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남? 언제부터 남북이 북남이 되었지? 최소한의 국가 정체성은 지켜야 되지 않을까? 남보다 북을 우선시 되어서야 되겠는가?
북-남 ‘치킨게임’…‘군사충돌’ 벼랑 끝으로 [한겨레신문] 2009년 01월 30일(금) 오후 07:14 가 가| 이메일| 프린트 [클릭하시면 원본크기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북한 ‘군사합의 무효 선언 북 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30일 성명은 “전면 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한 지난 1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의 ‘후속편'이다. 이번 조평통 성명의 핵심 메시지는 지금의 남북관계를 “더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 잡을 희망도 없게 됐다. 전쟁접경으로까지 왔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결태세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을 무효화하고, 남북기본합의서 부속합의의 서해해상군사경계선 관련 조항을 폐기하겠다는 게 성명의 요지다.
단순화하자면, 북방한계선(NLL)을 더이상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서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와 관련한 기존 합의도 준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해상 군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치킨게임'(겁쟁이 게임) 선언이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해온 남북관계가 ‘정치적 대결' 국면을 넘어서 ‘군사적 충돌'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세다.
북 “전쟁접경까지 왔다” 규정 대북정책 전환 압박 ‘초강수’ 남북관계 최악 상황 치달아 북쪽 조평통 성명의 발표 시기 및 내용,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함의 등도 다각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3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한반도정세에 긴장이 조성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한 지 일주일 만에 강경한 대남 성명을 발표한 걸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점이다.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은 “북쪽은 6자회담 및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를 분리·구분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조 평통 성명이 6·15 및 10·4선언 이행 촉구라는 기존 태도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비록 “서해해상군사분계선에 관한 조항들 폐기”라고 한정하긴 했지만 남북기본합의서 문제를 걸고 나온 것도 눈여볼 대목이다. 남쪽이 대북 강경정책을 고수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중요한 남북정신”이라고 강조한 남북기본합의서도 무력화될 수 있고, 그러면 남북관계가 1992년 기본합의서 체결 이전의 냉전적 적대관계로 퇴행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조평통 성명은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30일 <에스비에스>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직전에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인민군 총참모부 및 조평통 성명을 대미·대내용 메시지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부차적”이라며 “철저하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는 것이자 향후 군사행동의 명분 축적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북쪽의 잇단 성명 발표를 일종의 심리전으로 간주하는 ‘무시전략'을 취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조평통이라는 게 (북쪽의) 대남 선전기구, 정확히 말하면 공작기구 아니냐”며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이를 두고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남북간 군사적 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할 위험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데, 우발적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정부의 방안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정부의 상황관리 능력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