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출근하기 전에 모닝 뽀뽀를 해주고 가는데,
이불 밖으로 발이 쏙 나와있더라.
나에 비해 무지막지하게 큰 엄지발가락이 귀여워서 한번 만지고 가야지 했는데,
한눈에 봐도 발이 퉁퉁 부어있더라.
하루 12시간 거의 밖에서 서서 일하는 발, 게다가 명절 특수로 엄청 바쁜 요즘.
평소처럼 자기 전 도란도란 누워서 얘기하지도 못하고 잠에 곯아 떨어지는 우리 남편.
매일 마사지 해줘야지 해줘야지 하면서도 정작 내 몸의 피로를 못이겨 어영부영 미루기만 해서 미안해.
하루종일 그 부은 발이 눈에 밟혀서 내내 불편한 마음으로 있다가,
어제 저녁에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따라주면서 고맙다고 말하니까 자기가 더 고맙다고 하네.
침대에 누워서 다리 마사지 좀 해준다고 하니 힘들다고 하지말라더니
막상 주물주물 해주니까 시원했는지 잠들어버리는 남편.
내 다리 보다 한참 두꺼운 장딴지를 주무르다가, 한 손에 다 잡히지도 않는 발도 주물러보고
옆에서 이뻐해달라고 우는 고양이에게 아빠 자야하니까 조용히 하라고 혼도 내고
그렇게 한참 주무르다가 옆에 누우니 뱃속의 아가한테 인사하고 자야된다는 남편.
잠에 취한 목소리로 쌀떡아 아빠야~ 오늘도 엄마랑 잘지냈어? 아빠도 힘냈어 하는 소리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또 생겨난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아침이 시작되면, 우리 또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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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우리 집 큰 아들(인간, 32짤)과 둘째 아들(고양이, 5짤 추정)이 누워있는 침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