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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664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또기★
추천 : 27
조회수 : 6373회
댓글수 : 41개
등록시간 : 2014/03/31 01:24:15
지금으로부터 20년전 내가 10살 되던 해 어느 여름날 밤이었다.
어릴때라 정확한 지명은 몰랐지만 목동부근 이었고 아파트가 많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과 함께 중곡동에서 예전 이웃들과 저녁식사 후 밤 9시가 넘어 우리집인 화곡동쪽으로 가던길이었으리라.
그때당시만해도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착한 어린이었던 나는 동생과 아버지 차 뒷좌석에서 자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 차가 갑자기 멈추었고 한적한 도로에는 어느검은색 승용차와 머리가 모두 헝클어지고 안경은 깨진채 입술에서는 피를 흘리는 어느 누나가 보였다.
그 누나는 다급해 보였고 아버지의 차앞에 갑자기 뛰어들어 아버지가 급정거 하신것이었다.
그 누나는 우리차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울부짖었고 어머니는 황급히 내리셔서 차문을 열어 주셨다.
아버지차가 베스타라고 지금은 단종된 승합차인데 어쨌든 그 누나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저 앞의 승용차에 양복입은 남자들이 자기를 강제로 차에 태웠고 차가 달리는 중에 뛰어 내렸다고 했다.
아버지의 차가 움직이자 앞에 서있던 검은색 승용차는 짐짓 제갈길 가는듯 보였지만 어느샌가 우리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셨는지 아버지는 파출소로 향하셨다.
놀랍게도 그 승용차는 파출소까지 따라왔으며 그 차에는 누나의 말대로 서너명의 아저씨들이 나왔다.
그 누나는 경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듯 했다.
그 순간 이게 어쩐일인가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렸던 어떤 아저씨가 그 누나의 뺨을 때리는게 아닌가?
아마도 욕설과 함께 때린듯 하다. 놀랍게도 경찰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누나의 안경은 날아갔고 그 아저씨들은 안경을 짓밟았다.
어릴때라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분노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이상하고 불편한 감정이 느껴졌을 뿐...
어머니는 아버지께 우리가 이 아가씨 집까지 데려다 주는게 좋겠다 하셨고
결국 어느 아파트로 그 누나의 집에 데려다 줬다.
그 다음날 아침 우리는 그 집으로 찾아갔고 그 누나는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께 감사드렸다.
몇일전 문득 그 일이 떠올라 어머니께 그때 왜 그러셨냐고 여쭤봤는데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때 그 누나가 뺨을 맞기 전에 파출소 한켠에서 승용차에서 내린 어떤 아저씨가 경찰에게 봉투를 건네는것을 보았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한 말은 백퍼센트 실화고 언젠간 꼭 인터넷에 말하고 싶던 내용입니다.
그 누나는 지금쯤 어떻게 사실지 아마도 그 때는 대학생쯤이었을테니 지금쯤 사십대 아주머니이시지 싶습니다.
꽤나 소름끼치는 사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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