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그랬다.
브라질리언왁싱을 한번도 안한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한 사람은 없다고...
나는 털이 많은 편이라 브라질리언 왁싱을 서너번 했었다.
여름에는 땀에 습해 불편했었고, 추위를 잘타는 나는 타이즈를 자주 입던 겨울날 털 때문에 답답함을 느껴 다리털을 제모하다가
내친김에 브라질리언 왁싱도 했었다.
이후에도 특유의 청결감 때문에 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몸에 털이 있는게 싫을때가 간혹 있다. 배랫나루나, 꼬ㄲ지털이 한두가닥 나 있으면 손이나 집게로 뽑았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티비를 보던 중 무료함을 느껴 몸 이곳저곳을 만지던 중, 배랫나루가 눈에 보였다.
마침 다른 한켠에 있는 집게도 같이 보였다. 당연히 배를 뒤집어 까고 하나씩 하나씩 뽑기 시작했다.
서로 싸우는 형제에게 잔가지를 한웅큼 쥐어 부러뜨려보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처럼 한웅큼의 털을 한꺼번에 뽑으면 아프다.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뽑으면 아프지 않다. 그렇게 배랫나루를 한가닥 한가닥 뽑다보니..
어느새 팬티라인에 다다랐다. 이제그만 집게를 놓고 깔끔해진 배에 흐뭇해 하고 있는 찰나..
팬티라인 밑에서 어색해 하는 털들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 마저 한가닥 한가닥 뽑고 있는 나를 발견했지만 이미 늦었다.
수북이 쌓여있는 털들을 보았고, 돌이킬수 없는 거기를 보았다.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뽑으면 아프지 않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
좀 더 전투적으로 뽑기 시작했다. 한번에 두가닥씩 두가닥씩,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참을만 했다.
덜렁거리는 중심은 아프다고 화를 내기도 했고 아픔에 못이겨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왁싱샵에서 받으면 앞과 뒤를 모두 제거 했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뒤까지는 못하겠다.
그렇게 내 집게는 할일을 끝마치고 본인이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새하얗게 불태운 세시간이 하루 같았다. 왁싱샵에서 십만원에 받을 왁싱인데, 집게 하나로 해결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배랫나루에서 부터 시작해 이어진 털을 제거 한 힘든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