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지구와 외계인은 어디 있을까?
전자신문 | 권건호 | 입력 2015.08.02. 18:00 | 수정 2015.08.03. 09:34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는 아주 작은 일부분이다.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는 넓은 우주 어딘가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이 존재하고 외계 생명체도 존재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부터 제2의 지구, 외계 생명체를 찾는 활동을 펼쳐 왔다. 그동안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여럿 발견했고 물과 얼음, 대기를 갖춘 행성도 많았다.
◇지구와 가장 닮은꼴 행성 발견
지난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세계에 생중계한 인터넷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발견한 행성 중 지구와 가장 유사한 행성을 태양계 밖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구(왼쪽)와 케플러 452b 크기 비교
태양 역할을 하는 항성의 존재, 항성과 행성 거리, 행성 공전주기 등이 지구와 판박이처럼 닮아 과학계 이목이 집중됐다. 이 항성은 ‘케플러 452’, 지구와 닮은 행성은 ‘케플러 452b’로 명명됐다.
지구로부터 1400광년(약 1경3000조㎞) 떨어진 백조자리에 있는 케플러 452는 분광형으로 볼 때 태양과 같은 ‘G2’형이다. 태양과 온도가 비슷하며 크기는 10% 더 크고 밝기는 20% 더 밝았다. 나이는 60억년으로 45억년인 태양보다 15억년 더 오래됐다.
태양 역할을 하는 케플러 452를 도는 행성 중 케플러 452b가 지구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항성과 행성 간 거리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케플러 452b 공전궤도는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거주 가능구역’에 있다. 크기와 공전궤도도 지구와 흡사하다. 케플러 452b 공전주기는 385일로 지구보다 약 5% 길고 항성과 행성 거리도 지구와 태양보다 약 5% 멀다. 케플러 452b 지름은 지구의 1.6배로 지구보다 더 크다.
지구보다 더 오래되고 크기도 커서 ‘지구의 사촌형’이라 부르기도 한다. NASA는 이번 발견이 지구2.0을 찾는 데 한 걸음 다가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케플러 망원경 데이터를 분석한 NASA 에임스 연구소의 존 젠킨스는 “케플러-452b는 지구보다 나이가 많고 몸집이 큰 사촌”이라며 “거주 가능구역에서 60억년을 보낸 이 행성에 생명 존재에 필요한 성분과 조건이 모두 있었다면 생명이 발생하기 위한 상당한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는 케플러 452b 외에도 521개 행성 후보를 새로 발견했다. 이 중 12개가 지구 지름의 한두 배에 거주 가능구역에서 공전한다고 발표했다. 태양과 비슷한 항성을 도는 것은 9개다.
이번 발견에는 케플러 망원경이 큰 역할을 했다. 지구와 비슷한 외계 행성을 찾고자 지난 2009년 3월에 발사했으며 지금까지 1000개 이상 행성을 발견해 ‘행성 사냥꾼’으로 불린다. 지금도 지구에서 6500만㎞ 떨어진 태양궤도를 돌면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 후보를 발견해 정보를 보내온다. 당초 수명은 2012년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NASA가 2016년까지 수명을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
◇외계인 찾기 프로젝트도 가동
외계인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세계 최대 규모 프로젝트도 출범했다.
러시아 출신 재벌 유리 밀러가 1억달러(약 1173억원)를 투자하고, 스티븐 호킹 등 유명 과학자가 참여하는 ‘돌파구 듣기(Breakthrough Listen)’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1등 상금 100만달러를 걸고 외계인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만드는 ‘돌파구 메시지(Breakthrough Message)’ 공모 프로젝트도 함께 시작했다.
호킹 박사는 “우주 어딘가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우리가 보낸 빛을 볼지 모르고 빛 속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 이전에도 외계 생명체를 찾으려는 프로젝트가 진행돼 왔다. 과학자는 우리가 모르는 우주 어딘가에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있고 지능을 갖춘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천문학자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코스모스’ 저자인 칼 세이건도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라고 말한 바 있다.
과학자는 외계 지적 생명체가 전파를 보낸다는 생각에 따라 정교한 스펙트럼 분석기를 장착하고 주파수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이것이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프로젝트다.
1960년 처음 시작됐고 1990년대 들어 NASA 에임스연구소와 캘리포니아공대 제트추진연구소 등이 프로젝트 지원에 나섰다.
이번에 시작하는 돌파구 듣기 프로젝트는 SETI 연구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돌파구 듣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학자는 현존 최고 천체망원경인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주 그린뱅크망원경과 호주 사우스웨일즈주 파크스망원경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자금 부족으로 망원경 사용시간에 제한이 있었지만 이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최고 성능 망원경 사용시간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신호를 보냈던 것보다 10배 넓은 영역에 5배 이상 무선주파수대를 100배 더 빠르게 보낸다. 데이터 처리 능력도 대폭 향상됐다. SETI 프로젝트에서 1년 걸리던 데이터를 단 하루 만에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자한 유리 밀러는 러시아 물리학자 출신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사업가와 벤처투자가로 전환해 엄청난 돈을 번 사람이다.
유리 밀러는 “실리콘밸리 개방형 접근 방식을 외계 생명체 연구에 투입하겠다”며 “데이터 접근을 공개하고 사회 네트워크 문제해결 능력을 활용하는 신호 분석 작업에 일반인 참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