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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귀신
게시물ID : panic_680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왕양명
추천 : 13
조회수 : 229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5/22 02:51:03
내가 고시원에 들어오고 한달쯤 지났을 때 나는 옆방의 형에게 화장실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끔 새벽 3시쯤에 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것이었다. 그 소리는 흐느끼는 듯한 소리인데 보통 그 소리가 들리고 나서 조금뒤에는 고시원 복도를 빠르게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술이 조금 들어가고 내가 전혀 믿는 기색이 아니자 옆방 형은 흥분해서 말을 쏟아냈다. 

"진짜야 임마!"

"형 귀신이 어딨어요?ㅋㅋ애도 아니고ㅋㅋ"

사실 같은 고시원에 살기 때문에 조금은 무서워 할 법도 했지만 나는 전혀 무섭지 않았다. 

귀신이 없다는 것을 알고있는 탓이다.

"아 진짜라니까?"

형은 믿지 않는 나를 답답하다는 듯 쳐다보았지만 나는 귀신이 있단 사실을 믿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무섭지도 않았다.

"됐어요 잠이나 자요"

우리는 맥주캔과 과자봉지를 정리하고 고시원에 들어가 각자 방에 들어가 잘 준비를 했다. 

사실 내가 옆방 형의 귀신얘기를 무서워하지 않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고시원에 들어온지 1주일이 채 지나기 전이었다.

나는 밤 늦게까지 레포트를 쓰고있었고 레포트를 다 흐고나니 새벽 3시쯤이 되었다.

나는 잠을 청하기 전에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고 기분좋게 목욕을 했었다.

그리고 물기를 닦으려는 데 보고만 것이었다.

비어있는 수건의 자리를...

나는 결심을 하고 방까지 알몸으로 질주했고 그 와중에 술에 취해 들어오던 옆방 형을 만난 것이었다.

놀란 나는 괴성을 지르며 방으로 들어갔고 형은 그날 기절하여 복도에서 밤을 새웠었다.

당연히 두려울 이유가 없었다. 

내가 형이 굳게 믿는 화장실 귀신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옆방 형이 우스워 헛웃음을 참을 수 없었지만 나에게도 쪽팔린 일이었기에 딱히 진실을 말하진 않았다.

술을 조금 먹어서인지 나는 방 침대에 눕자마자 온몸이노곤해 지며 졸음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대로 자면 자다 소변을 보기위해 일어나야 할 것 같았기에 나는 아얘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했다.

쪼로로로록

흐으으으으으

시원스럽게 소변을 보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흐느끼는 소리에 나는 살짝 놀랐다.

그러나 나는 옆방 형이 장난을 치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형ㅋㅋ나 안쫄아"

흐으으으윽흐으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흐느낌소리가 남자가 아닌 여자가 흐느끼는 소리 같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고시텔은 남성고시텔으로 여자가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는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형...장난..이지?"

그러나 여전히 대답은 없었고 그저 흐느끼는 소리만이 계속하여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내 방까지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쉼호흡을 하면서 방까지 뛰어갈 각오를 다졌다.

하나 둘 지금이다!

나는 잽싸게 문을 열고 내달렸다.

그리고 내 방으로 들어간 후 문을 닫았다.

"후.. 살았....."

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

무언가가 복도를 빠르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몇분이 지나자 고시원은 다시 평소처럼 조용한 상태로 돌아갔다.

나는 문득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이제 사라진 건인지 궁금하여 방문을 살짝 열었다.

그순간 

 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

머리를 산발한채 피눈물이 흐르는 몰골의 귀신이 입을  귀까지 찢에지게 웃는 표정으로 다시 돌아와 내가 있는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화장실에서부터 내던 소리를 끊임 없이 내면서 

흐흐흐흐흐흐흐흐으으윽흐흐
 
아마 흐으으윽 거리던 소리는 흐느낌이 아닌 저 웃음을 참는 소리였던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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