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여러 개 있다는 다중우주 개념이 여기저기서 흥미롭게 사용되더군요.
그런데 다중우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거 아시나요?
그 중 한 가지는 매니월드라 불리는 개념입니다.
슈뢰딩거 고양이는 다들 들어보셨죠?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 죽은고양이 - 산고양이가 중첩되어 있다가 상자를 여는 순간 어느 하나로 결정된다!
그런데 사실 '사람의 관측'이 '고양이의 상태'를 결정짓는다는 개념은 여러모로 무리스럽기 때문에 이후 그 해석에 대해 다양한 발전이 있어왔습니다.
그 와중에 나온 개념이 매니월드인데요, 즉 상자를 여는 순간 고양이가 살아있는 우주와 고양이가 죽은 우주로 나뉜다는 겁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고양이를 관측한 나는 살아있는 고양이가 있는 우주에서 사는 거고, 그 양자역학적인 이면에는 죽은 고양이를 관측한 내가 죽은 고양이가 있는 우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무한히 많은 양자역학적인 갈림길마다 서로 우주가 실재한다는 개념이 매니월드입니다.
사실 좀 더 들어가면 굉장히 재미있는 개념이지만 오늘은 이게 목적이 아니니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두 번째 다중우주는 멀티버스라고 불리는 개념입니다.
태초에 우주는 굉장히 빠르게 팽창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팽창이 느려진 부분들이 거품처럼 생겨나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 부분들에서는 느려진 팽창 덕택에 물질이 뭉칠 수 있어서 별과 은하가 생겨났습니다.
이 각각의 거품이 하나의 우주이고, 이러한 우주의 모임을 멀티버스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거품 바깥쪽은 여전히 빠르게 팽창하고 있겠죠? 그리고 거품이 아무리 많이 생겨도 바깥 부분이 팽창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거품이 전체를 채우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영원히 무한한 수의 거품 우주가 만들어지게 되는 거죠.
이것이 많은 우주론에서 이야기하는 무한한 팽창 - 이터널 인플레이션입니다.
이 역시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세줄로 요약해볼게요.
1. 우주가 여러 개 있다는 다중우주 이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2. 매니월드는 우주 자체는 유일한데, 그 양자역학적인 갈림길에 따라 무한히 다양한 우주가 실존한다는 개념이다.
3. 멀티버스는 무한히 많은 서로 다른 우주가 거품처럼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물론 2 + 3으로 멀티버스의 거품우주 각각에 매니월드가 존재할 수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