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분리건의를 하자마자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나온 말이 "수요가 있느냐, 사람들이 많이 올까?, 게시판이 열린다고 지금처럼 없는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의견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게시판분리를 위해, 분리가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기존 밀리터리 게시판의 활성화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게 [밀게부흥기원]기획입니다.
지금까지 [밀게부흥기원]기획에 많은 글을 쓰면서 부족한점도 많았습니다. 애초에 저부터가 전문가가 아니며, 높은 수준의 밀덕분들이 세세한 내용을 따져가며 읽다보면 답답한 점도 있었을겁니다.
[밀게부흥기원]기획은 밀게내 밀리터리에 약간의 흥미를 가지신 분들이나 밀리터리분야를 접하지 못하신 분들도 쉽게 즐기실 수 있도록, 그래서 게시판 이용자수가 늘어나 보다 활발한 게시판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가볍게, 그러나 작성하는 자세는 가볍지 않게 쓴 글들의 모음입니다.
과장되어 소개되는 내용도 존재하고, 오류를 발견해 수시로 수정하는 일도 잦았습니다.
하지만 재미만 있으면 사실관계는 어찌되도 좋다는 주의는 아니며, 재미를 중시하면서도 사실내용을 정확히 하기 위해 제 외국어능력이 되는수준에서 이곳 저곳 알아보고 작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잘못 읽힐 수 있는 표현들을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업로드 하기 전에 여러번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고 있습니다.
내용 보충은 항상 감사하며, 반론도 글에서 언급한 내용에 대한 반론이라면 환영합니다.
밀게 특성상 반론이나 토론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상대방이 한 말에 대한 반론을 펴기 전에 상대방이 정말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가 하고 먼저 내용을 성의있게 살펴본 후 대화를 시도한다면 불필요한 감정적 고조를 배제하고 내용 토론에 더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전에 밀리터리 게시판이 새로 열리고 나서 여러 작성자분들의 리뷰글들의 재업로드를 원하는 분들이 계신다는걸 알게되었었습니다. 그래서 제 글도 재업로드를 원하시는가 하는 의향을 묻는 게시글을 올렸었고
알록달록 스페셜글 입니다. 음식 이름은 그냥 색을 입힌것이고, 국가 이름은 음영이 되어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미국
영국
일본
소련
독일
이탈리아
그럼 시작하죠.
=================================================
전쟁을 해도 사람은 먹고 살아야 합니다. 특히 맛난 간식은 전선의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죠. 학창시절 된장국에 깍두기 나온 날보다 토마토죽 따위를 얹은 엉터리 스파게티라도 나온 날 더 기운이 나는것과 같이요.
2차대전중에도 각 국가들은 여러가지 간식이나 기호품을 배급합니다. 피지 않고 모아 화폐로 사용하기도 했던 담배나, 추위를 잊게 하거나 조리용으로도 쓰이던 술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영국은 전투기 날개에 추가 연료탱크를 다는것 처럼 맥주통을 장착하고 배달하기도 했는데, 고고도에서 빠르게 바람을 가르고 비행기와 함께 날아간 맥주는 굉장히 차갑고 맛있게 배달되었다고 합니다ㅋㅋㅋㅋ
미지근한 맥주는 맛없죠. (진짜 연료탱크에 맥주를 담아 이륙하기도 했다네요.)
많이 한건 아니고, 선전을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정도였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투기 슈퍼마린 스핏파이어로 맥주를 배달하다니... 저거 폭격하면 적들이 죽는게 아니라 취하는건가
여기에서 유래했는지, 스핏파이어맥주라는 상표도 존재합니다.
The Battle of Britain이 아니라 The Bottle of Britainㅋ 근데 병이 아니라 캔인데?
또 맥주 보급하면 독일이죠. 워낙 맥주로 유명한 독일이니 그런가보다 하고 말 수도 있는데, 사실 조금 다릅니다.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거나 오래 보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낮은 도수의 주류인 맥주는 괜찮은 수분 공급원으로 이용 되었지만, 굉장히 많은 수의 독일 병사들은 상시 알딸딸한 상태에서 전투에 임했을지도 모릅니다.
전투에 임할때에는 항상 머리는 비우고 속은 뜨겁게 달구어라.
사진은 제대로된 병맥주를 즐기는 장면입니다.
미국은 이야기가 긴데, 먼저 식수에 관해서는 돈 많은 미국은 독일과 대조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맥주보다 비싸지만 마셔도 취하지 않는 커피를 대량으로 보급합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카페인을 기준치의 40배(!!)에 달하게 만들어 병사들의 "날개를 펼쳐주"어서 강제각성시켰다고 하네요...레드불이 날개를 펼쳐줘요
독일과는 반대로 마실수록 정신이 맑아집니다. 이상하다? 왜 잠이 안오지?!
긴쨩 머리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베차를 마시던 미국.
그런데 차 하면 또 영국이죠. 영국군은 야전 티타임을 가지고 전장에서 홍차☢, 아니 홍차를 타마셨습니다.(푸틴: "야레야레. 시대고증에 어긋난다고!")
이것도 역시 물을 마시는 또 다른 방법이죠.
잠깐, 소련 철모가 섞여있는것 같은데?!
독일의 허리를 자르고 한가운데에서 만난 동서 양군이 친목을 다지는 중인듯 합니다. 머지않아 베를린으로...
(저분들은 오유를 하지 않았으므로 친목금지, 닉언죄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한편 전장의 사치 야전 티타임을 가지던 영국군을 뺨치는 이탈리아군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군 취사병은 야전용 취사세트를 휴대하며, 파스타 조리기구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취사세트. 오늘날에도 캠핑용으로 비싸게 팔릴것 같다.
다른 군도 이탈리아군처럼 밥차는 있었지만 그건 후방에서 굴리는거고, 취사병이 비교적 전방까지 가지고다니며 전장에서 "요리한 따뜻한 음식"을 먹는다는건 차원이 다른 수준인겁니다.
마치 화염방사기 연료통처럼 보온통을 등에 지고온 병사에게서 안에 든 멀건 스튜나 한컵씩 받아먹었던 독일군과는 굉장히 대조적입니다.
(가끔 독일군 먹는거 보면 참 불쌍하게 싸운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미야~국이 짜....묽다!
문제는 이들이 이걸 북아프리카전선에서 사용했다는겁니다(...) 마실 물이 부족한데, 파스타를 삶는다니...(군용으로, 죽어라 불려삶는 일반 파스타와는 다른 물건이긴했습니다.)
게다가 매일 아침 빵을 구웠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죸ㅋㅋ. 영국군 정찰병이 빵굽는 냄새를 따라가면 이탈리아군의 진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믿거나 말거니 스토리도 존재합니다.
이런 농담도 있죠.(출처가 생각이 안나 대충 기억나는대로 적어봅니다.)
영국군 장교가 이탈리아군에게 포로로 잡혔다. 이탈리아군은 조약을 잘 준수하였고, 그를 정당하게 포로로 대우하며 식사를 가져다주었다.
이탈리아군이 그에게 가져다준 음식은 전장에서 먹는 음식이라기에는 너무나 맛있었고, 아군진지에서 먹었던 장교식사보다 호화로운 식사를 한 그는 이탈리아군이 자신이 장교라는 사실때문에 무리한 준비를 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물었다.
영국장교: "저기 어제 그 식사말인데..."
이탈리아 취사병이 대답했다.
취사병: "죄송합니다. 역시 마음에 들지 않으셨군요. 포로지만 장교이신데 사병용 식사따위를 준비한 제 잘못입니다. 오늘은 확실히 장교용 식사를 준비해드리죠."
영국장교:.... '우리 이 전쟁 왜하는걸까...'
과장된 이야기입니다만, 다른나라에 비해 이탈리아군의 식사가 호화로웠던건 사실입니다. 영국음식이 맛없는것도.
보급품중에는 와인도 있었는데, 마시는 와인과 조리용 와인을 구분해 따로 보급했다고 합니다...(영국에선 레스토랑에나 가야 그렇게 하려나)
일본군의 경우 우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건빵하면 흔히 나폴레옹이 병조림과 함께 만들어 보급에 용이하게 사용했던 그 건빵을 떠올립니다만, 생긴게 우리가 아는 건빵과 굉장히 다릅니다.
나중에 일본이 일본군용으로 만든 한입크기에 구멍이 두개 뚫린 건빵이 한국에서 보편화된것이라고 합니다.
이런거.
나폴레옹이 아니라 전세계에 존재하던 보존방식으로, 더럽게 딱딱합니다. 글자를 새겨놓거나 구멍을 뚫어 목걸이로 만든것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국해군 비스킷도 흔히 상상하는 비스킷이 아니라 이런 물건.
그리고 우리가 먹는 카레. 일본인이 보면 "나닛! 애니에서나 보던 노란 카레가 실존했다니?!!"한다는 그 카레.
이 카레도 사실 인도의 원조 카레보다는 일본이 만든 카레에 더 가까운데요, 사실 일본이 수병들의 영양소를 간단한 방법으로 균형잡을 수 있으면서도 긴 항해중 썩지 않고 오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향신료 듬뿍의 음식을 인도의 카레에서 착안해 일본식으로 만든것이라고 합니다.
향신료도 충분하고 대충 이것저것 넣고 끓이면 영양소도 골고루 섭취 가능하며, 무엇보다 일본인이 먹던 쌀밥에 얹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기 때문이죠.(서양식으로 빵에다 샐러드같은것 먹여보다가 포기하고 그냥 카레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카레도 야마토같이 호텔쉽으로 불릴만한 상황이 양호한 곳에서나 먹을 수 있었죠.
애니카레. 우리는 현실에서 먹는다.
잠시 BGM을 멈추시고..
데코모리는 저쪽 세계에서 카ㄹㄹ뤠~!!!가 먹고싶어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쇼미더머니를 치고 전쟁에 뛰어든 미국답게 보급품은 다양하고 대량으로 보급되었습니다. 단연 미국만의 경우는 아니지만, 이들은 충분한 양의 초콜릿, 콜라, 아이스크림등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정글의 야자수잎 오두막 아래에서 말라리아로 고생하는 일본군을 보며 아이스크림을 핥는 미군 병사들은 만약 실제 역사와 달리 일본군과 같은 수준의 무기를 들고 싸웠어도 승리했을겁니다.
혐짤 주의-중국이 만든 도조 히데키 아이스크림ㅋㅋㅋㅋㅋㅋㅋ 대갈통째로 씹어먹는ㅋㅋㅋㅋㅋ유쾌, 통쾌
요 며칠전 다른 작성자분들께서 올려주신 미군과 아이스크림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굉장히 유쾌한것을 느끼실 수 있었을겁니다.(사실 저도 그거 읽다가 이 글을 쓸 생각이 스팟!하고 스쳤습니다.)
다만 다량의 다양한 기호품보급의 이유중에는 미군이 술을 금지했다는 사실도 존재하죠. 영국놈들은 럼주도 빠는데ㅠㅠ
그래서 Torpedo Juice란것도 생겨납니다.(어뢰에서 뽑아마시는 술...)
이런 미군의 부유함은 물자난에 시달리던 섬나라 친구들(영국)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게 했죠. 랜드리스로 전차, 탄약, 총기들과 함께 스팸이 넘어갑니다.
스팸스팸스팸스팸스팸스팸스팸스팸....(당시 사진은 아닙니다.)
잠시 BGM을 멈추어놓고 영상을 봐보세요.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오늘 메뉴가 뭐죠?
스팸!스팸!스팸!!에그 베이컨 쏘씨쥐앤 스팸!!!!!!!!!!@!@$@#!!!
아이, 돈 원트 애!니 스팸@#$#^@!!!
바이킹: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스팸!
샽업!ㅃ@#%#!%샽업ㅃ@#$!
국가 하나를 먹여살릴정도의 식량원조를 하던 미국은 스팸을 그야말로 들이붇고, 이때 유명해진 스팸은 현재까지도 거대한 사업을 유지, 쌀밥을 먹는 극동아에서 또 다시 유명해집니다. 쌀밥에 스팸은 확실히 잘 어울리죠.
악마의 편집.
이런거 말고...
랜드리스로 덕본것을 말하자면 소련을 빼놓을 수 없죠. 감자 몇알을 들고 굶주리던 소련군인들에게 미제스팸, 허쉬 초콜릿과 코카콜라는구원의 손길이었습니다.
무려 그 스탈린그라드에서 마지막까지 배급되었던 식량이 허쉬 초콜릿이었다고 합니다...
동지! 사방이 독일군입니다!
식량은?
떨어진지 오래입니다!
지원군은?
오지 않습니다!
탄약은?
거의 다 떨어졌습니다!
도대체 있는게 뭐야?
아무것도 없습니다ㅠㅠ(허쉬 초콜릿을 씹으며)
젠장! 먹을것도, 싸울 무기도 없다니!!(허쉬 초콜릿 더미 위에서 뒹구며)
절대 이정도는 아니었을겁니다.
자본주의의 톡쏘는 음료 코카콜라도 소련군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죠.
사진은 코카콜라병을 들고 있는 IS. (사실과 다른 이미지입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실화가 있는데, 소련 장교인 게오르기 주코프는 코카콜라의 매력에 빠집니다.
냉전시기에 가서도 코카콜라를 끊지 못한 그는 비밀리에 미국정부에 색소를 뺀 "화이트 코크"를 보드카로 위장해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합니다ㅋㅋㅋ
그 "화이트 코크"라는게 원래 있던 품목도 아니라 주코프를 위해 개발된 품목이라고 합니다. 분명 대가로 소련에서 뭔가 정보를 빼갔을거야... Recoil Molecule(反動分子)이다!!!
하지만 육군 원수였던 그는 해군 원수였던 니Cola이 쿠즈네초프와는 사이가 나빴다고 한다. (개드립 죄송합니다...)
어디 섬나라의 육해군 대립이냐... 우웅? 와타시?(꺼져!)
코카콜라하면 또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2차대전이 일어나기 전, 물론 독일에도 코카콜라 지사가 존재했습니다.
나치당이 집권하고 실업자 고용의 일환으로 추진한것 중 하나가 코카콜라 생산시설 증축이었는데, 히틀러마저 코카콜라를 즐겨 마셨으며, 독일은 순식간에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코카콜라를 많이 마시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터지고, 비밀을 엄수하는 본사로부터 원액을 타다 써야 하는 독일 코카콜라 지사는 더이상 코카콜라를 생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치는 코카콜라 생산설비를 이용하는 새로운 음료수를 자체개발하라고 지시히고, 그렇게 만들어진게 바로 환타입니다.(!?)
햠어폇;점야!!!!
재미난건, 환타는 전쟁말에 궁핍해져가는 독일에서 찔끔찔끔 받기도 힘든 전시배급가운데에서도 그나마 꾸준히 배급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독일인들은 이걸 지지고 볶고 졸이고 해가며 없는 설탕대신 조미료로 사용하기도 했다네요. 참 눈물겹다..
독일과 코카콜라, 이 둘을 보면 떠오르는 영화 장면도 존재하죠.
냉전기 동독을 배경으로한 코미디 영화 Goodbye Lenin(2003)중에서, 열성 공산당원이었던 어머니를 둔 주인공은 독일 통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가 깨어나자 주변사람들을 동원해 거대한 연극을 벌이기로 합니다. 어머니가 공산당의 붕괴와 통일이란 커다란 시대변화를 받아드리다가 충격을 받아 건강에 치명적 타격을 받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이었죠.
그런데 침상에 누워있던 어머니가 창문 밖으로 자본주의의 상징인 코카콜라 포스터를 발견합니다.
Aㅏ...
마지막으로 2차대전만이 아닌 시공을 통틀어 역대 최강의 안구에 습기차는 짤 하나를 던지며 끝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