으로 나누어 검사를 할 수 있느냐는 것 같았음.


이에 본인이 입을 열어보려는 찰나..


투투: 음. 저건 엣지를 검출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면 충분히 구분이 가능할 것 같군요!


여사님: 통역..통역...


고객사: 호오..그런데 고속으로 제품이 돌아가는데 시간안에 검사텍을 맞출 수 있다는건가?


투투: 네. 각 엣지 픽셀점들을 종합해서 평균내면....라인피팅을 해서 구분해 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나: ..........


(라인피팅은요...평균을 내는게 아니라...최O OOO과...RANXXX을 조합해 후보점 들을 추려내는 겁니다아.....

그리고 그게 고속 검사에 맞을지는 RANXXX으로 얼마나 샘플링 할지 검토를 해봐야 되구요...큰일날 양반이네..

저 나서는 버릇만 좀 고치면 완벽한 엔지니어인데..ㅋㅋㅋ)


아무튼 투투 과장의 주도하에 그들만의 미팅은 끝이났고 다행히도 

별다른 지적사항 없이 이번 출장의 종지부를 찍어낼 수 있었음.


나: 여사님. 우리 여기 근처에 싼 로컬에서 부담 없이 같이 밥 먹죠?


여사님: 네^^


투투: 엇? 여사님! 왠일이세요!! (이제 한국인에게 마음의 문을 여신겁니까...ㅠㅠ)


나: .........(그래...투투가 불편 했던거야 여사님은....ㅋㅋㅋㅋㅋ)


그리고 셋이서 15원짜리 조잡한 도시락(?)을 먹었음. 근데 솔직히 이게 참 맛있음. 

여사님 방에서 이 도시락을 봤을때 '한입만'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었음 ㅋㅋㅋ


투투 과장은 로컬음식 로컬음식 노래부르더니 진짜 로컬음식 앞에서는

그다지 즐거워 보이지 않았음 ㅋㅋㅋㅋ 야이!!! 30위안 넘어가면 이미 로컬 음식이 아닌거야!!!


기대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중국인들 앞에서..

샹차이로 전 부쳐 먹어 봤냐고오~~~~돼지 뇌를 헛구역질 참아가며 엄지손가락 따봉 하면서 먹어봐야 정신차리지..ㅋㅋ

여사님 앞에서 고작 로컬 도시락에 불만족 스런 표정 짓지 말라고요!!!



어쨌든 호카게에게 부여받은 상해출장 땜빵은 무사히 일정대로 복귀 할 수 있었음.

이 때의 출장은 정말 '프로'들과 일한 기분이 들었고..지금도 뇌리에 깊이 박힌 기억임.


뭐랄까..과거 '호카게'와 '여사님', '투투' 

이 세명의 '프로패셔널 트리오'들이 얼마나 회사를 위해 활약 했을지.. 


이 상해 공장에 깔린 28대가 넘어가는 수많은 장비들을 상상하며..

과거엔 얼마나 대단했을지....

호카게 팀장에 대한 '경외'가 조금 생김.





현재..호카게에게 맡긴 전공정은 과연.....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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