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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8
게시물ID : soda_68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51
조회수 : 8364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23/08/30 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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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제가 쓴 에피소드들을 쭉 읽어보며, 타임라인이 어긋난 부분은 없는지 확인을 해 보았는데, 워낙 오래전 일이라 사건은 

기억이나지만 타임라인이 참 애매하더군요. 아직까지는 크게 어긋난거 같진 않으나 약간의 편차는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와중 여러 추가된 댓글을 다시 보며 예전 제 글을 읽어주셨던 분들의 응원메세지도 보았습니다. 무려 7년 전이네요...ㅎㅎ

7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다시 함께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게 참 재미있습니다. 그때 저를 응원해 주신 분들도 7년의 시간동안

많은 일을 겪으셨을테고 이제는 다들 자리를 잡거나,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었거나 했겠지요? 저도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7년동안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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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해 프로젝트에 앞서 이번에는 회사 내부상황을 써볼까 함. 

프로그램팀 외에 비전팀을 자주 언급해왔는데, 비전팀이 단일 팀이 아니고 여러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었음.

그리고 비전팀 마다 맡아서 진행하는 사이트가 다르고, 고객사도 다름. 간혹 겹치는 경우도 있었으나 그런 경우는 사이트가 다르고..

 

예를들어 본인과 함께 대만-중국을 왔다갔다했던 비전팀은 G팀장의 G팀. 

무쌍주임과 메가통팀장의 역사를 만들었던 중국 출장은 J팀장의 J팀. 그리고 그외의 여러 팀이 존재했음.

그리고 그런 팀들을 총괄 관리하는 비전팀 총괄 이사 1명. 그리고 카메라의 구매나 검사기 의뢰를 받고난 후, 최적의 영상을 얻기위해

연구실에서 촬영 테스트를 진행해주는 영상기술팀이 있었음.

 

본인은 일만하다보니 잘 모르지만, 하나 알수있었던건 영상기술팀 같이 카메라를 취급하는 팀의 경우 여러 카메라 업체들을 방문하고

구매하고 하다보니 카메라 업체들에게 선물(?)을 받아 챙기는 경우가 많았음. PC구매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럼 보통 그런 선물을 받는 팀의 장은 회사내에서 정치적인 실권을 잡고있을 확률이 높았음.

 

본인과 함께했던 G팀과 J팀의 경우, 정치적인 부분에서 밀려난 팀으로 볼 수 있음. 왜냐하면 이 비전팀쪽은 3대장이 이미 자기들만의

운동장을 만들어놓고 열심히 패스와 슛을 셋이서만 번갈아가며 했기 때문에..

 

그 3대장은 비전팀 총괄 이사, 영상기술팀 팀장, 그리고 이제부터 본인과 함께 상해 프로젝트를 준비 할 비전K팀 팀장.

매출 액수가 크거나 성공했을 때, 공치사가 큰 프로젝트는 비전팀 이사가 영업팀에서 인터셉트 해와서 

K팀에 몰아넣어주는 경우가 많았고, 돈 안되는 유지보수나 단타로 치고 빠지는 작은 업무같은 경우는 나머지 비전팀에 짬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음. 비전팀은 현장에서 고생하기 때문에, 매년 연말에는 팀마다 매출에 비례해 직원들 인센티브가 나오기 때문.

(많으면 두당 3000만원까지..) 돈이 걸렸기 때문에 팀들간의 경쟁도 심했고, 서로 싫어했음. 그러나 절대 드러나게 싸우지는 않고. ㅎㅎ

프로그래머는 공헌한 기여도에 따라 적당히 인센티브를 함께 받을 수 있었음. (본인이 입사했을때 부터는 프로그래머 인센티브가 

사라졌지만...)


그리고 재밌는게 팀장의 성향따라 팀원들의 분위기들도 천차 만별 이었음. 

싫어하면 닮는다더니 팀장을 팀원들이 많이 싫어했나봄.

 

그리고 비전팀 총괄이사는 야망이 있었는데, 어차피 영업이나 사업은 비전팀들이 해왔고, 프로젝트가 나오면 프로그래머 1명 지원받아

진행을 하는 체계이다 보니, 솔직히 본사의 프로그래머를 쓰나, 돈을 주고 외주를 쓰나 큰 차이가 없지않겠음? 

결국 자기들끼리 따로 빠져나와 이 일을 진행해도 그들에겐 별로 나쁠일이 없는 상황이었음. 그러다보니 독립의 야망을 꿀수밖에..

 

다만, 이 회사의 최초 시작은 사장님과 연구소장님이 셨고, 그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위해 설비 셋업이나 관리할 인원을

뽑아 현장에 보내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 현장 인원들중 최고참인 총괄이사가 이사 자리에 앉고, 그 밑의 인원들이 비전 팀장이

되어 그 밑으로 가지를 치며 커나온 역사를 가진 회사였음.

 

그러다보니 영업도 영업이지만, 고객사들이 가지고있는 사장님과 연구소장님의 프로그램에대한 신뢰도가 60%이상의 힘이 있었음.

총괄 이사 입장에서는 독립을 하려니, 사장, 연구소장의 입지도가 너무 높고. 그렇다고 이대로 가자니 평생 뱀대가리는 못해먹을것 같고

그랬을 거임. 그래서 차근차근히 내부에서부터 시스템을 바꾸어 보려고 노력을 해왔음.

 

예를들어 사장님, 연구소장님 산하의 프로그램팀들을 흩어서 비전팀에 소속시키는 안건을 지속적으로 내는 식으로..

그러면 사장님 연구소장님 손발이 다 짤린다고 생각했던건지... 물론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기는 했음. 프로그래머의 실력에 따라

쉽게 갈일도 어려워졌고, 어려운 일도 쉽게 가지는 경우가 많았음. 결국 모든 비전팀들은 실력있는 프로그래머를 지원받고 싶어했지만

그들에게는 지정권이 없었음. 사장님 연구소장님이 배정해주는 대로 따라야만 하는 실정..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배정받은 인원이 본인같은 주임급이거나 신실한 기독교C과장, 링컨과장 같은 사람이라면...

본인이라도 아 저 프로그램팀 다 흩어서 내가 관리하고싶다.. 할법함. 그러나 멀리본다면 어쨌든 프로그래머들이 골고루 성장해줘야했고

잘하는 사람만 지속적으로 경험을 쌓는 현상이 반복되면 결국 그 사람 나가면 폭망하는 회사가 되버림. 

각자의 딜레마가 있다는거.

 

대략 회사내부 배경은 이정도로 하겠음. 그리고 본인은 저 실세들과 시작이 좋지 않았음.

(이놈의 성격이 이렇게 생겨 먹은건지, 항상 첫단추가 좋지않네요....ㅋㅋㅋㅋㅋㅋ)

 

본인이 사원시절 대만에서 혼자 버려져 박터지게 고민하던 시절.. 큰 산을 하나 넘기고 1달정도 국내에 복귀한적이 있었는데

그날도 외워지지 않는 코드를 열심히 보며 분석하다가 또 앞단의 코드를 까먹고 다시 처음부터 코드를 분석하고....바보짓 하고있을때

영상기술팀장이 본인의 자리로 와 말을 걸었음.

 

팀장: oo씨죠? 

 

나: 네.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혹시 누구시죠? 제가 회사분들을 아직 다 몰라서..

 

팀장: 잠깐 회의실로 와봐요.

 

그렇게 회의실

 

팀장: 반가워요. 나는 영상기술팀 팀장을 맡고있는 ooo입니다.

 

나: 네. 안녕하십니까. 프로그램팀 신입사원 ooo입니다.

 

팀장: 으쌰~ (턱!!) 

 

나: !??!?

 

다짜고짜 본인 앞에 A4용지 인쇄물을 200장 정도를 턱! 하고 올려놓는거임.

 

팀장: 이번주 안으로 다 번역해와요.

 

나: ??????

 

팀장: 들어보니까. oo씨 중국어 엄청나게 잘한다고 하던데? 읽고 쓸수도 있다면서요?

 

나: 쓰는건 못합니다. 타자는 칠수있지만요..

 

팀장: 그럼 문제 없겠네. 이건 중국에 있는 고객사에 우리 장비 메뉴얼하고 사양, 그리고 기타 계약 문건들 이에요. 

부탁해요. 이번주 까지에요.

 

(이새o들이 중국어 하는걸 완전 개 호구로 보나......안그래도 요즘 빡치는데....!!)

 

나: 죄송하지만, 그 부탁 거절합니다. 부탁이시니 거절도 가능한거죠?

 

팀장: !?

 

나: 요즘 혼자 대만 프로젝트 진행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간단한 분량이면 도움드릴수 있겠지만, 이건 분량이 너무 많네요.

 

팀장: 그럼. 명령이라면?

 

나: 명령 ?

 

팀장: 그래. 내가 시킨 명령이라고.

 

나: 그래도 안되겠는데요?

 

팀장: 뭐? 이놈 봐라?

 

나: 저는 이 회사에 프로그래머로써 입사한거지, 중국어 번역가로 입사한게 아니거든요. 번역일을 따로 시키실 요량이시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주셔야 할거 같구요. 통번역 업체에 맡기실 돈을 저한테 주시면서 시키셔도 할까 말까인데 초면에 이렇게

하시면 안되죠.

 

팀장: 야. 이게 나만의 명령같냐? 너네 연구소장님 지시야. 건방진놈이네 이거.

 

나: 뭐? 건방진놈?? 아저씨. 지금 나한테 욕한거요?

 

팀장: !?!?!!!!

 

나: 우리 연구소장님이 나한테 절대로 이런일을 시키실리가 없는데. 뭐? 연구소장 지시? 기다려요. 내 지금가서 확인할테니.

만약 소장님 지시가 맞으면, 지금 건방지게 군 행동 정식으로 사과 드리겠습니다. 근데 아니라면? 각오하세요.

 

팀장: 야...야!!! 잠...


그러고 회의실 문을 벌컥 열고 바로 연구소장실에가서 노크를 했음. 똑똑~~ 어~~ 드루와~

 

연구소장님: oo이 무슨일이야?

 

나: 소장님. 혹시 영상기술팀장한테 저랑 같이 중국 고객사에 보낼 서류 번역하라고 지시하셨어요?

 

연구 소장님: 아니? 그걸 무식하게 왜 우리가 번역해? 업체에 맡김 되지. ㅎㅎ 왜? 무슨일 있나?

 

나: 아닙니다. ㅎㅎ 바쁘신데 불쑥 찾아와 죄송합니다.

 

연구 소장님: 어~ 수고~

 

그리고 다시 회의실로 갔음.

 

나: 재밌네요. 소장님은 그런 지시 하신적 없다는데? 

 

팀장: .........

 

나: 이거 뭐 그건가? 여우새끼가 호랑이 가죽 덮어쓰고 호가호위한다는 그거? 

 

팀장:...........;;;;;

 

나: 이봐요. 영상기술팀장님. 내가 여기서는 비록 신입사원 나부랭이인데. 전에 회사에서는 아니에요. 거긴 인사만 해도 욕부터 내뱉는

미친소들 천국이었고, 사무실에서 사람 팔뚝만한 대형 스페너들고 서로 안부묻고 하던 곳이었어요. 그리고 나는 거기 1년도 안되서

다 평정하고 온 사람이고. 좀 착하게 살고싶은데 자꾸 건드리더라고. 

 

팀장: 아니....그게...

 

나: 여기서도 착실히 일하고 회사에 도움좀 되고싶은데. 왜 자꾸 건드려요? 예? 내가 여기 아님 갈데 없을까봐!?

 

팀장: 이....일단 알겠는데. 그래도 소장실로 바로 찾아가는건 좀 실례...

 

나: 내가 미친소들 사이에서 박터지게 싸우며 익힌게 촉입니다. 상황이랑 말만 들어봐도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보인다구요. 

흔히 사회생활 하시는분들 윗사람 팔면 설마 급차이가 이만큼 나는데 감히 찾아가서 확인하겠어? 하는 심보로 많이들 그러더라고.

근데 나는 아닙니다. 나는 회장실 문도 발로차고 들어가던 사람이오.

 

팀장: ........

 

나: 비겁한거 아닙니까? 아니 이게 이렇게 어렵게 갈일이냐구요. 그냥 반갑습니다. 다른일 하느라 바쁜건 알고있는데, 우리팀에 좀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서, 당장에 중국어 번역이 필요합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제가 연구소장님께 양해를 좀 드리고 당신좀 빌려 쓰고싶은데. 

괜찮으실지? 이렇게 말하는게 어렵나구요. 

 

나: 사원 나부랭이 따위한테 일시키는데, 연구소장님한테 아쉬운 소리 하기도 싫어. 그렇다고 사원 나부랭이한테도 아쉬운 소리 하기 싫어.

모가지 빳빳이 들고, 그렇게 살고싶은가? 내가 이제 29살인데. 인생조언 하나 해드릴께. 높이 갈놈들은 작은일에도 에티튜드를 탑재합니다.

그 순간만 보고 사는 새퀴들이나 모가지 빳빳하게 산다고요.

 

팀장: .......

 

나: 왜요? 더 하실라고요? 우리 서로 바쁜거 같은데.

 

팀장: 미안합니다. 

 

그러더니 휙~ 회의실을 나가버렸음. 아...설마 너... 소심한 타입이었던거야? 아 골치아프겠네...

 

(3kill...플레이어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뒤로 30분도 안되어 비전팀 총괄이사가 우리 프로그램팀 사무실로 슥~하고 와서 본인과 아이컨텍팅을 뿅 하고 하고갔음.

이새퀴 입도 싸네.....

 

그렇게 실세 3대장과의 스타트는 좋지않았고. 시간은 다시 돌아와서...

상해 프로젝트가 본인으로 배정받았을때 실세 중 한명인 K팀장이 본인에게다가왔음. 

 

K팀장: 아~너가 oo이야? 중국어 잘한다는?

 

나: 네. 안녕하세요.

 

K팀장: 너어.....잘해라. 다들 지켜보고있다.

 

나: 네.ㅎㅎㅎ(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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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부터는 진짜로 상해프로젝트 얘기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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