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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운전을 그만둔 일과 은인을 만난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6689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변태미라
추천 : 62
조회수 : 4538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4/30 22:38:31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4/30 19:05:09

음... 어디다 올릴까 하다가 자동차와 관련 추억이니 여기에 올려 봅니다.

저희 엄마는 80년에 면허를 취득하셨습니다. 당시 사회분위기상 아버지가 먼저 따야 하나 술을 좋아하시는 아버지께 할머니께서

"넌 면허따면 필시 음주운전할테니 절대 면허는 못딴다" 하셔서 엄마가 대신따시게됩니다.

당시 5살이던 저도 가끔 학원에 따라가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여기저기 다니시는걸 좋아하시던 엄마인지라 직접 운전하셔서 교회분들이나 친구분들과 전국을 거의다 다니셨습니다.

그러다 2004년 난소암 3기 C로 수술을 받으신후 항암 치료를 받으셨고, 2006년 말경 재발해서 수술후 또 항암을 받으셨습니다.

치료 후 힘이 돌아오자 다시 운전을 하시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셨죠.

그러나, 아마도 2008년 봄인가로 기억합니다. 어머니께서 운전을 그만두시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어머니께서 제 아내와 함께 동대문시장에 가신다고 집을 나서시자 마자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의 차가 일렬 주차구획에 있었는데, 앞에 칸에 차가 있어서 조금 후진해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그만 뒷차를 받은 겁니다.

그것도 쉬입차를요.

항암제의 후유증중 하나가 손발 끝의 감각을 때론 예민하게 때론 둔하게 만드는데 그때 그만 감각이 둔해 지셨던 것이죠.

어머니께선 자신의 상태가 다신 운전을 해서 안되시겠다며 작년에 돌아가실때까지 운전을 안하시게됩니다.

그 사고로 충격을 많이 받으셨더라고요.

그리고 그날 은인을 만납니다.

피해 차주분이 내려오셨는데 같은 아파트 옆라인에 사시는 아주머니셨습니다.

그분께서 자신이 몸이 아파서 최대한 편한차를 사려고 다른차 다 처분하시고 새로 사신지 한달된 차라고 하시더군요.

아주머니께서 정비소 가셔서 차 상태를 보신 후 번호판 뒤에 범퍼가 조금 깨진 정도라 번호판 가드만 교체해주면 번호판에 가릴테니

가드값으로 12,000원만 달라고 하시더군요. 엄마는 수입차라 수리비가 엄청나게 나올걸 걱정하셨다가 그말씀에 어찌나 안도하시던지.

백화점에가서 과일바구니와 함께 가드비를 드리자 너무나 고마워해 하시며 받으시더군요.

지금도 주차장에 있는 그 차를 보면 마음속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땐 너무나 감사했다고요.

엄마가 돌아가시기 1주일전에 꿈얘기를 해주셨는데 꿈속에서 자신이 침대에서 일어나 여기저기 돌아가니는 꿈을 꾸신다 하더군요.

때론 걸어다니는 꿈을 때론 차를 운전해서 꽃이 너무나 아름답게 핀 곳으로.

내일이 엄마 생일이다 보니 문득 그일도 기억이 나서 올려봅니다.

 

사족 - 나쁜 이 아들넘은 엄마가 운전 못하시게 되신후 여기저기 모시고 다녔으면 좋으련만 귀찮다 뭐하다 해서 늘 퉁퉁 거리고 싫다고 해서

엄마가 많이 서운해 하셨지요.

결론 - 계실때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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