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밤샘농성하지 말아요. 내가 억장이 무너져요. 우리가, 우리 국민이, 왜 그래야 해요. 이게(소녀상) 동경 한복판에 있어야지 여기 왜 있어요. 뭐하는 대통령이에요. 뭐하는 국회의원이고 장관이에요. 어린 학생들, 정부 믿지 말아요. 다 순 거짓말쟁이들이지. 그렇게 엉터리로 해 놓고 돈 받고 말으라고?나 살만큼 살았어. 그런 썩은 돈 필요없어. 그냥 사과 한 마디가 듣고 싶을 뿐인데.나같은 사람이 두번 다시 없길 바랄 뿐인데.이건 정말 아니지 않아요?이거 아무도 못 건드려요. 건드리면 날벼락 맞아요. 그러니 집에서 편히 자요. 내 마음 아파 못 보겠어. 여러분 모두 힘내야 해요."●조곤조곤히 말씀하시던 다른 할머니들과 달리김복순 할머니의 쩌렁쩌렁한 호된 꾸짖음이 평화로 전체를 우렁우렁 울렸습니다. 건강하셔서 그저 감사합니다. 할머니의 5분 남짓한 말씀에 가슴이 메어집니다.중고등학생, 대학새내기 등 앳된 학생분들이 절반 가까이 되는 참가자들..고개를 숙이거나, 눈물 보이는 분들이 여기저기 참 많았습니다.●할머니가 발언하시니 여러 기자들이 바짝 달라붙어 플래시를 터뜨려댑니다. 하지만 세상에 얼마나 널리 알려질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억해주세요. 함께해주세요. 병신늑약무효.●
며칠 전 최 모 할머니께서 별세하셨습니다. (유족분들의 바람에 따라 실명은 비공개되었음)
지옥아귀같은 전쟁범죄과 한평생의 악몽이 없는 그곳에서 영원토록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제 남아계신 할머니는 총 46명이십니다.
●
오늘 집회 중 자유발언한 농성시위 여대생 분의 발언에 따르면
할머니 별세 소식에 분향소를 설치하려 하니 경비하던 경찰이 '혐오시설'이라며 거부했다더군요.
강력한 항의에 마지못해 허용했고..
저를 포함한 청중들 완전 어이상실.
누가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무엇이 누구에게 혐오스러운 것인지.
주제파악 안 되는 인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주제에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쥐고 있다니.
●
할머니의 애절한 당부말씀을 어겨 무척 죄송스러운 일이지만, 여학생들의 소녀상 지킴이 농성시위는 계속 됩니다.
수요집회는 매주 수요일 정오. 주일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진행됩니다.
수요집회가 아닌 언제라도 좋으니,
광화문이나 종로에 오가실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들러 보십시다.
* 소녀상 옆 빈의자에 앉아서 기념사진 찍으셔도 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