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포지션 다 한번씩은 파 봤어도, 어쩐지 정글만은 미지의 영역 같아서 쉽게 접근 못했었는데
최근 2개월간 등 떠밀려 정글 다니면서 느낀 점 몇 가지 : )
1. 맨처음 블루먹으면 귀환 후 레드 갈 때 떨리고, 레드 먹으면 마찬가지로 블루 갈 때 떨림
어쩐지 카정 당해서 빈 자리만 휑할 것 같아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야 함
2. 블루 먹고 되돌아가는 우리 미드 뒷모습이 겁내 불안해서 눈을 뗄 수 없음
복귀하는 길 부쉬에서 튀어나온 적 정글에게 따끈한 블루를 배달시켜 줄 것 같아.......☆
3. 갱 가줘야 할 타이밍일 땐 항상 내 피/마나가 없음 미스테리함
4. 내 피/마나가 넉넉할 땐 갱각이 절대 안 나옴 진짜 미스테리함
5. 내가 먹던 정글몹 피가 20%쯤 애매하게 남았을때 꼭 근처에서 싸움남
먹던 걸 팽개치고 가야하나, 먹고 가야하나 매순간 격렬하게 고민함
6. 게임 시작할 때마다 늘 알차게 갱 루트를 짜놓지만, 단 한번도 계획대로 된 적이 음슴
7. 미드를 가면 바텀이 터지고, 바텀을 가면 탑이 터지는 신비로운 협곡의 순리
8. '이것만 먹고 갱 가야지'라고 생각하며 정글몹 때리는 바로 그 순간, 해당 라인이 뻥 터짐.
9. 절대 내 위치를 노출하지 말자고 비장하게 결심하지만, 매번 생각지도 못한 곳의 와드에 딱 걸림
10. 그 와드가 하필 드레이븐 와드면 왠지모르게 더 짜증남
11. 나도 적정글의 위치가 겁나궁금해 나에게 묻지좀마
12. 왠지 적 정글은 항상 내 머리꼭대기 위에서 실시간으로 날 파악하며 놀고 있는 것 같음
13. 핑와는 내가 잘 못 봐주는 라인쪽에 박아주게 됨 미안해서
14. 중후반 가면 먹을 게 없음. 다들 어쩜 그렇게 알차게들 젠타임 잘 맞춰서 빼먹는지 신기하고 짱남
15. 인생이 제일 보람찰 때는 적팀 블루/레드 훔쳐먹을 때임 이왕이면 걔네 보는 앞에서 ^오^
16. 바텀갱 갈때마다 쓸데없이 거창한 화개장터가 열려서 당황스러움
텔기둥이 두 개 나란히 꼽힘과 동시에 부쉬에서 적정글도 튀어나오고, 미드에서 미아핑이 난무함 울고싶음
17. 협곡전령 왜케 쎈 걸까...... 좀 죽어라 이 자식아 8ㅅ8 나 레드 먹으러 가야해
18. 늑대나 칼날부리 카정당했을 때, 한마리 남겨놓는 게 더 빡치는지 다 쳐먹고 간게 더 빡치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음
19. 스마싸움 질 때마다 3초간 내 인생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가며 '나는 도대체 왜 살까?' 고뇌하게 됨
20. 제일 떨리는 순간은 갱 갔는데 우리 라이너가 다이브핑 찍을 때
이상 제가 느낀 정글러의 인생이었습니당 :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