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 KT 위즈가 '쩐의 전쟁'을 선포했다. 든든한 '실탄'을 바탕으로 스타급 선수 영입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후발 주자로서 앞서 가는 구단의 인기와 성적을 따라 잡으려면 공격적인 투자가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조범현 초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KT는 5일 수원 라마다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조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에서 '통 큰 베팅' 의사를 내비쳤다.
권사일 KT 사장은 "흥행을 위해 스타 마케팅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내년 외부 영입과 관련해서는 이미 내부적으로 다 고려돼 있다. 조 감독과 많은 부분 얘기를 나눠 필요한 선수가 있다면 과감히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는 내년 2군 리그를 거친 뒤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진입한다. 자본력을 갖춘 거대 통신 기업 KT는 올해 9구단 NC의 선전을 지켜보며 많은 공부를 했다. NC 역시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이호준과 이현곤을 영입했고, 기존 8개 구단 특별 지명 등 선수 스카우트에만 약 230억원의 거액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선수 영입 비용은 이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2014년 시즌 후에는 대어급 FA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수원 유신고 출신인 최정을 비롯해 김강민과 박재상(이상 SK), 안지만 권오준 배영수(이상 삼성) 등이 후보다.
KT 관계자는 "당연히 NC보다 많은 돈을 써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KT는 7월 공정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재계 순위(공기업 제외) 11위다. 야구단을 보유한 그룹 가운데는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SK, LG, 롯데, 한화에 이은 7위다.
조범현 감독 역시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조 감독은 "NC의 경기를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젊은 선수와 중간급 선수 그리고 FA 이호준 등 신구 조화가 잘 맞는다. 시즌 초반 시행 착오를 겪으며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넥센과의 트레이드가 터닝 포인트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FA는 한 두 명이 아니라 많이 데려왔으면 좋겠다. 2군 경기를 하는 내년 시즌 중반쯤 드러나는 취약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나오면 영입을 고려하겠다. NC를 보고 우리는 처음부터 시행 착오를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KT의 합류는 다양한 라이벌 구도와 스토리가 만들어져 프로야구 지형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KT는 LG, SK와 함께 통신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예정이다. 또 현재 막내 KT와 과거 막내 NC의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KT는 올해 4할 승률을 기록 중인 NC의 돌풍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오히려 자신감이 넘친다. 주영범 KT 단장은 "NC의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우리의 미래 모습이 NC보다 더 좋을 것이기 때문에 경사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NC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플러스 알파를 해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