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 보니 때 이른 함박눈이 내립니다.
아침 산행(왕복 1시간 코스 동네 뒷산이지만)을 가야 하는데...
가지 말까... 갈까... 가지 말까... 갈까... 가지 말까...
고민도 잠시. 오랜만에 눈 맞으며 걸을 상상을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등산로 초입부터 이야.. 겨울 분위기 물씬 납니다.
......
아직 가을 나들이도 못 갔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누..
낙엽 위에 소복이 쌓인 눈.
아직 많은 사람이 밟지 않았어!
어린아이처럼 조심조심 발자국을 남겨 봅니다.
정상을 지나 시야가 트인 곳으로 나오니.
오오. 경치 좋네요.
오며 또는 가며 마주친 아주머니와 나란히 서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돌아오는 정상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직 해가 비추지 못해 흐린 하늘이 눈에 들어옵니다.
빛도 모자란데 눈을 입어 입체감을 잃은 소나무와
페인트를 펴 바른 듯한 하늘.
마치 회색 도화지 위에 평면의 소나무를 잘라붙인 듯한 느낌입니다.
그나저나 눈길엔 등산화를 신고 가야 했는데.....
멍청하게 운동화를 신고 갔더니
다 젖어서 빨아 널었네요.;;
-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