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민광장'의 회원이고 정치인 유시민의 두 번째 창당 결과물인 '국민참여당'때 처음 당적을 갖기 시작해 현재는 정의당의 당원입니다. 소위 말하는 '유시민 빠' 중 한 사람임을 인정합니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사실이니까요.
올해 들어 JTBC 방송 이곳저곳에 유 작가가 출연하면서 오유 시사 게시판에 자연인 유시민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론의 달인이다.', '대적할 패널이 없다.', '전원책이 발렸다.', '통쾌하다.' 등등.. 혹시 "어떻게 저렇게 말을 잘 하지?" 궁금하신 분 계시나요?
엄청난 독서량으로 인한 풍부한 어휘, 타고난 임기응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재치. 또한 국무 위원으로, 국회의원으로서의 현실정치에 대한 경험 등이 바로 그 이유겠지요? 그런데 그런 사람은 참 많습니다. 학자, 정치인, 행정가, 언론인, 평론가. 소위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 저 정도의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유시민'이 특별해 보이는가. (안 특별하다고요? 죄송합니다..)
예전에 시민광장 회원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유시민의 논리에 허점이 없는 이유는 그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다." 네, 지나친 찬양입니다. 저도 저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유시민은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오류도 있고 때로는 모순도 있습니다. 한 시절에는 집권자를 옹호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논법을 구사한 적도 있었고요. 그런데요. 저 말에서 딱 한 단어만 수정하면 꼭 맞는 문장이 되더군요.
"유시민의 논리에 허점이 없는 이유는 그가 언제나 '진심'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그런 사람입니다.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지 않아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죠. 강용석 변호사나 이준석 전 비대위원, 전원책 변호사, 조전혁 전 의원, 권희영 교수, 김재원 의원처럼 '절대로 실망시켜서는 안 되는 세력'을 등에 업고 있지를 않아요. 지켜줘야 할 권력이나 개인도, 비난을 면해야 할 정파나 자기 정치 기반도, 반성하는 척해야 할 과거도,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할 필요도 없죠. 자유롭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펼치는 논리에 허점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라는 비난이 틀린 말이 아니에요. 정치인으로서의 강점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거기에 그의 매력이 있는 것이죠.
아, 딱 한 번. 기성 정치인들과 비슷해 보였던 적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옹호하고 싶어지는 건 제 편향된 팬심의 발로 일까요?
그동안 우리가 보아 왔던 일반적인 정치인들과는 좀 거리가 있는 사람이지요. 덧붙여서, 지금이야 이렇게 예쁨 받고 있지만 방송 출연이 더 잦아질수록, 썰전의 회차가 쌓여 갈수록 어쩌면 대중의 미움을 살지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이제는 대중에게 아부하지 않겠다고 하거든요. 얼마 전 '청년 망국 선언문'을 소재로, 청년 문제를 주제로 방송했던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이런 말도 하셨죠. "내가 왜 청년들의 꾸지람을 들어야 돼. 이렇게 말한다고 욕먹어도 괜찮아 상관없어."
글을 적다 보니, 한 번 더 안타까워지는군요. 내 나라가, 내가 저런 사람을 더 중한 일에 써먹을 수 없다는 게. 책이라도 좀 빨리빨리 쓰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