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선 : 선대위 구성부터 논란이 많았습니다. 친노 인사가 다수 점한 거 아니냐, 뭐 이런 비판도 있고 그런데요. 친노 패권이 뭐냐? 이런 말씀도 하시기도 했습니다. 그 문제는 좀 어떻게 보세요?
이철희 : 이번 선대위 구성에 친노 인사가 다수라는 거는, 저는 정치평론가로써나 이제 갓 정치에 입문한 사람으로써나 별로 동의되지 않고요. 영입된 사람들, 저를 포함해서 영입된 사람이 4명 들어가 있는데, 그분들을 문재인 대표가 영입했으나 친노냐? 친문이냐? 이렇게 해석한다면 모를까, 그러나 그렇게 해석하기가 어렵죠. 저는 그렇게 해석할 일은 아닌 거 같고.
▶ 갓 정치에 입문한 사람은 아니시죠. 김한길 보좌관 했고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하다가 탈당했잖아요.
또 친노라는 포현에 대해서 이러 저런 판단을 또 해야 되잖아요. 그러나 언론에서 쓰는 용어를 잠시 빌려서 친노라고 한다면 그 친노도 당에 분명히 있는 세력이라면 그 대표들이, 그 세력을 대표하는 세력들이 선대위 들어오는 거는 마땅한 거죠. 문제는 흔히 말하듯이 패권, 주류로써, 다수파로써 좌지우지 하는, 그럼으로써 소수 의견을 제압하는, 그런 행태가 있다면 그런 패권주의는 문제이겠지만, 이번 선대위에서 친노 패권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
장윤선 : 그렇군요. 말씀하신 대로 갓 문을 연 셈이기 때문에 이제 차차 선대위 회의를 하면서 친노 패권이 있는지 없는지. 하하하하. 다수파가 소수파의 의견을 제압하는 경우가 있는지, 결정을 함부로 하는 일이 없는지 있는지 잘 살피셨다가 저희 팟짱에 나아서 꼭 얘기를 해주시고요.
이철희 : 네, 그러겠습니다. 구성원들이 녹녹치 않아요. 만만치 않은 분들이라 한두 사람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 같고. 다만 워낙 장시간 혼돈의 과정을 거쳤잖아요. 무질서했잖아요. 그런 점에서 보면 어찌 됐든 김종인 체제가 확실한 리더쉽을 갖고 일을 할 수 있게끔 아마 그렇게 돕자라는 분위기는 내부에서 형성이 돼있는 거 같아요. 선대위 내부도 그렇기 때문에 막 과거처럼 이렇게 막 선대위 회의나 뭐 앞으로 구성될 비대위 회의에서 불협화음이나 잡음이 유권자들이랄까요? 지지층들을 짜증 나게 하는 그런 일들은 많지 않거나 거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장윤선 : 그래요? 그 정도로 카리스마가 있는 분이십니까, 김종인 위원장이?
이철희 : 지금 상황은 78일 남은 상황에 또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고 하면 선거 하지 말자는 얘기잖아요. 지금은 딱 선택된 그 안을 충실하게 밀고 가는 게 좋은 전략이죠.
00:09:25 야권 재편의 결과가 좋으려면 정치력과 유능함이 필요하다
장윤선 : 그렇군요. 구도 얘기를 좀 해볼게요. 앞서 친문이나 친노냐 이런 애기를 저희가 했었는데요. 언론에서는 어제 안철수 의원이 이끌고 있는 국민의당, 그리고 또 천정배 의원이 이끌고 있는 국민회의, 두 당의 통합 선언을 가지고 "안천 대 문심"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이렇게 뭐 반문 연대냐, 기자들이 이렇게 묻고 있기도 한데요. 이런 구도는 좀 어떻게 보세요? 이런 구도가 실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철희 : 반문 구도라고는 보지 않고요. 저는 야권이 좋게 보면 너무 이렇게 전국시대 비슷하게 흩어져있던 세력들이 정돈될 필요가 있거든요. 합칠 사람들은 합치고, 이렇게 해서. 지금 크게 봐도 한 3개잖아요.
장윤선 : 네, 덩어리가.
이철희 : 그렇죠. 더불어민주당 있고 정의당 있고, 실체를 갖고 있는 국민의당이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잖아요. 여기에 박주선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박준영 전 지사가 추진하는 신당, 이런 것들이 얼마나 합류할지는 모르겠으나, 크게 보면 한 세 개 정도로 재편되는 게 불가피할 거고요. 그게 우리가 말하는 분립을 통한 확장, 분립을 통해서 야권 진영 전체의 기반이 확장되는, 그런 쪽으로 갈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저는 그런 점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가고 있는 거고 나쁘지 않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장윤선 : 자연스러운 야권의 분화과정으로 이해하고 계시고, 이것이 종국에는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할 거다. 이렇게 전망하시는 건가요?
이철희 : 이거 자체로 기여한다, 안 한다 말하기는 어럽죠. 그러나 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빅텐트, 통합정당론이라고 할 수 있죠. 한 정당 안에 여러 세력이 들어와서 큰 정당을 형성하는 통합정당 모델은 이론적으로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고요. 현실적으로도 이미 파산 났잖아요. 이미 쪼개져버렸기 때문에 통합정당 모델은 당분간은 유효하지 않은 전략일 겁니다.
그러면 분화해서 가는 수밖에 없잖아요. 분립, 분화가 불가피한데, 이게 총선 때 표로 나타나고 의석으로 나타나야 되잖아요. 지금 이제 지지기반이 확장되고 있는 거는 분명한데, 이게 야권 전체의 의석의 확장, 이걸로 나타나려면 또 다른 장치가 있어야 되거든요. 이거 자체만으로는 안 되잖아요. 왜냐하면 1여다야, 후보 구도가 1여다야 구도로 되면 굉장히 야권이 불리한 싸움이니까, 야권이 분립하더라도 총선에서는 1:1 구도가 되는 게, 실제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서 당선 가능성만 놓고 보면 이게 훨씬 유리한 구도잖아요.
그게 만약 가능해진다 그러면 분립을 통한 확장이 현실적 의미를 가질 수 있고, 잘하면 여소야대도 가능할지도 모르겠으나, 그것이 잘 안 된다고 그러면 통합정당 모델보다 더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죠. 어디로 갈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되는데, 지금은 야권 정치인들, 또는 진보를 표방한 정치인들이 그야말로 정치력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대부분의 언론이나 정치평론가들은 비관적으로 보는 편. 특히 국민의당의 혁신 가능성에 대해서.
장윤선 : 정치력을 보여야 할 때다. 말씀하신 대로 정치력이 제일 부족한 집단? 하하하하. 어쩌면 그렇게 정치가 안 될까? 이런 비판을 많이 받았었잖아요.
이철희 : 대게 그렇다고 해요, 학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진보를 표방한 세력이 정치를 잘하기 굉장히 어렵답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고 다..
장윤선 : 세계적으로?
이철희 : 예. 다 그렇답니다. 왜냐하면 진보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거잖아요.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 보면, 이게 새로운 세상이라는 게 정답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찾아내야 되잖아요. 이러 이러해서 여러 사람이 자기 주장을 할 수밖에 없는.. 진보는 기본적으로 차이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고민해야 되는 세력이잖아요. 단합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데고, 또 현실에 아주 강한 힘을 갖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 저항하려면 의지가 충만해야 되잖아요. 의지로 버티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진보는 옳은 것을 주장하는 데에는 완강하게 버티나 정치라는 건 또 타협이잖아요. 물 밑에서 일종의 보이지 않는 딜도 있어야 되고 그러는데, 진보를 표방한 사람들은 옳다는 것을 현실에서 어려움을 무릅쓰고 주장하고 버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치 문법하고는 금방 친해지기 어려운 거죠. 그런데 분명한 거는 진보가 정치적으로 유능할 때 그 사회가 좋은 사회로 바뀌었다는 거는 경험적으로 확인된 사실이잖아요. 복지국가들이 그렇잖아요. 그런 점에서 우리도 진보가 정치적으로 유능해지는 과정에 있다. 이런 계기들을 통해서 저는 유능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이철희가 주장하는 타협을 모르는 운동권 문화의 의미. 그런데 그런 문화의 상징적인 인물이 용퇴하라니 누구를 말하는 건지? 둘이 잘 연결이 안 되는데..
(댓글 소개와 술 마신 얘기)
00:15:45 뉴파티위원회의 목표는 인적 쇄신
이철희 : 뉴파티위원회? 뉴파티라는 단어를 선택하신 거는 문재인 대표입니다. 아마 이제 그분의 생각은 본인이 정당에 들어와서 정치를 해보니까 너무 올드하다, 너무 낡았다, 낡은 정치를 정당에 빗대면 올드파티가 되겠죠. 정당에 너무 올드파티로 좀 굳어져있고, 그러다 보니까 국민들로부터 사랑도 못 받고, 선거는 큰 선거마다 지게 되는, 이런 거를 본인이 체험하시면서 뉴파티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하셨다고 해요. 올드가 아닌 뉴를 추구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신데..
▶ 재신임 정국 이후 뉴파티플랜을 발표하겠다고 하다가 쏙 들어갔는데 이 단어가 이렇게 되살아났음.
그러면 올드라는 게 그냥 있는 게 아니잖아요. 현실에서 존재하는 이유는 다 근거가 있는 거기 때문에 그 올드한 관행, 제도, 문화, 이런 것들을 어떻게 좀 새롭게 바꿔낼 거냐라는 고민 속에서 이 위원회를 통해서 한번 해보자라는 거였는데 힘이 없잖아요. 혁신위원회는 권한이라도 주어져 있잖아요. 당헌당규를 바꾸면 되니까. 그런데 여기는 그런 힘이 없기 때문에 내부에서 운동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야 되는..
장윤선 : NGO네요.
이철희 : 그렇죠. 뉴파티 운동을 통해서 당 내의 잘못된 것들을 걷어내는 것들이 과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죠. 사실 그림이 명징하게 그려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지금은 올드, 우리가 걷어내야 될 올드한 것들이 뭔지를 규정을 하고, 그 속에서 그러면 새로운 것들은 뭐냐? 그걸 어떻게 우리가 추진해 나갈 거냐? 이런 것들을 내부 논의를 해서 위원들끼리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가 돼야 되잖아요.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밀고 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뉴파티에 대한 장윤선의 해석)
장윤선 : 문재인 대표가 이 역할을 부탁하셨나요?
이철희 : 예.
장윤선 : 뭐라 그러시면서 이걸 맡으라고? 아무런 권한도 없고 뭘 좀 주면서 하라고 그래야지. 일을 하려면 예산도 좀 주면서 말이죠. 아무것도 없이 당신 운동만 하시오. 이런 겁니까?
이철희 : 사업을 펼치면 예산이야 당 예산으로 지원을 해주겠죠. 그런데 이게 이벤트 한두 번 한다고 바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저희들은 쭉 논의를 해오고 있습니다만, 역시 핵심은, 총선과 관련돼서 핵심은 인적 쇄신이지 않느냐? 거기까지는 의견이 많이 합의가 돼있어요. 그러면 그 인적 혁신을 어떻게 할 거냐? 여기에 대해서는, 여기가 지금 핵심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치열한 내부 논의를 해봐야 될 거 같고요. 자칫 잘못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원래 있던 사람 밀어내고 우리가 하겠다. 이런 게 되잖아요. 그게 이제 일종의 자리 다툼, 공천 다툼으로 비쳐질 우려도 있기 때문에 그게 아닌, 그야말로 뉴파티운동, 혁신위에 이은 제2의 혁신운동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 거냐에 대해서 고민이 많죠.
▶ 문대표가 부탁한 게 인적 쇄신 맞습니까? 누구랑 어디까지 협의가 됐다는 건지? 본인들도 공천 다툼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걸 잘 알면서 이철희는 비례 나가겠다고 하고, 금태섭, 기동민은 잽싸게 신기남, 신계륜 지역구에 출마 선언 하나요? 인적 쇄신이 아니라 빈 자리 차지하려는 걸로 밖에 안 보이는데.. 그러면서 무슨 명분으로 중진 용퇴를 요구합니까?
또 새로 오신 분들은 아무래도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게 강하잖아요. 그런데 저처럼 정치권 사정을 좀 아는 사람들은 결기만으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동안 숱하게 시도해봤던 방법들이 안 되는데 또 우리가 툭 던지고 말면 안 되지 않느냐? 이런 고민들이 있어서 여기도 서로 좀 맞추는 게 필요해요.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킨다고 그럴까요? 그런 노력들이 내부에서 펼쳐지고 있는데, 의욕은 있습니다만 답답하기는 합니다.
▶ <진짜가 나타났다 시즌2>에서 정청래와 이동형이 밝힌 내용. 영입 인사와 당 내 인사들 사이에 "하지 말자"와 "하자" 중 뭘 해야 될지를 놓고 갈등이 있었다고..
2016.01.28. [진짜다 시즌2] 11-1 아름다운 퇴장, 이제는 총선승리
▶ 관련 내용은 00:51:45 부근부터
장윤선 : 현실이네요. 의욕은 있지만 답답하다. 문재인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뒤에서 밀여주셔야 뉴파티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철희 : 문재인 대표가 밀어주면 문재인 지지 그룹이라 그래.
장윤선 : 친문 그룹이 되는 겁니까?
이철희 : 그렇죠. 또 친위대가 된다. 이런 소리를 듣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계파 싸움에 끼어들 생각이 없거든요. 계파 싸움 자체를 부정해야 되는 게 맞다고 보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를 싫어하거나 반대하거나 이런 차원을 떠나서 친문이라는 딱지가 붙는 순간 저희들의 운신의 폭이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주 자유롭게 움직여야 된다고 보거든요.
▶ 뉴파티 위원 중 11명이 전부터 어울리던 안철수/박원순계인데 계파에 자유롭다니.. 명단은 따로 올리겠습니다.
장윤선 : 그렇군요. 앞서 인적 쇄신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인적 쇄신의 기준, 틀, 이런 게 어떤 게 있을까요?
이철희 : 그건 이제 만들어가는 거죠. 또 저희가 이렇게 하란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잖아요? 대게 인적 쇄신을 하는 실질적인 기구는 옛날로 치면 공심위, 요즘 우리 당헌당규에 들어있는 표현으로 하면 아마 공천관리위원회 정도 될 겁니다, 그죠? 거기도 있고 전략공천위원회도 있고, 여러 가지 위원회가 있는데, 그런 위원회에서 실제적으로 실행할 거고, 사실은 물갈이는 시작이 된 거죠.
장윤선 : 물갈이는 이미 시작이 됐다?
이철희 : 그렇죠. 왜냐하면 평가위원회가 이미 활동을 끝내났잖아요. 그러면 하위 20%는 자연적으로 배제하게끔 당헌당규에 못이 박혀 있잖아요. 물갈이는 이미 시작이 된 거고 평가위도 활동을 끝내고 공개만 안 했을 뿐이지 그 자료는 이미 만들어져 있거든요. 물갈이는 시작이 됐는데 우리가 정치적으로 물갈이를 한다 했을 때는 몇 명을 하느냐, 몇 % 하느냐 보다는 상징적인 인물이 누구냐? 이걸 많이 따지는 거니까 그런 점에서 저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인 거고, 그 상징이라고 그러면 뭐를 상징하는 사람이어야 되느냐? 또는 그 사람이 누구냐, 이런 데까지 갈 거냐, 말 거냐, 적시할 거냐, 말 거냐, 이런 고민이 있는 거죠.
장윤선 : 앞으로 인적 쇄신에 새로운 운동? 뭐 이렇게 하면 너무 약하고 인적 쇄신의 칼 바람이 분다. 이렇게.. 하하하하. 애기를 좀 하면 기자들 쓰는 용어로. 인적 쇄신의 칼 바람이 분다. 이 정도면 되겠네요.
이철희 : 우리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그런 표현을 쓰더라고. "언론에서 뉴파티위원회가 정풍운동 하는 거 아니냐?" 이랬더니 "정풍이 아니라 청풍입니다."
장윤선 : 청풍?
이철희 : 예. 맑은 바람.
장윤선 : 맑은 바람. 네.
이철희 : 정풍이라는 게 누구를 배제하기 위한 조직적 운동이라고 본다면, 청풍은 당에 새로운 가운을 불어넣고, 그 새로운 기운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뭔가 변화가 모색이 되고, 또 그분들도 용퇴하는, 결단하는 모양이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퇴장이 저는 더 좋다고 보거든요. 밀어내듯이 잘라내듯이 하면 생나무 꺾는 거랑 비슷하기 때문에. 정치적 경륜이나 연륜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쌓인 게 아니고 정치에서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너무 이렇게 무 자르듯이 잘라내는 것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최대한 그분들에게 명분도 드리고 아름다운 모습도 잘 만들어주는 게 좋은 정당이라고 저는 봐요. 그런 흐름들을 어떻게 만들어낼 거냐? 그런 점에서 청풍이라는 표현이 저는 괜찮더라고요.
▶ 다선 의원들이 일을 안 하기는 하는데 무슨 명분으로 아름다운 퇴장을 요구할지 지켜보겠음. 경선으로 밀어내는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
00:33:10 핫하게 붙어보고 지면 쿨하게 빠지겠다
이철희 : (박근헤와 야당 비판) 그럼 니가 하면 잘할 거냐? 이런 질문에 스스로 반문해야 될 시점에 와있는데, 제가 한다고 잘할 자신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장담한 일은 아니지만, 최소한 그런 데에서 답을 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만만한 야당은 싫다라고 제가 생각하고. 입당의 변에 제가 그런 표현을 썼어요. 못난 사람이 될지언정 나쁜 사람은 안 되겠다. 자기 거 챙기고 어떻게 해서든 내 거 좀 연장해보려고 하는, 기득권 연장해보려는 그런 나쁜 놈은 안 되겠다는 제 생각인데.
붙어볼 때 붙어보고 안 되면 빠져주는 게 새로운 사람이 와서 하는 거잖아요. 그잖아요? 자기가 꼭 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자기가 충분히 질만큼 졌으면 빠져주고, 그 다음에 새로운 사람이 와서 또 해보고. 그 사람이 또 이길 수도 있는 거니까. 그 가능성이 더 많지 않아요? 매번 진 사람이 이길 가능성보다는 새로운 사람이 와서 이길 가능성이 더 많은 거 아니에요? 그렇게 저는 길을 터주는 것도 좋다고 봐요.
장윤선 : 그래서 핫하게 붙어보고 지면 쿨하게 빠지겠다.
이철희 : 지면 쿨하게 사라지겠다.
장윤선 : 예.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철희 : 누가 그러더라고, 그랬더니. 아니, 시작하는 놈이 벌써부터 사라질 걱정을 하냐?
장윤선 : 하하하하. 그러니까요. 저도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기남, 노영민 얘기)
00:37:45 막말의 기준은 유권자의 눈 높이
장윤선 : 막말 논란, 이런 거 있었던 분들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철희 : 막말이라는 게 우리가 쉽게 그냥 막말 안 됩니다. 국민을 짜증나게 하는 막말 하면 안 되죠. 이런 거는 다 공감합니다만 막말의 기준이 뭐냐가 좀 애매해요.
장윤선 : 막말의 기준?
이철희 : 그렇죠. 왜냐하면 기준이 분명하지 않으면 형평성 시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라는 점을 전제로 말씀을 드리는데. 그러나 어쨌든 두루뭉실하게 막말을 해서 당에 상처를 주거나 지지층에게 스트레스를 안긴 분들에 대해서도 역시 저는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봅니다. 이게 정치니까요. 이게 법정이라고 그러면 물을 수 없는 책임일지 모르겠으나 정치적 책임이라는 거는 굉장히 포괄적 책임이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정치적 책임을 물을 때는 기존을 분명하게 잡으면 돼요. 누구를 기준으로 잡을 거냐라고 보면 국회의원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고, 권력자도 아니라, 유권저의 눈으로 바라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유권저의 눈이 언론을 통해 전달됐을 때 약간 과장된 거 있지 않느냐는 게 있을 수 있죠. 그렇다면 독자적으로 유권자들과 소통해서 어느 게 적정한지 판단하면 되거든요. 유권자 눈 높이에 맞추는 게 정치적 책임에 첫 번째 기준이고 마지막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00:39:10 야권 연대는 정치 공학이 아닌 가치 연대로
장윤선 : 자, 지금 뭐 몇 가지 기준이 나온 거 같습니다. 막말, 반부폐 인사들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인적 청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말씀을 드리고요.
앞서 제가 이철희 소장님 소개할 때 "저는 이분을 전략가로 알고 있다." 제가 그렇게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선거는 손학규 대표 분당 선거에요. 굉장히 어려운 선겨였고 손대표가 나가야 되냐, 말아야 되냐부터 시작을 해서 굉장히 기자회견장이 어마어마하게 뜨거웠던 걸로 저도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도 굉장히 어려운 선거를 이겼어요.
그런데 지금 굉장히 어렵습니다. 앞서 1여다야 구도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연합 정치 안 하고 돌파할 방법이 있겠냐라는 대중의 고민도 있습니다. 어떤 돌파구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철희 : 분당 선거 말씀을 잠깐 드리면, 저는 손학규 대표가 분당에 출마하는 거 자체를 반대했었습니다. 일상적인 정치에서 당의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없이 선거 때 아주 모험적 선택을 해서 뭔가 돌파하려고 하는 시도가 몇 번 있었으나 당이 힘을 좀 키우는 데 별 도움이 안 되더라는 게 제 판단이었기 때문에 그런 선택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또 하나는 당시 민주당이 분당에 먹히는 그림이 아니라 강북의 유권자들에게 공감하는 정책을 더 많이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것 때문에 제가 반대를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나갔거든요. 그 선거는 전적으로 후보가 워낙 필드가 강하신 분이에요. 정말 제가 본 정치인들 중에 현장에서 유권자랑 소통하는 능력, 단연 발군이었거든요.
▶ 같은 논리라면 문재인 부산 출마도 반대해야 될 거 같은데.. 당 대표가 아닌 평의원이라 괜찮다는 뜻?
장윤선 : 손학규 대표가요?
이철희 : 예. 그 능력이 빛을 발한 거였고. 또 시기적 요건도 괜찮았던 점도 있고, 상대 후보도 잘 선택이 됐던..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진 선겨였는데, 이번 선거는 쉽지 않은 선거인 거죠. 쉽지 않은 선거인데 김종인 위원장이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까 127석인가를 승패의 기준으로 삼았던데, 그런 기준을 가져야죠. 정당이 애초부터 뭐 100석도 안 될 거다. 이렇게 하면 안 되고.
저는 유권자를 믿고 가는 담대한 전략으로 간다면 상당히 성과를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금 유권자들의 바닥 정서라고 그럴까요?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거 아니에요? 좀 바꾸자, 이거 아니에요? 거기에 누가 더 호응하느냐, 신뢰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느냐 싸움이라고 본다면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127석이나 그 이상도 가능할 거라고 보는데.
연대 없이 가능햐냐? 이게 연대라는 게 연합 정치, 또는 선거 연대라는 거를 정치 공학적으로 접근하면 별 효과 없을 거라고 봅니다. 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이미 식상한 전략이거든요. 너무 빈번하게 사용한 거기 때문에 효과가 별로 없어요. 이게 정치 공학으로 접근하지 말고, 진보를 정치할 때 연합 정치 없이 정치하는 전 세계 진보는 없습니다. 전세계 모든 진보는 연합 정치라는 거를 써요. 상용하는 전략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마치 고육지책으로, 약자가 밀려서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처럼 생각하니까 주장하는 사람도 자신이 없는 거거든요. 그러면 핵심은 연대하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 연대하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주는, 유권자들이 저러저러한 것들에 대해서 공통의 과제를 만들어서 지금은 함께 싸우는 게 필요하다. 그것이 연대로 나타나야 된다라고 하면 충분히 성과가 있을 수 있고요.
연대라는 거를 우리가 포기해버리면, 선거 전략으로만 연대를 생각하니까 잘못 오용된 게 있는데요. 복지라는 것도 연대잖아요. 복지라는 것도 연대라는 정신, 가치에서 나온 거잖아요.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대라는 가치를 가지고 우리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낼 거냐라고 고민하고, 현재 그럼 연대, 현실에서 연대가 왜 필요한지를 잘 설명해내서 그것이 공감을 얻는다면 이게 설득력이 있는 거고.
그거는 뭐 안철수 아니라 안철수 할애비라도 따라와야 맞는 거죠. 유권자가 요구하는 거보다 더 무거운 명령이라는 건 없잖아요. 그잖아요? 안철수나 문재인이든 또는 김종인이든 누구도 이쪽 지지층, 유권자의 요구를 외면해서 성공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에 그런 요구가 나올 수 있게끔 보여주느냐? 이게 저는 관건이라고 보는 거고요. 그것도 역시 리더쉽의 영역이니까 김종인 위원장이나 안철수 전 대표나 천정배 전 대표나 우리 정치를 이끌어가는 분들이, 심상정 대표나, 그런 정치력, 리더쉽을 보여주는 게 저는 이번 선거에 굉장히 중요한 관건일 거라고 보고요. 그것 역시 진보가 유능한 정치로 가느냐, 못 가느냐에 하나의 분수령이 된다고 보는 거죠.
장윤선 : 사실 후보 단일화 전술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또 약한 사람들끼리 힘 합쳐서 하나 또 나오는구나.' 이런 식의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러면 처음부터 아예 공천 단계에서부터 같이 하면 어떻겠냐? 이런 의견을 문재인 대표가 갖고 있다고 어느 언론에 나왔던데요.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후보 단일화가 여전히 유효한 전술이다. 이렇게 보십니까?
이철희 : 지금 단일화를 얘기하는 거는 야권의 혁신을 회피하기 위한 알리바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당이 정립하는 과정이잖아요. 분화, 분립이 정립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으로의 정체성과 정책적 방향과 인물 구도를 분명하게 제시하는 게 맞고, 국민의당도 마찬가지고요. 정의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제대로 정립되고 나서 그 다음에 연대에 대한 고민이 들어가야 되는 게 단계로 보면 맞는 거죠.
그런데 각자 도생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연대하자고 그러면 모양이, 사람들에게 설득하는 데 좀 이상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각자 정립하는 과정 속에서 공동으로 싸워야 될 게 뭔지를 찾아내는 과정은 한 축으로 필요합니다만, 지금 중요한 과제는 각 당이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누구를 대표할 것인지 분명히 해서 자신의 지지층과 결속하는 게 우선인 거고요. 이 결속된 지지층들 다 덩어리로 모아보니까, 합해보니까 야권 진영이 이만큼 커졌더라. 이걸 온전하게 의석으로, 세력으로 담아내려면 연대가 불가피하다, 단일화가 불가피하다. 이렇게 가는 게 맞거든요.
전자 없이 단일화부터 꺼내면 일반 국민들이 볼 때 또 저런다라고 생각하는 거고, 각 당이 해야 되는 혁신의 노력이 방기되는 거거든요. 후보 단일화로 가면요. 제가 볼 때 현 단계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활성화되면 제일 많이 반길 사람은 현역 의원들일 거에요. 왜냐하면 이게 단일화라는 논의로 들어갔을 때는 각 세력이 자기가 얼마나 많이 먹느냐의 싸움이잖아요. 얼마나 많이 할당받냐의 싸움이라고 보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위주 로 싸울 수밖에 없어요. 혁신하는 데 굉장히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거든요. 지금은 그 단계는 아니다라고 보는 거죠.
▶ 동의합니다. 다만 더민주가 혁신이 안 돼서 안철수가 야권 연대 거부한다는 쉴드는 그만 쳐주시길. 안철수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는 거 같은데..
00:46:40 이번 총선은 야당이 잘하면 여소야대도 가능한 구도
장윤선 : 지금은 서로 모든 야권의 정당들이 각자 자기 정당들을 제대로 정립을 하고, 리더쉽을 세우고, 그 토대 위에서 연합을 할 건지, 말 건지에 대한 결론을 내야 된다.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다 떠나서 그렇게 하면 127 이상 할 수 있다고 보세요? 김종인 위원장은 127석 얘기했는데 이철희 소장님은 얼마나 예상하십니까?
이철희 : 저는 아직 그렇게 몇 석이 가능할지에 대해서 가늠할 정도로 잘 모르겠고요. 아직 내부를 잘 안 들여다본 평론가 입장으로 많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들여다봐야 될 거 같은데, 127석이 쉽지는 않으나 불가능하지는 않다, 저는 생각합니다.
구도만 놓고 보면 지금은 여당이 전전긍긍해야 될 선거거든요. 경제 성과 아무것도 없잖아요. 남북관계도 성과 없죠. 그 잘했다는 외교도 흔들리고 있잖아요. 내놓을 만한 게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먹사니즘,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서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게다가 더 나빠졌잖아요. 이런 선거면, 다른 나라에서 치르는 선거면 이거는 필히 여당이 필패하는 선거거든요.
야당이 제대로 정신차려서 이제 좀 새로운 사람들로 좀.. 새로운 사람이라는 게 무조건 새롭다는 것만이 승부처가 될 수는 없습니다만, 새로움과 거기에 대해서 유능함이 결합이 되어서 유권자들에게 잘 보여진다면 저는 여소야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구도만 놓고 보면 그렇다 이거죠. 그러니까 이번 선거에 저는 독립변수는 야당이 얼마나 정신차리고 하느냐, 야권이 얼마나 정신차리고 하느냐에 달려있는 거지, 여권이 독립변수는 아니라고 봐요. 독립변수가 부실하면.. 글쎄요. 여당이 180석 얻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죠. 그렇잖아요?
장윤선 : 여당은 상수인 것이고 야당이 변수인 것인데, 여기서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여소야대 국면도 만들 수 있다. 이런 전망을 해주셨습니다. 앞서 연합 정치 안 하는 데 없고 필요하다. 전 세계 어디나 그렇게 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연합 정치를 할 거냐?
00:48:50 차가운 이성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정치를 하고 싶다
장윤선 : 중요한 거는 어떤 정치의 감동이 사라진 지가 오래 됐거든요. 멋있는 정치인 만난 지도 되게 오래 됐어요. 이철희 소장님 출마 선언에서 막 가는데 지나가는 시민이 고생하신다고 아메리카노 한 잔 사주는 정치인 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실제 우리 정치인들이 지옥철이잖아요. 출근길 같이 경험하고 "아우, 오늘 너무 힘들었다." 이러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어떤 방향으로 그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철희 : 아메리카노 한 잔 사주는 정치인에 대한 얘기는, 제가 강준만 교수랑 얘기하다가 강교수가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도 언젠가는 길 가다가 정치인 만나고 국회의원 만나면 고생하신다고 아메리카노 한 잔 사주는, 그런 정치가 왔으면 좋겠다. 이런 소망을 얘기하시더라고요. 제가 그 기억이 워낙 강하게 남아서 그런지 입당의 변을 쓸 때 그 얘기를 했었는데,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고요.
그래도 또 정치인이 욕 먹을 때는 욕 먹어야 맞죠. 칭찬만 받으려고 하는 정치인은 굉장히 좀 위험하다고 봅니다. 욕 먹을 때는 욕 먹어야 되는 거잖아요. 왜냐하면 뭔가 결정해서 한 사회의 룰을 정하는데, 칭찬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내가 누구를 대표할 것이냐? 내가 저 사람을 대표하겠다고 했을 때 그 사람에게 욕 먹으면 내가 반성해야죠. 그러나 내가 대표하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욕 먹으면 역설적이게도 누군가를 대표하는 거를 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욕 먹는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대산에 뭐 때문에 욕 먹는지를 잘 따져봐야 되는 거고요.
또 하나는 정치에 감동을 줘야 된다는 것들이 우리가 노무현 모델에서 많이 나온 겁니다. 과감하게 기성 질서에 도전하고 고정관념을 깨려고 하는, 그런 도전적 모습으로써의 감동은 반드시 있어야 되고 좋은 거기는 합니다만, 그것 없이 자꾸 이벤트로 감동을 연출하려고 하면 그것도 역시 위험한 점이죠. 막스 베버가 얘기한 일종의 허영심이거든요.
저는 베버가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베버가 소명으로써의 정치에서 이렇게 얘기를 해요.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머리로 하는 것이다. 또 뒤에 가면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머리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해요. 그런데 중요한 건 머리잖아요. 이 머리라는 게 뭐냐 하면 내가 대표하겠다는 사람들의 삶을 챙기는 그 정책을 가지고, 그 실행하는 노력을 가지고 평가를 받아야지,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성과도 없으면서 열심히 나는 당신 편입니다. 또는 무슨 이벤트를 만들어가지고 박수 받는, 그런 정치는 하면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전략가를 지향하는 이유도 그런 겁니다. 좀 차가운 이성으로 정치를 해서 문제를 풀어내는 정치를 하고 싶다. 풀지 못하면서 그냥 벙벙하게 사람들 현혹시키는 정치는 안 하고 싶다는 게 제 생각이라서, 그런 것을 통해서 그런 걸 하다가 보면 때로는 감동을 줄 수도 있겠죠, 유권자들에게. 그러나 그것만을, 또는 그거를 추구하는 것으로 정치에 목표를 이렇게 좌표를 설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사람에 대한 통찰력도 갖추셨으면 합니다. 안철수를 어떻게 봤기에 민주당 혁신이나 문안박 연대를 제안하셨는지.. 판 읽고 그림 그리는 실력은 좋으나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배우들이 대본을 못 따라가는 거 같던데..
장윤선 : 어쨌든 국민들은 트뤼도 모델이나 오바마 모델을 보면서 '아, 우리도 저런 정치인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이철희 : 그때의 감동은 결과로써의 감동이잖아요.
장윤선 : 결과로써의 감동이죠. 뭔가를 해냈을 때의 감동인데 그런 거를 기대하기가 되게 어려운 조건이 돼서..
이철희 : 선거 잘해서 감동을 좀 주고 싶죠. 여소야대면, 이번 총선에서 정말 기적처럼 여소야대를 만들어냈다고 하면 얼마나 감동이겠습니까? 그 안에서 어떤 이벤트로 감동을 주는 것보다 그 결과가 주는 감동이 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는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해요.
(농담)
00:54:25 더민주는 호남 가치 복원, 국민의당은 중도 확장이 정답
장윤선 : 지금 보면 새누리당은 워낙 보수우파를 자임하는 정당이니까 그런다 치고요. 더불어민주당, 또 국민의당이 서로 중도 싸움을 세게 벌이고 있는 거 아니냐? 대중의 요구는 진보 의제, 이를 테면 무상급식에 환호했던 것처럼, 또 보편적 복지에 환호하는 것처럼, 일부 세금을 좀 늘리더라도, 예컨대 청년 수당, 청년 배당, 당장에 앓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서 좀 적극적으로 진보적인 의제들을.. 일자리 문제만 하더라도 일하는 노동시간을 좀 줄여서 일자리를 좀 늘리는 방안, 이런 것들도 점 적극적으로 검토해봐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진보 의제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중도 싸움을 하는 거 같아요. 이게 이율배반적이지 않나 하는 측면도 있는데요. 그 점은 어떻게 보세요?
이철희 : 중도 싸움의 측면이 있죠. 있는 거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나간 사람들이 당을 만들다 보니까 불가피한 과정일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중도 영역이라고 하는 걸 놓치고 싸움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건데.. 야권의 주 전장은 호남이거든요. 호남 잡기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거잖아요. 보기 안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정당으로써도 유효한 전략일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성이라는 개념을 쓸 수 있다면, 객관성, 대중성, 이런 개념처럼 호남성이라는 거를 생각해본다면 더 강조하는 게 맞습니다. 왜냐하면 이 정당의 뿌리가 여기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이 정당에 대해서 갖는 애정만큼이나 반감이 있거든요. 서운한 점이 있단 말이에요. 유력한 대권 주자도 없고, 호남 출신의 유력한 대권 주자도 없잖아요. 그리고 당권을 잃은 지도 제법 됐어요. 지금 당권 주자도 마땅치 않은 상황. 이러면 어느 유권자들도 지역주의 구도 하에서는 열패감이나 공허감을 느끼게 돼있거든요. 거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반응을 못 했고 대응을 못한 거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반성의 차원으로써 이른바 호남성이라는 걸 회복하려는 노력은 정말 처절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거는 인물 하나나 한두 건의 이벤트로 풀릴 문제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호남이 지향했던 가치, 한국 사회에서 호남이 지향했던 가치, 5.18이 그렇게 절절하게 요구했던 가치, 이거를 얼마나 담아내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그걸 담아내는 세력을 이번 총선에서 제시하느냐가 더불어민주당의 과제인 거라고 보는데.
국민의당이 지금 하고 있는 호남 공략이 불가피한 점도 있다고 저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이렇게 초보적인 수준이고 현실 정치 문법에 너무 많이 긴박해있는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거는 안철수 대표가 책임져야 될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 두고 두고. 새정치 하겠다라고 내걸었는데 지금 더민주에 있던 호남 정치인들이 많이 국민의당으로 이동했잖아요. 그 의원들을 어떻게 할 거냐? 저 당에 있을 때는 청산해야 될 구태고, 이 당에 있을 때는 당연히 같이 가야 될 동지냐? 이렇게 볼 수는 없는 거거든요. 거기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선택을 하든지 정직하게 안철수 대표가 "저는 이러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애기를 해야 되는 거고요.
안철수 대표가 했던 말씀 중에 "내가 나오니까 중도로 영역이 확장되지 않냐? 새누리당 지지율이 30%로 떨어지지 않냐?" 그러면 거기에 저는 우선 충실하는 게 맞다. 중도 영역을 확장하는 노력을 중심으로 잡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 정치의 필요에 의해서 호남을 어떻게 지지 기반으로 할 거냐 하는 고민을 해야 되는데, 이게 뒤바뀐 거 같아요. 주종이 뒤바뀌어 버리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거 같고요.
제가 더민주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비판도 자칫 오해가 있을 거 같아서 좀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더민주가 풀어야 될 과제와 국민의당이 풀어야 될 과제가 조금씩 다른데, 그 책임이 온전하게 안철수 대표에게 주어져있는 점도 있다. 국민의당하고 보면 궤도 수정을 저는 좀 해야 되지 않을까 싶은 게 제 생각이고요.
마찬가지로 더민주도 호남 눈치만 보고 있을 게 아니라 당당하게 우리는 호남성이라 그럴까요? 호남의 가치, 호남 정치의 가치, 이걸 어떻게 담아내겠다라는 거를 좀 더 분명하고 당당하게 풀어내야 되는 과제가 또 있는 거고요. 그거는 문재인 대표의 숙제이기도 하고, 김종인 위원장의 숙제이기도 하고, 또 저 같은 사람들의 숙제이기도 한 거니까 그런 과제를 잘 풀어내는 게 중요한데, 엉뚱한 데서 너무 심하게 싸우고 있는 거 아닐까? 저는 그 걱정이 있습니다.
00:59:30 가치를 중심으로 정치해야 지역주의가 깨진다
장윤선 : 실제로 호남 민심 저희가 취재를 하거나 얘기를 좀 들어보면 "왜 호남만 와서 난리 치느냐? 실제로 다른 지역도 있다. 부산도 있고, 강원도 있다. 충청도 있고, 제주도 있고, 여러 지역이 있는데 왜 온전히 야당들이 호남 지역만 가지고 저렇게 저라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비판도 타 지역에서는 나오는 거 같습니다. 그런 걸 좀 돌파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전략을 좀 구사해야 되는 점은 없을까요?
이철희 : 있죠. 예를 들면, 브로드하게만 말씀 드리면, 어떤 분이 호남 가서 "제가 호남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과, 어떤 분이 호남이라는 지역에 가서 "저는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 서민들, 보통 사람들, 약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하는 게 완전히 다른 메시지거든요. 광주에 사는 저소득자와 대구에 사는 저소득자, 월 200만원도 못 버는 저소득자가 왜 다른 투표를 해야 됩니까? 우리가 정치학 교과서에서 보면 이분은 같은 투표를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다른 투표를 하고 있단 말이에요.
누군가 이걸 자꾸 이렇게 다른 투표를 하도록 유도한단 말이에요. 한쪽은 영남 정당을 찍게 만들고 한족은 호남 정당을 찍게 만드는 이것이 과연 그분들에게 실익이 있는 선택이였나를 보면 허망한 거잖아요. 별로 실익이 없거든요. 그런 점에서 어떤 지역을 기준으로 정치하지 말고요. 그 지역의 다수를 차지하는 약자들을 위한 정치를 하면 지역주의 프레임은 깨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야당도 무능하다 보니까 계속 그 프레임에 안주하려고 했던 거잖아요. 이거라도 좀 지키자. 이렇게 생각했던 거거든요.
호남의 가치나 호남의 정신이라는 거는 저는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공평한 사회, 더 약자가 대접받는 사회, 이런 것들 아닐까요? 그러면 그 가치를 구현하는 쪽을 정치나 프레임을 운영을 하는 게 맞죠. 자꾸 가서 우리가 호남입니다.
장윤선 : 호남의 아들, 호남의 출신, 뭐 어쩌고 이런 거.
이철희 : 그렇죠. 그게 어느 순간 바뀌지 않는 거기 때문에 현실적인 필요성은 저도 인정합니다만, 그것만 있다고 하면 너무 호남 정신이랄까요? 호남의 가치를 너무 이렇게 형해화하는 거라고 봐요.
장윤선 : 굉장히 중요한 지적을 해주신 거 같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우리 정치 역사에서 보면 늘 투표가 계급 배반적인 투표가 굉장히 많았어요. 본인 계급의식에 충실하지 않은 투표를 하는 것이죠. 결국 그것이 지역 구도를 이렇게 아주 오랫동안 뿌리 내리게 한 측면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어떻게 좀 그런 게 바뀔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보십니까?
이철희 : 조금씩 그런 게 바뀌어가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지금 말씀하신 계급 배반 투표, 지신의 사회경제적인 정체성, 계층에 입각해서 투표하지 않는 게 왜 생겨나느냐 보면 이걸 못 하게 막은 게 사실은 지역주의에요. 이걸 발응하지 않게끔 의도적으로 장착된, 덮기 위해서 만든 프레임이 지역주의잖아요. 분단이라는 것도 있었고. 그렇다면 이걸 의도적으로 걷어내려는 노력을 해야 되는 거에요.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니라면 의도적으로 이걸 해소하는 노력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어떤 프레임이 작동할 거냐, 유권자가 어떤 정체성을 기준으로, 내가 영남 사람이라는 거, 호남 사람이라는 기준으로 투표할 거냐, 저소득자라는 기준으로 투표할 거냐, 어떤 정체성으로 투표할 거냐를 정해주는 거는 정당의 몫이에요. 정당이 어떤 쟁점으로 선거를 치르느냐, 어떤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느냐에 따라서 유권자가 투표하는 잣대가 달라지잖아요. 그러면 정당의 역량이에요. 정치 세력의 역량이고. 그래서 유능한 진보라고 제가 자꾸 말씀 드리는 것도, 꾸준하게 노력을 해야 되는데 하다가 안 되면 돌아서 버리잖아요. 어려운 일이니까, 사실은.
장윤선 : 늘 뒤가 물러요.
이철희 : 하다가 좀 안 되면 식상한 방법으로 가고, 그저 그런 패배에 만족하는, 그런 정도니까 숱하게 졌지 않냐? 익숙한 전략을 썼다가 패배를 답습한 거라면 과감하게 터닝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다행히 전 세계 메이저 정당으로 성장한 진보정당들을 보니 사회경제적인 프레임으로 승부를 걸었을 때 효과를 보더라.
우리도 2010년 지방선거 때 무상급식이라는 걸 가지고 천안함 사태를 받아 치니까 싸움이 되지 않냐? 그러면 그렇게 가자라는 거죠. 그건 정당의 몫인데, 또 정치 지도자의 몫인데, 그걸 잘해내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야권이 야야 내부의 경쟁을 하다 보니까 이런 어젠더들이 실종돼있어요. 이상한 거 갖고 싸우고 있어요.
장윤선 : 정작 가치, 노선, 정책, 이런 걸로 싸워야 되는데 감정 싸움만 하고 있어요. 감정 싸움을 너무 세게 하다 보니까 정작 중요한 의제들을 다 놓치고 있어요. 결국에는 다 새누리당 원하는 방향대로 다 귀결이 되는 거 아닙니까?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말씀하신 대로 지금까지 지역주의, 분단 문제로 계급 배반 투표가 계속 이루어졌다면, 이번에는 정말 과감한 터닝으로 사회경제적 의제를 가지고 세게 한번 붙어볼 만하다. 이번 선거의 주된 이슈는 사회경제적 의제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이철희 : 그럼요. 이미 전장이 형성돼 있어요. 우리가 좀 순간 순간 잊어버리는데,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청년 배당, 청년 수당 문제 가지고 세게 붙고 있습니다. 누리 과정 갖고 싸우고 있어요. 교육과 청년 이쪽에서 복지 이슈들이 제기가 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관심을 갖고 있거든요. 지금 야권에 정당 쪽만 이걸 안 하고 있어요. 이거를 현장에 뿌리 내리고 있는 단체장들이 풀어내고 있는 이 싸움을 주요 싸움으로 만들어내면 돼요.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 하라는 것도 아니에요. 이미 전장이 형성돼 있거든요. 그러면 당이, 어느 정당이든, 국민의당이든 더민주든 이 쟁점을 가지고 제대로 붙어보자고 하면 자연스럽게 연대도 되는 거죠.
그런데 왜 이런 싸움은 안 하고 엉뚱한 데 가서 지금 엉뚱한 데 드잡이 하고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김종인 위원장이 경제민주화, 포용적 성장, 더 많은 민주주의, 이런 개념으로 큰 담론을 정리해준 거는 저는 상당히 의미 있는 터닝이라고 봐요. 그러면 이런 쪽으로 갔을 때 우리가 지금 집중해야 될 싸움은 이미 전장이 형셩돼있는 청년복지 문제, 또 보육복지 문제, 이런 쪽에서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거거든요.
▶ 당에서 박원순, 이재명 혼자 싸우게 둔다는 비판 많죠. 제발 분발해 주시길.
01:05:55 국회의원 배지 달기 위해 정치하지 않겠다
장윤선 : 실질적으로 그런 쪽으로 가다 보면 손에 잡히는 정책들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들로 슬로건으로 해서 한번 붙어볼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시간이 다 돼서 개인적인 얘기 한 가지만 여쭐게요. 정치를 처음 떠날 때 제가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하하하하. 국회 후생관에 더운 여름이었는데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육두문자도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하하하. "이제 안 한다, 나. 떠난다. 바이바이다." 이렇게 하셨어요. 그리고 한 동안 방송인으로 정말 출세 가도를 달리셨습니다. 진짜 저는 '저 선배가 저런 능력이 있었어?'라고 할 정도로 일약 스타가 되셨어요. 방송인도 괜찮거든요. 그리고 꼭 정치를 해야 됩니까? 방송으로 정치인들이 못 하는 것까지 할 수 있는 힘이, 이 마이크 권력이 상당한 권력입니다, 이게. 굉장히 파워풀한 권력인데, 그걸 놓고 다시 또 돌아왔어요. 왜, 무엇이 이철희를 다시 이 소굴로.. 하하하하. 끌어당긴 겁니까?
이철희 : 거창하게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인데요. 정치에 대한 갈망이라 그럴까요? 있었죠. 그거는 제 소신 중에 하나인데, 정치가 달라지지 않으면 보통 사람들이 사는 게 절대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제 소신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갈망이라는 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었던 건데,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정치도 계기가 만들어져야 하는 건데요.
사실은 방송을 하면서 제법 자리도 잡고 이래서, 수입도 좋고 이래서 이걸 그냥 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나름 정치가 잘 되게 기여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 고민도 했어요, 사실은. 그런 쪽으로 많이 좀 생각을 하다가, 야권이 너무 엉망으로 빠져드니까 우선 약이 좀 올랐어요.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라는 것 때문에 약이 오르고 화가 좀 나고 이러면서 이럴 때 나 같은 놈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이럴 때 제가 덤벼야 되는 거 아니냐? 제가 평소에 정도전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난세니까 정도전이 역할이 있었던 게 아니냐 이거죠. 그런 점에서 한번 붙어보자.
그런데 자기 최면을 거는 겁니다, 이게. 무슨 자리 하나 받기 위해서, 배지 달기 위해서 정치하는 쪽으로 좁히지 말자. 그래서 제가 이제 입당의 변 마지막에 썼던 거는 그런 겁니다. 열심히 하다가, 소신껏 하다가 안 되면 국회의원 직 못 얻으면 그걸로 만족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거죠. 국회의원 직 얻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면 어떻게든 얻기 위한 노력을 할 거 아니에요, 그잖아요? 그러고 보면 약간 구차해지고 심지어 비굴해질 수 있겠다 싶어서 선후를 좀 바꾸자 이거죠, 목표를. 멋있는 정치 한번 해보고, 여한 없이 한번 덤벼보고, 좋은 성과가 나서 결과물로 국회의원이 주어진다면. 그건 뭐 당연히 잘하려고 노력해야겠지만, 선후를 바꾸지 말자, 이런 게 강해요. 왜 정치를 다시 하게 됐냐 이렇게 물으면 저는 "약이 올라서, 화도 나기도 하고 약이 올라서 그랬다."가 맞는 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 후회도 좀 돼요. 수입도 없고 통장에 들어오는 돈이 없으니까 '야, 이게 현실이구나.' 이렇게 막..
장윤선 : 그러니까요. 제가 사실 이철희 소장님 어려우실 때 방송하신 다음에 제가 월천대사라는 별명을 제가 지어드렸잖아요.
이철희 : 제일 먼저 지었죠.
장윤선 : 예, 제가 제일 먼저 지어드렸어요. 월천대사. 월수 천만원. 하하하하. 그런데 그걸 또 이제 놓고, 다시 또 험한 길로 들어서셨습니다.
(댓글 소개)
01:10:50 전략을 맡으면 지역구가 어려워서 비례대표 말한 것
장윤선 : (질문) 혹시 지역구 생각하신 데 있으시면 팟짱에서 단독으로 공개해주세요. 이런 의견도 있으셨습니다. 종합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이철희 : 상식이 맞습니다. 상식이 통용이 안 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미국 혁명인가요? 커먼센스, 상식론이 혁명을 추동할 만큼 상식이라는 게 중요한.. 커먼센스니까 누구나 갖고 있는 판단이거든요. 그걸 존중하면 정치도 잘 될 거고, 이 나라도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상식을 회복하는 게 저는 변화라고 생각하고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왜 비례대표 나가냐고 말씀하시는데, 제 기능이 전략을 맡아야 되는 기능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일이 주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지금 생각은 그런 걸 하다 보면 지역구 가서 뛸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런 점을 저는 제 스스로 감안해서 드린 말씀이고요.
▶ 비례 20번 이후 받으면 진심을 인정해 드립니다.
거창한 말씀 드리는 걸 워낙 싫어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렇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나쁜 놈은 안 되겠습니다. 제가 부족하고 모자란 놈으로 판명이 될 수는 있겠으나, 나쁜 놈이 안 되는 노력만큼은 하겠습니다.
장윤선 : 저는 이철희 소장님을 좀 아는 편인데요. 나쁜 놈은 아닙니다. 하하하하.
이철희 : 나쁜 분이 될 수도 있죠.
장윤선 : 나쁜 분은 아닙니다. 제가 힘드실 때 아메리카노 한 잔 사드릴게요.
이철희 : 네, 고맙습니다.
(클로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