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만일 내 모든 기억과 감정과 의식과 무의식을 데이터화해서 기계에 이식하게 된다면 그건 과연 '나' 라고 할 수 있을것인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연속성이 없어지는거니까. 내가 죽고 또 다른 누군가가 내 기억을 가지고 새로 태어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도 드는거예요. 기술이 발달하여 내 뇌의 일부를 컴퓨터 칩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면, 전체의 일부만이 대체되는거니까 거기까진 내가 유지되는거겠죠? 그런데 그렇게 인지나 감각영역, 운동영역, 언어영역, 기억영역 등을 하나씩 대체해서 내가 나라는 것을 잊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부분들이 순차적으로 대체된다고 하면, 종국에 그건 '나'라고 할 수 있는걸까요? 맞다는 생각이 들면 그 또한 무서운 일이고.. 만일 아니라고 한다면, 그건 어떤 영역이 '나'를 규정하게 되는건지도 혼란스럽게 되네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