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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이 집에 친구들을 데려왔는데...
게시물ID : panic_666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뒤태여신
추천 : 30
조회수 : 10542회
댓글수 : 88개
등록시간 : 2014/04/06 03:29:31
안녕하세요, 제가 공게에 글 쓸 일이 있을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방금 전의 상황이 너무 무섭고 공포스러워서 글을 쓰게 됐네요.

우선 저는 평범한 대학생 남동생을 둔 이십대 여자구요. 부모님,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어요. 제가 주말마다 파트타임 마감알바를 하는지라 오늘도 알바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이 왠 남자애들로 북적거리더라구요. 순간 놀라서 신발장에서 멍하게 서있었는데, 알고보니 동생이 친구들을 데려왔더라구요.

그런데 남동생을 둔 여자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리 동생 친구라 그래도 외간남자가 막 집에 와있으면 여러모로 많이 불편하거든요.ㅠㅠ 특히 저희집 화장실이 거실에 있는데 거실에 시커먼 남자애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너무 불편해서 샤워도 마음대로 못하구요..

그래서 대충 씻고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와있는데, 한동안 잠잠하다 갑자기 동생이 저를 부르더라구요. 무슨 일인가 싶어 봤더니 친구들이 저를 소개해달라 그랬다네요;;;;

원래도 평소에 동생하고 사이가 좋아서 동생이 주변에 제 자랑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우리누나는 예쁘고 요리도 잘한다면서 잔뜩 자랑을 해준 건 고마운데, 문제는 이 친구들이 그렇게 자랑한 누나 구경 좀 시켜달라고 거의 떼를 썼다는 거에요.

그런데 왜, 여자의 감이라는게 있잖아요. 동생이 원래 집에서 재울 정도로 친한 친구는 딱 두 명 뿐이고, 그 아이들은 저도 전부터 자주 봐서 잘 알고 지내던 사이거든요. 근데 오늘 왔던 친구들은 생전 처음 보는 애들인거에요. 설령 그렇더라도 이름이라도 한번쯤 들어봤을만 한데, 아예 들어본 적도 없는 애들이구요.

집에 들어와서 대충 인사를 했는데도 굳이 저를 방으로 부르는게 느낌이 썩 좋진 않았는데 동생 친구들이라니 딱히 싫다는 티는 못 내고 적당히 얘기만 조금 하다가 나올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잠깐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거지만 제 동생 또래 친구들치고는 너무 능글거리더라구요.

"누나~ 듣던대로 진짜 미인이시네요. ㅎㅎㅎ 그런데 ㅇㅇ이한테 듣기로는 요리도 잘 하셔서 야식도 잘 만들어주신다던데ㅎ 오늘 저희 왔는데 뭐 없어요? ㅎㅎ"

이러더라구요. 제가 피곤하고 싫다는 티를 냈는데도 모르는척 하길래 나이도 어린 애가 보통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어쨌든 피곤해서 안되겠다고 둘러대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왠지 모르게 계속 불안해서 방문을 잠그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잠깐동안 자기들끼리 떠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금방 조용해지더라구요. 제 동생이 원체 잠이 많아서 평소에도 자정만 지나면 긍방 잠들거든요. 오늘은 그래도 친구들 있다고 조금 늦게 자는구나 싶었는데 동생이 자니까 친구들도 곧 자는 것 같아서 저도 살짝 마음을 놨어요.

그런데 제가 원래도 깊게 못 자는 편이긴 한데 신경 쓰이는게 있으면 쉽게 잠에 못 들거든요. 그래서 누워서 한참 뒤척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제 방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문이 잠겨 있어서 열리지는 못하고

딸깍..딸깍...거리는데....
정말 숨이 멎는 기분이었어요.

몇 초 동안 몸이 굳어서 그대로 있다가 조용히 일어나서 문 앞으로 가서


"누..누구세요...?"


했는데... 아무 대답이 없더라구요.


거기서 순간 확 정신이 들면서 소름이 돋았던게.. 원래 저희 부모님이 평소에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 편이고 한번 잠들면 잘 안 일어나세요. 제 동생도 그걸 닮아서 자다가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구요. 저만 혼자 이상하게 예민한 편이거든요;;

그리고 만에 하나 부모님이나 동생이 정말 신기하게도 자다가 우연히 깨서 제가 잘 자고 있는지 궁금해서  보러 왔다고 뭐;; 그렇게 생각을 하더라도 말이 안되는게..

만약에 그랬으면.. 제가 누구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을 못할 리가 없잖아요...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니까 너무 무서워서 더이상 아무 말도 못하겠고, 불안해서 방문에 가만히 귀를 갖다 댔는데 누군가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마룻바닥에 발바닥이 살짝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라고 해야하나.. 여튼 그런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게 들렸어요.


근데.. 더 무서웠던 건....



발소리가 하나가 아니었어요..



그 동생 친구라고 세 명이 왔었는데.. 발소리가 최소한 두 명 이상이었어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온 신경을 문에 갖다댄 귀에 집중하고 있었거든요. 살금살금거리는데 그 발바닥 소리가 들리다가.. 막.. 학창시절에 수업중에 몰래 친구 부르거나 할 때 내는 그런? 나지막한 목소리 있잖아요. 속삭이는 듯한.. 그런 목소리로...



"야.. 빨리 가..."


이런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데.. 저 정말 기절할 뻔했어요...


한동안 그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가 다시 안 오는 것 같다 싶어서 바로 이불 뒤집어 쓰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 이 새벽 시간에 제 방에 몰래 들어오려고 했던게 누군지 뻔하고.. 심지어 한놈도 아닌 것 같고..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그나마 방문을 잠가놓고 안 자고 깨어있었던게 천만다행이지, 만약에 제가 문도 안 잠그고 편하게 잠들어있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네요...


지금은 그래도 그나마 조금 진정이 됐는데, 다들 다 자고 있는 시간이라 어디에 말도 못하고 무서운 마음은 여전하고..ㅠㅠ 오유에 글이라도 남겨봐요.... 아직도 문 달칵 거리던 소리랑 발소리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하네요. ㅠㅠ 

일단 오늘 잠은 다 잤고...ㅠㅠㅠㅠ 내일 이 친구라는 것들이 집에 가고 나면 동생한테 얘기는 하겠지만 지금 당장 날 밝을 때까지 버텨야될 생각하니 무섭네요..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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