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3월 2일 오늘,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무제한 토론이 끝나면 테러방지법이 통과되고 선거법도 통과되겠지요.
선거법이 통과된다는 건 이제 공식적으로 선거가 한 달 반 남짓 남았다는 뜻입니다. 물러나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하는 사람도, 구국의 결단으로 비상계엄을 내릴지도 모르는 이 나라의 우두머리를 생각하면 적절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그 두 세력의 다툼을 말리는 사람도, 결국 모두가 투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기는 방법을 생각합시다.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국민이 대답했습니다. 근데 그 '국민'이, 아직 전국민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 사람들도 뻔히 질 것을 알면서도 이미 160시간을 넘게 싸워왔지 않습니까.
필리버스터 당시 팩트티비 유튜브 동접자 수는 5만몇천명밖에 안됐습니다. 대한민국 인구 0.1%입니다. 필리버스터에 참가한 의원들은30명 남짓입니다. 30명이 5만명에게 알렸습니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국가에서, 우리가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할 수 있음을 알렸습니다. 아주 가까운 공포의 역사를 알렸습니다. 혹은 멀게만 느껴졌던 옛날을 알렸습니다. 우리는 그 감동의 순간을 들었던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소통했던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이제 각자의 영역으로 갑시다. 5만명이, 5천만명에게 알립시다. 매일 놀고먹고 연금이나 타가는 줄 알았던 국회의원들이, 국민이 주인으로 살아가게 하기 위해 이렇게 싸워왔다고.
결과적으로는 이게 대의민주주의의 한계겠지요. 그러면 이제 직접 민주주의로 가야지요. 이기는 선거를 합시다. 급하니까요. 물론 여태까지 그래왔듯이,우리는 또 실망하고 좌절하고 패배할지도 모릅니다. 이겨도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여태껏 계속 그래왔는데 뭐 어떻습니까.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런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끝이 왔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할 수 있는걸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