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6269127
네이버 메인에 이런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이걸 처음 발견해서 제보하고 뿌린건 '일.베'라더군요
하도 자랑스러운 일.베의 업적이라고 여기저기 써있어서 알았습니다
기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국 그림대회에서 1등한 한인 여고생 그림이
알고보니 국내 벽화작가의 그림을 표절한 것이다'
이사진만 얼핏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여고생이 벽화를 표절했다?표절로 몰기엔 무리가 있어보이는데?
물론 여고생이 이 벽화를 보고 그린 건 맞습니다
자기도 시인했구요 논란이 일자 자기가 표절했다며 미국측에 재 심사를 요청했다더군요
이미 인터넷에선 윤창중의 뒤를 잇는다며 폭풍 욕을 먹고 있구요
그런데 제가 예게에도 몇번 인증했지만 저도 벽화를 했던 작가로써 좀 이상했습니다
일단 저 벽화를 그린 작가분도 말했지만
이 벽화는 이미지가 저 위치에서 주는 크기의 느낌을 담고 싶었다고 얘기합니다
실제로 이 벽화는 국내 최장 길이 벽화인 56m벽화와 같이
'부산 청년 문화수도 프로젝트'의 '그래피티 부산 2012'중 하나의 작품입니다
관련기사와 영상을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이즈'에 초점을 맞춘 작업이기 때문에
'돋보기를 통해 옛날 어린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를 작은 종이에 그린 그림하곤
이야기가 좀 다른 작업입니다
그리고 저 벽화는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입니다
기사에도 써있지만 방향을 바꾸고 옷모양을 좀 수정해서 그린 그림입니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사진으로
벽화작가가 이 그림을 그리면서 저작권을 지불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자꾸 사람들이 '작가의 창작물'이라고 하는데
남이 찍은 사진을 그리는걸 '창작'이라고 하진 않습니다
물론 저 위치에 저 크기로 그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 순 있겠으나
'창작'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사진을 가져와보겠습니다
여러분 눈엔 창작으로 보이나요?
저는 작가로서 자존심이 있어서인진 모르겠지만
이걸 창작이라고 말하고 다니진 못할 것 같습니다
옷 무늬를 바꿨다고 창작이라고 한다면
여고생 그림도 창작이네요 신발 무늬를 없앴으니까요
왜 기사에 '작가는 인터넷 사진을 참고했다'만 써있고
'여고생은 베꼈다'라고 써있는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말이 바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무언가를 보고 그리더라도 '창작물'이라 불릴 조건이 있다면
작가만의 시각적 재해석이 있어야 하는데요
오히려 여고생 그림은 비율도 틀리고 색도 틀리고 명암도 다릅니다
근데 벽화는 사진과 똑같이 그리려는 흔적이 역력합니다
저 아이의 자세와 구도에 뭔가 철학적인 얘기와 개념이 있다면
그 모든 것은 사진작가에게 있는 것이 맞습니다
사실 전 저 여고생이 그림에 다른 색체를 넣어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고
밑에 깔려 있는 장난감들과의 대립적 구도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넣었기 때문에
저 아이를 그려 넣었다고 표절이라고는 인정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설사 표절이라고 하더라도 저 벽화작가가
'내 작품을 표절했다'라고 말하는 게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물론 저 작가분보단 훨씬 못미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작품의 원작자는 따로 있는데 말이죠
자기는 똑같이 그렸을 뿐 원작자는 당연히 저 사진 주인이죠
여고생은 표절을 시인했는데
자신은 충고하는 입장처럼 "창작을 하는 사람은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야 본인에게도 좋다"며
충고를 하고 있다는게 제 입장에선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여고생이
인터넷에 얼굴도 공개되고 윤창중의 뒤를 이어 나라 망신이라는 둥
엄청난 욕을 먹고 있는데 그정도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모든 여론이 저 여고생을 공격하고 있어서
'내가 이상한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렇게 욕먹을 일까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ㅠ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