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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단순한 중독물이라기엔 내 추억이 너무 안타깝다
게시물ID : gametalk_1286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힝흥헹홍
추천 : 1
조회수 : 36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1/20 09:51:05
 07년 중국 유학생이었던 그 시절. 미국계 국제학교 진학에 실패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입학한 중국 학교.
한국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던 한국부가 있어서 외롭지는 않았지만, 중국이라는 그 특성 때문인지 철창으로 둘러 쌓인
기숙사 때문인지 정말 할 놀이가 지지리도 궁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을 가지고 있던 형들도 몇몇 있었지만 그저 내 방에는 없는 물건, 형들 방에 놀러갈때나 하는 물건일 뿐
나의 오락기는 아니기에, 또한 부피도 크거니와 설치와 해제를 사감 선생의 눈을 피해서 해야 한다는 리스크는
소심했던 학창 시절의 나는 그다지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 농구를 좋아해서 체육관에서 시간을 때우곤 했다지만
체육관을 여는 시간은 하루의 1/12도 채 안되는 시간일 뿐, 혈기왕성한 청소년의 심심함은 누가 풀어줄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은 비단 나 뿐만 아니라 기숙사 생활을 하는 거의 모든 남자들이 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을 불식시킨 물건은 어느날 혜성같이 등장한 PSP였다.
psp100005.jpg
 단순히 요놈만 봤다면 'PSP? 철권하는 그거?'요 정도로 끝났겠지만 내 마음에 불을 지른 것은 몬스터 헌터였다.
저거 재밌나? 어깨너머로 흘낏흘낏 쳐다보던게 다였었기에, 뭔가 그다지 재미없어 보이지만 해보고 싶은 츤데레같은
사춘기 소년의 마음에 더욱 큰 뽐뿌로 다가왔던 것 같다. 결국 그 당시 한달 생활비에서 2/3정도를 뭉텅 떼어내는 대출혈을
동반하며 결국 중고PSP를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눈망울이 초롱초롱할 것 같은 순정 PSP를 동네 게임샵에 데려가 벽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한켠의 조마조마함을 
안은채 커펌을 강행하고,(그때나 지금이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 사람이고 중국 사람이고 정품 돈주고 쓰는 것 참 아까워한다- 
지금은 정품쓰는 정돌이입니다 ㅠㅠ) 느려터진 중국 인터넷으로 한글날 패치를 받아 뭐가 그리 자랑스러운지 iso파일을 고이 접어 나빌레라 
SD카드안에 집어넣고, 이 긴 여정 끝에서야 눈앞에 펼쳐지던 몬스터 헌터.
 괜시리 장황하게 설명 한 것 같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그때 그 설렘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이후 다른 형들보다 뒤처지는 진도(?)를 따라잡기 위해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사감의 눈을 피해가며 수렵액션과 잠입액션을 병행하던
그 때. 몬헌 특유의 몬헌그립에 손저려하고, 아침에 졸린 눈 비비며 같이 아침을 먹으며 누가 뭘 잡았느니 무슨 장비를 맞췄느니 공유하는 것이
삭막한 유학 생활의 큰 재미이고 기쁨이었다.
 그리고 그때 내가 얻은 것은 900시간의 세이브파일이 아닌 취미를 공유하는 방법과 이를 통한 추억이었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몬스터헌터4 출시를 앞두고 있고, 나는 더이상 그때와 같은 고등학생이 아니지만 
이 소식에 설레어 한달이나 남은 지금도 밤잠 이루지 못하며 새벽을 꼴랑 지새운 채 이렇게 글을 끄적이고 있다.
플레이 영상 하나를 보기도 조심스러운 이 심정은 혹시나 그 때의 추억이 다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아닐까. 단순한 게임이
아닌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는 하나의 매개체이기에.

게임이 단순히 중독물이고, 마약과 같은 존재라기엔 내 추억이 안타깝다.

그러니까 게임규제법은 말도 안되는 것이고 모넌4 출시일이 빨리 됬으면 좋겠다 강아지 떵치우러 가야징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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