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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나오는 소설.1
게시물ID : lol_3847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토믹0721
추천 : 0
조회수 : 36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24 19:33:04

징크스나오는 소설

 


Piltover.jpg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우중충한 희색 구름이 필트오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거대한 시타델마저 가리고 있다.

 

그 아래로 펼쳐진 빌딩과 저택, 주택가가 즐비한 거리가 거미줄처럼 엮여있었다.

 

내 눈을 덮고 있는 고글에 내가 알지 못한 사이 낀 습기를 보니 한바탕 비가 올 모양이다.

 

페터 보안관님!!”

 

찢어지는 듯한 바람소리와 희뿌연 구름에 정신을 빼앗긴 나머지 듣지 못했던 헤드셋에서

 

언제부터였는지 헬리-폴리스의 조종사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듣고있네!!”

 

나는 벙어리 장갑을 낀 손으로 위아래로 흔들리는 헤드셋의 마이크를 입가로 끌어당기며 대답했다.

 

바람소리 때문에 목소리가 제대로 입력된 걸까? 하고 망설이고 있을 때, 조종사의 대답이 들려왔다.

 

서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3분 내로 강하준비 하십시오!!”

 

알겠네!!”

 

고리 걸어!!”

 

나는 조종사의 외침에 복창하면서 허리춤의 고리를 헬리-폴리스 측면에 튀어나온 고리에 걸었다.

 

고리 걸어!! 이상 무!!”

 

대기…….!! ... ...”

 

그때 헬리-폴리스 아래에 시커멓게 깔려있던 구름이 걷히면서 지역 보안경찰서 착륙장이 눈에 들어왔다.

 

비행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보안관님!! 강하!!”

 

강하!!”

 

조종사의 사인에 맞추어 나는 부드럽게 헬리-폴리스에서 착륙장으로 뛰어내렸다.

 

살갑게 작별인사를 건 낸 조종사를 올려다보며 짧지만 눈썹에 손을 올려 경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두 발을 감싸고 있는 전투화가 편편한 돌과 맞닿으면서 딱- 하는 경쾌한 소리를 냈다.

 

곧이어 헬리-폴리스의 프로펠러의 모터소음과 바람이 점점 멀어지면서 정신이 좀 맑아지기 시작했다.

 

페터 보안관님!!”

 

착륙장과 하단 건물부를 잇는 입구에서 경관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어느새 먹구름은 비를 뿌리고 있었는지, 그는 비바람을 막기 위해 모자를 고쳐 쓰고 있었다.

 

상황이 좀 심각합니다. 환영회는 생략해야겠습니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환영회는 됐네, 오랜만에 탁한 공기를 마시니 반가울 따름이군.”

 

건강해보여서 다행입니다. 케이틀린 보안관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느덧 건물 안으로 들어온 나와 그는 정신없이 계단을 내려가느라 젖은 어깨를 닦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현장에 벌써 가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여기 있나?”

 

, 보안관님을 직접 모시고 가는게 나을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케이틀린, 오랜만이다.

 

나는 나도 모른 새 내 입가에 미소가 그려져 있는 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재킷의 칼라를 끌어당기는 척을 하며 표정을 지웠다.


여깁니다.”

 

겨우 1층 로비에 도착해 정문을 열고나가자 검정색에 가까운 짙은 갈색의 중대형 비틀 한 대가 비를 맞으며 서있었다.

 

경관은 서둘러 우산을 펼쳐 내 머리위에 얹어주며 비틀까지 나를 안내했다.

 

뒷문이 열리면서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

 

가느다란 발목을 얽어매고 있는 하이힐이 바닥에 닿으면서,

 

긴 코트에 가려진 흰 허벅지가 드러났다.

 

문고리를 잡고 있느라 뻗었던 상체를 다시 당기자 코트사이로 드러났던 가슴골이 사라졌다.

 

비틀과 비슷한 짙은 갈색의 머리칼이 비스듬하게 그녀의 어께위로 흘러내려져있었다.

 

페터, 어서와요!”

 

아마, 헬리-폴리스를 타는 동안 피곤했는지, 아니면 도착했다는 안도감에서였는지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아찔한 어지러움 같은 것이 순간적으로 나를 덮쳤다.

 

다행히 나는 시트에 손을 올려 몸을 기대면서 자연스럽게 뒷 자석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내 앞으로 케이틀린의 모습이 보였고, 그녀 뒤로 차에 시동을 거는 경관의 뒷모습이 보였다.

 

비틀 안에 퍼져있던 은은한 향기가 케이틀린과 함께 나를 반겼다.

 

오랜만이군, 케이틀린.”

 

잘 지냈어요? 좀 마른 것 같네요?”

 

그녀가 손등으로 내 팔꿈치에 뭍은 빗물을 훔치며 말했다.

 

걱정마, 몸은 더 건강해졌으니까, 거긴 공기부터 다르거든.”

 

케이틀린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니 내 이야기가 궁금해 죽겠다는 모양이다.

 

반가움이 어우러진 그녀의 표정을 보면,

 

어느 남정내나 한번쯤은 자신에게 이런 표정을 지어주는 여자를 만나보고 싶어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필 날씨가 흐려서……. 비행은 별일 없었죠?”

 

, 그땐 비도 안 왔었어, 도착하니까 내리기 시작하더군.”

 

비틀이 부드럽게 커브를 돌고 있었다.

 

와이퍼가 삐걱거리며 앞 유리에 떨어진 빗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커브를 돌자 가해지는 차체의 흔들림 덕분에 케이틀린의 긴 생머리가 찰랑거리며

 

훤하게 드러난 그녀의 목덜미를 간질였다.

 

다행이네요 이렇게라도 다시 볼 수 있어서…….”

 

그녀의 표정에 당황함이 역력하다. 그녀 목에서 하는 소리가 났다.

 

꺼내면 내가 불편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제를

 

자신의 입으로 말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바이는?”

 

나는 서둘러 그녀의 말을 덮었다.

 

이게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배려다.

 

케이틀린은 두 손을 자신의 무릎위로 당겨놓으며 자세를 고쳤다.

 

그녀는 벌써 현장에 나가있어요.”

 

잘있어?”

 

그럼요, 후후, 예전이랑 똑같이 불같고 덜렁대죠.”

 

그렇군, 빨리 인사하고 싶어지네. 날 벌써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하하하, 별말씀을요. 소식 듣고 내심 반가워하는 눈치였어요.”


좋아, 그럼 슬슬 상황을 들어볼까?”

 

주변이 점점 시끄러워지고 있었다. 사이렌소리와 고함소리가 어우러져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현장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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