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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1
올해가 삼재 라나...
어쨌거나 2013년 들어서 총 세번의 이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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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동안 세번의 이직이라니...
어떤 곳은 일주일 일하고 나온 곳도 있다.
일주일 동안이니 '일했다' 라고 표현하기도 좀 뭐~하네...
예전부터 꼭 한번 만나뵙고 싶었는데 영광이라며, 팬이었다며, 잘 부탁한다며, 먼저 뽑았던 사람은 냅다 잘랐다며...
그리고 그는 정확히 4일이 지난 후 모든 직원을 앉혀 놓고
돈이 되는 일을 하라며, 모든 초점은 매출에 집중 되야 한다며, 돈 안될거 같으면 아예 하지도 말라며,
그렇기 때문에 제품 위치를 이렇게 이렇게 바꿔줘야 하지 않겠냐며 나를 다그쳤다.
왜 보고 싶었고, 뭐가 영광이었기에 돈이 최고라는 생각을 내 머릿속에 쳐 넣으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일이 있은후 이틀있다 나왔다.
그리고는 그날 저녁 나긋나긋해진 목소리로 1시간이 다 되도록 수화기를 놓지 않았다.
서운하다나...?
물론 귓등으로도 안 들었지만, 귀는 뜨겁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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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2
혹자들은 '능력 좋네',
혹은 '진득하게좀 있어라',
또는 '또 옮겨?' 이런 식의 반응이 대부분인데,
이러한 상황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전화가 온다.
어디어디에서 디자이너가 필요하다는데 생각있어?
우리 회사 디자이너 필요한데 연봉 얼마야?
이런데도 있었다.
내가 아는 사장님이 인터넷 쇼핑몰을 하려고 하는데 어때 생각있어?
그들에게 묻고 싶다.
수의사 찾아가서
내 허리디스크 수술하고
턱도 좀 깎고
위 내시경도 좀 해주고
고래도 잡아 달라고 하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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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3
보통의 디자이너 들은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이라고 말하는게 맞을듯도 하지만...)
나름의 도덕성에 상처를 갖고 일을 한다.
'디자이너' 라는 단어에 미련이 남는 만큼 내 나름의 도덕성에 더 많은 상처를 입힌다.
머리와 손이,
귀와 손이,
따로 놀고 있는데,
좋은 디자인? 훌륭한 디자인? 완벽한 디자인? 따위를 고민할 겨를이 어디 있느냔 말이다.
목표, 기획의도, 마케팅의 방향등을 고민하고 고려하기는 개뿔...
클라이언트나 직장상사의 개인적 미적 취향 정도는 참는다지만...
그날의 기분에 따라 시안이 달라져야 하는 머 같은 경우가 비일비재한데...뭐?
좋은 디자인?
이말이 떠오른다. "현실은 시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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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4
나는 사실
디자이너' 라는 직함 아닌 직함에 대해 일말의 미련도 없다.
좀더 솔직해 지자면
뭐... '디자이너'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ㅎㅎㅎㅎ
하지만 난 이러한 사실들이 꽤나 편하다.
혹자들이 물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말하면서 창피하지도 않느냐?" 라고...
대답해 줄수 있다.
"네!"
손들어 봐라...
본인이 지금 일하고 있는 곳에서,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이 진정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고 있는지...
회사와 소비자
혹은 사장과 직장 상사 사이에서의 메신저 혹은 오퍼레이터가 아닌지...
난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전 그냥 '작업자' 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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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 약 13년...
서른 중반의 나이에...
문득 갈피를 못잡는 마음에 넉두리 입니다.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