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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유시민이 토론을 잘 하는 이유
게시물ID : sisa_6596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당위
추천 : 19
조회수 : 1701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16/02/05 21: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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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는 '시민광장'의 회원이고 정치인 유시민의 두 번째 창당 결과물인 '국민참여당'때 처음 당적을 갖기 시작해 현재는 정의당의 당원입니다. 소위 말하는 '유시민 빠' 중 한 사람임을 인정합니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사실이니까요.

 올해 들어 JTBC 방송 이곳저곳에 유 작가가 출연하면서 오유 시사 게시판에 자연인 유시민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론의 달인이다.', '대적할 패널이 없다.', '전원책이 발렸다.', '통쾌하다.' 등등.. 혹시 "어떻게 저렇게 말을 잘 하지?" 궁금하신 분 계시나요?

 엄청난 독서량으로 인한 풍부한 어휘, 타고난 임기응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재치. 또한 국무 위원으로, 국회의원으로서의 현실정치에 대한 경험 등이 바로 그 이유겠지요? 그런데 그런 사람은 참 많습니다. 학자, 정치인, 행정가, 언론인, 평론가. 소위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 저 정도의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유시민'이 특별해 보이는가. (안 특별하다고요? 죄송합니다..)

 예전에 시민광장 회원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유시민의 논리에 허점이 없는 이유는 그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다." 네, 지나친 찬양입니다. 저도 저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유시민은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오류도 있고 때로는 모순도 있습니다. 한 시절에는 집권자를 옹호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논법을 구사한 적도 있었고요. 그런데요. 저 말에서 딱 한 단어만 수정하면 꼭 맞는 문장이 되더군요.

 "유시민의 논리에 허점이 없는 이유는 그가 언제나 '진심'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그런 사람입니다.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지 않아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죠. 강용석 변호사나 이준석 전 비대위원, 전원책 변호사, 조전혁 전 의원, 권희영 교수, 김재원 의원처럼 '절대로 실망시켜서는 안 되는 세력'을 등에 업고 있지를 않아요. 지켜줘야 할 권력이나 개인도, 비난을 면해야 할 정파나 자기 정치 기반도, 반성하는 척해야 할 과거도,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할 필요도 없죠. 자유롭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펼치는 논리에 허점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라는 비난이 틀린 말이 아니에요. 정치인으로서의 강점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거기에 그의 매력이 있는 것이죠.

 본인도 현역 정치인이면서 "정치인들 모두는 돈에 자유롭지 않다."고 이야기 한 사람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B71suOfZ9Y
 진보 정당과 손잡겠다면서 참여 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에 찬성한 이유를 덤덤하게 설명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LJFkVt-YRU
 박빙이긴 하나 열세에 있으면서도 상대 후보를 칭찬하라니까 곧이곧대로 하는 사람이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0pyGdU4sTPk
 당신의 아버지를 일제에 부역한 교사라며 저열한 비난을 일삼는 일베를 객관적으로 보고, https://www.youtube.com/watch?v=GKY1kVm3yIg
 은퇴를 하고 나니 이제는 아예 "이 나라 정치는 변화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Be2TIIunlQ

 아, 딱 한 번. 기성 정치인들과 비슷해 보였던 적이 있긴 합니다.

 장관으로 임명되어 청문회를 돌파하던 때의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GKN2RKAfUNQ
 공주님의 재가를 받으러 가던 날의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h8wWEdOCbB4

 그런데 이마저도 옹호하고 싶어지는 건 제 편향된 팬심의 발로 일까요?
 
 그동안 우리가 보아 왔던 일반적인 정치인들과는 좀 거리가 있는 사람이지요. 덧붙여서, 지금이야 이렇게 예쁨 받고 있지만 방송 출연이 더 잦아질수록, 썰전의 회차가 쌓여 갈수록 어쩌면 대중의 미움을 살지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이제는 대중에게 아부하지 않겠다고 하거든요. 얼마 전 '청년 망국 선언문'을 소재로, 청년 문제를 주제로 방송했던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이런 말도 하셨죠. "내가 왜 청년들의 꾸지람을 들어야 돼. 이렇게 말한다고 욕먹어도 괜찮아 상관없어." 

 글을 적다 보니, 한 번 더 안타까워지는군요. 내 나라가, 내가 저런 사람을 더 중한 일에 써먹을 수 없다는 게. 책이라도 좀 빨리빨리 쓰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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