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학교 학생회관에 놀러(?)갔다가
동아리 공연때 썼을법한 가면이 팽개쳐져 있는걸 발견했어요.
그냥 하얀 가면에 성의없게 빨간색 매직으로 삼각형 몇개 그려놓은 가면이었는데,
어쩐지 굉장히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래서 feel이 팍!!! 꽂혀서 바로 저녁에 문방구점에 들러 가면을 하나 샀어요.
자.. 정말 깨끗한 순백의 가면이에요..!!
(저렴한 가격, 단돈 1200원 하더군요;;)
가만히 보고 있으니 오페라의 유령이 생각이 나는군요. ㅋ
어떤걸 그릴까.. 고민을 하다가,
저번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갔을때 봤던 화려한 가면들이 생각이 나네요.
약간 그런 느낌으로 가야겠어요.
물론 금색 은색 번쩍거리는 그런건 무리구요, ㅋ
저는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 공학도인지라,
다양한 물감이나 미술용품따위는 없으므로,
그냥 필통에 있는 네임펜과, 모나미 볼펜을 사용할게요. ㅋㅋㅋ
왼쪽 안면부 스케치에요.
베네치아에서 봤던게 꼬부랑거리는 무늬나, 나비, 새 이런것들로 장식해놓은게 많았던 기억이 나서,
왼쪽 눈을 중심으로 나비 한마리 잡아 넣어봤어요.
눈은 너무 몽퉁하게 못생긴것 같아서
눈화장하면 떠오르는, 브아걸의 '가인' 같은 느낌으로 마스카라 (검은 네임펜)를 칠해줬어요. ㅋ
자, 그럼 이제 색칠공부를 해볼까요? ㅋ
스케치를 따라 파란 네임펜으로 색칠을 해줬어요.
(노란색 네임펜은 없더군요. 기왕이면 호랑나비를 그리고 싶었..)
그런데 가면 재질이 종이를 압축해놓은.. 뭐 그런 종류다 보니 가세가 좀 번지는 느낌이라 지저분해지네요.
이 때는 바로 모나미가 출동할 타이밍이네요. ㅋ
모나미로 지저분한 선을 살짝 정리했어요.
선이 훨씬 깔끔해보이죠?
그럼 다시 눈 윗부분도 색칠공부..!!!
스케치할때도 느꼈지만, 올록볼록한 가면 위로 선을 긋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짜잔~!!!!
왼쪽에 나비 한마리가 완성됐어요~!!!
여기까지 해놓고 고민고민..
오른쪽에도 괜히 뭐 한다고 깝죽거렸다가 실패하면 ... ㅎㄷㄷ;;
지금 이대로도 나름 괜찮은것 같은데, 할까 말까...
에라 모르겠다,
남자라면 못먹어도 Go~!!!!
립스틱 짙게 바르고~!!!
오른쪽 얼굴부분 스케치를 하면서 아무래도 입이 심심해보여
쌔~빨간 립스틱으로..!!!
(분홍색 네임펜 같은건 없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건 오직 원색!!)
그리고 왼쪽에는 나비가 있으니 오른쪽에는 꽃을 그려야겠다~!!!! 해서 이리저리 끄적거려보고 스케치를 완성했어요.
그리고 오른쪽 눈도 '가인'누님 처럼...
(그런데 가인이 누님 맞나? 나보다 어리던가..;;)
눈이 짝짝이가 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한다고 했는데도 살짝 짝짝이가 된 것 같아 좀 속상하네요 ㅠ.ㅜ
원래 꽃을 그리기 전에는 눈 아래로 무늬를 눈물비슷하게 넣으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 느낌이 남아있어서 그런가 꽃 줄기를 그린건데 눈물같아 보이네요. ㅋ
저만 그런가요..? ㅋ
짜잔~!!!
이렇게 오른쪽까지 완성했어요.
꽃은 사실 빨간 장미를 그리고 싶었는데,
장미를 단순한 이미지로 만드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제 상상속의 꽃으로.. 뭐 대충 밑에 초록색이고 위에 빨갛게 칠하면 꽃이려니 하겠죠..? 하하하하하하;;;;;
꽃과 나비라... 완벽한(?) 조합이죠? 헤헤.
그런데 아무래도 가면이 좀 심심해보이네요.
여백의 미가 아름답다지만.. 제 눈에는 좀 허전해 보여서 이상하더라구요;;
게다가 나비에 비에서 꽃이 너무 작아....
아무래도 눈크기에 꽃잎 크기를 맞추다 보니..
좀더 꽃잎이 풍성한(?) 꽃으로 그릴껄 그랬나봐요.
뭐 어쩔 수 없죠.
자잘한 무늬를 넣어서 좀 덜심심하게 만들어 봐요.
스케치..!!!
그냥 무늬를 넣기보다는, 기왕에 꽃이 있으니 잎과 줄기 느낌을 살리는게 자연스러울 것 같네요.
무늬를 넣다가 새삼 느낀건데, 가면이 이마가 굉장히 넓어요..
이런 마빡이 같은 녀석.
아무튼 스케치까지 했으니 다시 네임펜으로 슥슥슥 칠해주면..
완성~!!!!
그럭저럭 만족스럽네요.
이제는 더 뭐 넣고 싶어도 더 그려넣으면 지저분해 질 것 같아서 여기서 끝내기로 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