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루미입니다.
패게만 있던 시절부터 꾸준히 올려온 업로더로서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생각한 바를 써 보려고 합니다.
사실은 이번 "주학년사랑해"님 사건의 글에 출처표기 옹호글을 다신 유저님께서 비판을 받으시자,
"패착게에서 출처에 본인 인스타그램 주소 떡하니 적어놓는 분도 계시고"라며 쓰신 댓글이 마음에 걸려서 고민하다가,
해명, 어쩌면 변명, 그리고 제 생각을 쓰려고 글 작성 창을 열었네요. (오유징어님들 변명 정말 싫어하시는 것 알기에, 미리, 정말 죄송합니다.)
조금 장황하고, 조리있지 못한 긴 글이 될 것 같아 미리 사과드립니다.
<구루미는 왜 자신의 SNS를 출처에 표기하기 시작했는가.>
첫번째 이유는 솔직하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였습니다. (쓰고보니 엄청난 느낌이네요, 제 의도와는 달리..)
친목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공개 계정이라 그저, 이미지 검색만 하면 나오는 제 SNS인데, 제가 뭐라고 꽁꽁 숨기고, 안 보여드리고 하나,라는 생각에 어차피 공개 계정이라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곳, 궁금하시면 얼마든지 구경하시라는 겸손한 마음가짐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애당초 친목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저는 제 게시글의 모든 댓글에 (그리고 제 SNS의 모든 댓글에도) 가급적 다 답글을 달아드립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저라는 일면식도 없는 이가 올린 글에 좋은 말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시고, 전혀 친분이 없는 저라는 사람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들여 댓글을 달아주신 그 마음이 너무나 감사해서, 그 감사함을 댓글로 표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학년사랑해"사태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SNS를 공개하면 오유에서는 직접 친목을 하지 않지만, SNS상으로 친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염려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분의 글을 보면 그렇게 우려하신 부분이 백번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그분의 글에는 너무 놀랐고,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 했으니까요.
조금의 제 변명을 하자면, 저는 제가 패착게에 출처 표시를 하는 의도가 순수했기에 다른 사람도 다 그럴거라고, 그래서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정말 순진하게 생각했습니다.
제 인스타에 아주 간혹 "오유에서 보고 왔어요~" 하는 댓글이 몇번 달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커뮤니티(오유)는 커뮤니티, 제 현실의 인간관계(인스타)는 현실의 인간관계로 확실히 구분을 두기에, 그러한 댓글엔 죄송하다 사과드리며 댓글을 삭제 했습니다.
왜냐면 비록 같은 오유 유저이고, 눈에 익은 오유 유저를 인스타에서 봤을 때의 반가움은 백번 이해하고, 저 역시 반갑지만, 저는 그것이 제 현실의 인간관계로 유입되길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거야말로 친목이니까요.
사실 제가 출처 표시를 해도 실제 그걸 통해서 오유에서 유입되는 분들의 수는 아주 미미합니다.
오히려 오유에서 봤던 것 같은 분이 인스타에 떠서 반갑다고 하시는 분들은 몇분 있었습니다.
물론 그분들도 정중하게 사과드리고 댓글은 삭제했습니다.
제가 오유도 하고 인스타도 하는데, 둘다 각각 제게는 소중한 공간이기에 뒤섞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
그리고 어차피 제가 개인적인 메세지 받지 않고, 팔로우도 실제 지인만 하기 때문에 유입되신 극소수의 분들 중 뭔가 그런 식의 친목을 기대하셨던 분들은 곧 저를 팔로우 취소하시구요.
저는 제가 이렇게 칼 같이 친목은 배제해서 이게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분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어쩌면 제가 이번 사건에 조금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혼자만의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저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고,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정체가 밝혀지기 전 "주학년사랑해"님이 문제의 "보고 싶으면 인스타로~" 댓글을 남기셔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이런 식으로 대놓고 나 보려면 내 인스타로 와라고 쓰면, 누가 봐도 친목의 의도로 보이는데, 그러면 저처럼 친목의 의도 없이 공개한 사람들까지도 한데 묶여 비난받을 수 있는데.. 싶어서,
어떤 분인지 궁금해 그 주소로 들어가보았습니다.
갓 만들어진 인스타, 눈에 익은 해시태그들...
아.. 이 사람 인기를 끌고 싶구나.. 근데 왠지 나 벤치마킹한 듯한 조금 쌔한 느낌..(물론 저는 몸매부각하는 포즈는 지양하고, 정자세 착샷을 지향하는데서 차이점이 있긴했습니다만..)
패착게 베오베들 둘러보다가 내 글 보고, 내 인스타 보고는, 나를 팔로우 해 주시는 감사한 분들이 대부분 오유에서 유입되었다고 오해하고, 관심을 받을 새로운 플랫폼을 발견하고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건가? (제가 사실 미국에서 모델을 하고 있어서 미국포함 각종 다양한 나라들에서 팔로우 해 주시는 분들의 수가 적지는 않습니다..)
뭐 이런 생각이 들어 좀 찜찜하다가, 설마 그러겠나, 아니겠지, 그리고 또 그러하면 어떤가. 내가 그분 눈에 근사하고 따라하고 싶다는 건 그만큼 내가 매력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하자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분의 정체가 밝혀지고는, 이분이 얼마나 관심에 목을 매는 분인지 알기에 어쩌면 내 의심이 아주 조금은 합리적일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면서,
제 의도가 순수했더라도, 그것이 그것을 문제있는 방향으로 사용하려는 사람이 악용할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출처 표기를 한 두번째 이유는, 너무 잦은 불펌과 도용 때문이었습니다.
일단 제가 제 착샷을 올리는 공간은 제 인스타그램을 제외하고는 오유가 유일합니다.
사실 제가 착샷을 인스타에 처음 올리기 시작한 것은 제가 매일 매일 입는 옷과, 그 핏을 기록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저를 위한 행위였던 것의 순기능을 알게 된 것은, 제가 당당하게 올리는 그 사진들이 많은 여성분들에게, 그리고 남성분들에게도 역시 자존감이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그를 통해 자신의 몸을 더 예뻐하고, 사랑하고, 아껴주게 되었다는 많은 분들의 피드백을 받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물론 공개된 공간에 몸이 드러나는 사진을 올린다는 것은 사이버성희롱이나 악플의 위험에 언제나 노출되어있는 것이라 저 역시도 인간이기에 간혹 기분이 상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꾸준히 올리는 모습에 용기를 가지시는 분들이 한분이라도 더 생긴다면 저는 부정적인 일들 겪더라도 또 기쁜 마음으로 착샷을 올립니다.
제가 이러한 사진들을 오유에만 올리겠다고 결심한 것은 제가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제가 정말 어리던 시절부터 오유는 매일 들어와 웃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었기에 고마움에 보답도 하고 싶었고,
오유만큼 성희롱으로부터 자유로운 매너있는 공간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어쩌면 한국 정서에는 조금 자유분방할 수 있는 제 착샷을 올려도 그것을 음란한 시선으로 보지 않으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이트들에서 불펌 당한 글들의 댓글들을 보면 제 판단이 옳았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아마도 제가 옷을 한국에 계시는 분들보다 자유롭게 입고, 당당하게 제 자신을 드러내고, 앞뒤좌우를 한 사진에 담는 방식의 독특한 포스팅을 하다보니,
제가 불펌을 명시했음에도 주갤, 루리웹, 다양한 다음 카페들, 성인사이트들에 무단 게재를 당하는 일이 많았고, 현재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멘붕이 오거나 주저 않아서 어떡하냐며 징징거리기 보다는,
어차피 제 사진은 다 셀카고, 사진의 저작권은 찍은 이에게 있는바, 당당하게 각 사이트들의 관리자에게 접촉해 삭제를 요구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리자분들은 당연히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요구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오유의 제 착샷 링크를 보내드리고, 거기에 불펌이 명시되어 있고, 출처를 보시면 제 인스타그램이 있다. 들어가서 확인해 보시라고 내용을 쓰고, 저만 들어갈 수 있는 제 인스타그램 설정화면 스크린샷을 첨부해 보냈고, 늘 문제없이 불펌글들을 삭제조치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반에는 이런 방어책들이 마련되지 않아서 무단 게재에 손을 놓고 있을 수 밖에 없었고, 나름의 노하우라면 노하우로 출처를 명시한 것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너무 제 생각, 제 편의만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불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다보니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는데 좋은 생각이 아니었나봅니다.
사실 긴 글을 쓰면, 제가 글을 수려하거나 조리있게 쓰는 편이 아니라 중간중간 의도치 않게 책 잡힐 부분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긴 글을 쓰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짧게 쓰기 역시 어려운 주제라 글이 많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또 혹시나 제 출처 표기에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어쩌면 너무나도 변명투성이인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