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싼 김에 하나 더 싸면...
군대 다녀온게 자랑이냐?
군부심 쩌네..
라고 한다면, 제 대답은, '아니, 안 자랑스러운데. 다만 떳떳해.'라고 할 겁니다.
제가 가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니고, 가기 싫은데, 억지로 끌려가서 노역하고 나오게 뭐가 자랑입니까? 미국 시민권자인데 자발적으로 군대를 지원한 것도 아니고, 사회에 제가 돈을 낸 것도 아니고, 가야하는, 법에서 정한 의무이니, 그거 마치고 나온 것인데요.
다만, 떳떳합니다. 의무를 했으니, 권리를 요구해도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의무 이행 없이 권리를 요구하면, 부끄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 법적으로 의무를 부과하지 않았으므로, 부끄러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의무를 다한 사람에게 '그게 뭔데?''어차피 국가가 시킨거잖아?'라고 하는 말은, 의무가 부과되지 않아 이행할 사람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말을 한자로, 무치라고 쓸 수도 있고, 좀 더 관용적으로 쓰이는 말은 후안무치가 되겠군요.
후안무치에서 말하는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말과
의무를 이행했기에 부끄럽지 않다는 말이 모두 '무치'로 표현되지만, 둘은 다릅니다.
떳떳한 사람에게 자꾸 이말 저말 하게 하지 마세요. 떳떳한 사람은 부끄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