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에 대한 제 이전 글 베오베로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저번 글하고 연결되니 읽어보면 더 좋으실 것 같아서 링크 넣어봅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커오면서 연애경험은 여러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찌질했습니다.
소심했으면서 동시에 강요도 했습니다.
의심이 많아 상대를 속박했습니다.
내 잘못은 없었고 상대방 잘못만 있었죠.
차이면 온 세상 슬픔이 내꺼고,
변명을 대며 좋은 사람을 차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연애였습니다.
근데 자존감이 조금씩 자라기 시작하면서 좀 더 좋은 연애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더 좋은 연애를 할 줄 안다고 자신있게 얘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연애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글을 써봅니다.
자존감이 조금씩 생기면 점점 자기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들을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화가 나는게 아니고, 왠만하면 안하거나 피하고 싶은 상태가 되죠.
좋다 싫다 의사표현도 점점 명확해집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즐거워집니다.
싫은 건 가능한 줄이고 좋은 걸 늘리니 당연한 결과죠.
그러다 한가지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남들도 이래야 행복하겠구나!!"
당연한 얘기인데도 저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즐거운 두 사람이 연애하는게 이상적인 연애인데 ->
난 내 호불호에 따라 행동하면서 조금씩 즐거워지고 ->
상대방도 행복하려면 그 사람의 호불호에 따라 행동해야하는데 ->
상대방은 내가 아니니 호불호의 리스트가 확연히 다를꺼고 ->
그러면 상대방을 내 맘대로 바꾸면 안 되는구나!!
바꾸려고 시도하면 그 사람이 불행해지고, 그럼 내가 불행해지겠구나!!
내가 불행해지는건 피하고 싶어!!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엔 맘에 안드는 부분이 보이면 바로 바꾸라고 했죠.
그래야 내가 맘이 편해질 것 같으니까요.
근데 바꾸라고 하면 그 사람에게는 그게 불행이고
상대방이 불행하면 내가 불행해진다고 생각하니 바꾸라는 말이 쉽게 입으로 안 나오더군요.
이렇게 하고있는데 상대방이 이런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랑 있으면 정말 편해. 날 숨길 필요가 없는 것 같아."
편하게 해주려고 한게 아니고 나 좋자고 한건데 이런 얘기가 나오니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얘기를 들으려고 무작정 맞춰줬으니까요.
만나면 서로 맞춰줄 필요가 없어지니 연애가 평소의 10배 정도 즐거웠습니다.
그래도 상대방에 대해 마음에 안드는게 없어지는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게 생기면 바로 생각하게 되더군요.
'이걸 바꾸라고 해서 내 불행을 초래할 만한 가치가 있는건가?' 아니면 패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인건가?' 예스면 금방 감정이 식었고, 머지않아 헤어졌습니다.
결국 서로 불행해지는 미래였으니까요. 불행은 빨리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별로 인것 같아"라고 조심스럽게 말은 꼭 했습니다.
상대방이 듣기에 바꿔줄 만한거면 저한테도 좋았으니까요.
그 뒤로 연애는 훨씬 편해지고 즐거워졌지만 연애에 딸려오는 안 좋은 감정들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더군요.
애인이 늦게까지 놀러나가있으면 찜찜 했습니다.
섭섭한게 있으면 표정에 드러났습니다.
이별도 여전히 아팠습니다.
하지만 좋을때는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이 좋았습니다.
아픔도 예전보다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연애가 즐거웠습니다.
아..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ㅋ
요약하면, 서로의 자존감을 인정하고 나니 더 좋은 연애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얘기가 당장의 연애 고민을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더 좋은 연애를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얘기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