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라는 거대한 양수 속에서 인간이 재탄생하게 된다는 게 그래비티의 간단하고도 심오한 주제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그저 큐브릭 감독이 진작에 스페이스오디세이에서 보여준 주제의 일부만 잡고 간것에 불과하지않나요? 여기에서 다들 너무 대단한 영화다 환상적이다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이동진 평론가도 5점이나 주긴했지만, 정말 명작이다 라고까진 느껴지지않네요.
연출의 문제도, 뭐 우주라서 소리가 없는 폭발장면이나, 끝없는 우주 저편으로 홀로 떨어지는 장면, 두 사람이 탯줄처럼 줄로 이어진채 수다떠는 장면 같은건 그럭저럭 좋구나..싶긴한데
영화에서 ''회심의 일격장면'이라는 뉘앙스가 팍팍 풍겼던, 주인공이 한참 고생끝에 우주선으로 들어가 우주복을 다벗고 자는 장면 (둥둥 떠서 자는 모습과 뒷편의 파이프같은 배경과 섞여서이 태아같은 장면이었죠) 도 신선하지는 않았고요. 이미지로서나, 맥락으로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