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베오베에 리니지 관련글을 보고, 줏어들은 게임업계 이야기가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제 친한친구가 국내 큰 게임회사에 꽤 높은 직급으로 있습니다. 재무쪽.
이 친구는 아주 게임에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싫어하는 애였어요. 그런데 어쩌다보니
게임회사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PC게임이라고는 파판7이랑 툼레이더2 엔딩 구경한 정도고, 스타는 늘 싱글플레이만 가끔 하는 정도.
그러다 보니 리니지에 현질하는 기사나 언젠가 한번 TV 무슨 프로에서 다 큰 어른들이 모여서 너무너무
진지한 자세로 공성전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쟤들은 뭐냐...이런 생각을 하고 요즘 오유에 자주 올라오는
lol 관련 유머가 당췌 뭔말인지 생각하는,...또 한참 지난 얘기지만 디아2 박스를 사고 혼자 감동에 젖은
또 다른 친구놈(심지어 박스를 껴안았음)을 보고 제대로 미친 놈이구나 싶었습니다.
각설하고. 지금부터 친구가 들려준 게임회사 이야기입니다. (기억에 의존하고 쓰다보니 숫자는 틀릴수 있습니다.)
리니지는 우리나라 게임업계에 어마어마한 희망을 안겨준 게임입니다. 리니지 유료화가 성공하고
게임폐인들을 양성하자 너도나도 게임개발에 열을 올렸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생각해보세요. 90년대말에 생긴 수많은 벤처들중에 아 정말 성공했구나 하는 업체는
넥슨이나 NC같은 게임회사들 아닌가요. 두 회사나 어마어마하다고 하더군요. 특히 넥슨.
수많은 인재들이 게임업계에 발을 들이고, 어마어마한 투자를 게임에 해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친구가 개발중간과정 PT자리에 들어갔었는데, 중요한게 가상세계속에 경제관이라고 하더군요.
최고의 학력을 자랑하는 인력들(보통 서울대이상 학부출신에 MBA는 기본)이 가상세계속에 경제관을 설계한다고 합니다.
자기가 보기엔 애들장난같은데 너무 진지한 모습으로 PT를 하고 경청을 하고 한다더군요.
개개인간 거래하는 아이템시장에 대해서는 따로 최고위층에만 따로 보고한다고 하더군요,.
자기도 모른답니다. 회사입장에서는 어느정도 선만 유지된다면 개인간 아이템거래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유리하니까요.
생각해보세요. 처음 리니지가 유료화를 도입했을때 기존유저중 90%이상이 떨어져나갔다고 들었었는데(맞나요?)
몇천만원짜리 아이템을 사고팔게되면서 그깟 계정비용이 돈처럼 보일까요. 죽도록 밤새 당구치면 결국 따는 사람은
당구장주인아저씨가 되는거랑 비슷한 시스템인 것 같더군요. (아 좀 비유가 올드합니다.)
그러다가 게임회사들이 멘붕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모바일게임 드래곤플라이트였다는군요.
이게 개인이 재미로 만든 게임이라는데 이게 대박을 쳐서 하루매출이 17억을 찍고 이랬다는군요.
이게 왜 게임회사에 멘붕을 가져왔냐면 PC기반 게임은 잘나가는 게임도 월매출 5억을 찍는 게임이 최근엔 없었다고
하더군요. 몇십몇백억씩 들여서 개발해논 게임이 한달에 5억 팔기힘든데, 개인이 만든 게임이 하루에 17억을 벌었다???
(뭐 옆으로 새는 얘깁니다만, 하루매출 20억이라도 구글이랑 카카오톡에 떼어주고 나면 얼마 안된다고 하긴 하더군요)
그 이후로 모든 PC게임 개발은 접고 모바일게임으로 선회합니다. 뭐 대충 다 아시는 얘기겠지요.
근데 재밌는게 예를들어 리니지의 경우엔 아이템을 팔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방면에,
모바일게임은 아이템을 주고받을 수가 아직은 없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현질하는 사람들이 많데요.
기백씩 쓰는게 우습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저도 드래곤플라이트에 3천원 쓴적 있습니다. 금액보다 이나이에 이게
뭔짓인가 싶어서 혼자 부끄러워 했던 기억이...-_-)
왜 쓸까요? 그냥 영웅심같은거래요. 마구마구니 활이니 뭐 이런게임에서 몇십 몇백쓰면 무적이 되니까,
그 게임속에서는 징기스칸이 될 수 있으므로. 그 돈을 쓴다는군요.
내가 미친놈이네. 했더니, 그 미친놈들덕에 먹고 산다고 하더군요.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갑자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