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이 손 회장의 조상묘역을 대신 벌초한 배경엔 손 회장 가족이 일본에 있고, 친척들이 고령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구 동구에 대한 손 회장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목적이 크다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대구 동구는 2009년 유치한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국내외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손 회장을 바라보는 동구청의 시선은 유달리 애틋하다. 대구 동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일본 최고의 기업가로 성공한 손 회장이 투자를 해준다면 투자효과 뿐만 아니라 그만큼 홍보효과도 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 전 구청장은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보낸 초청장을 통해 손 회장의 대구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2012년엔 벌초 장면을 담은 CD를 손 회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손 회장 쪽에선 별다른 답변이 없다.
풍수전문가인 천성조 영남대 평생교육원 교수는 2011년 8월 손 회장 선조의 산소를 “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의 둥지로 거부(巨富)가 날 자리”라면서 “선조를 잘 모시는 것은 수성(守城)의 근본”이라고 평했다. 대구 동구청은 오늘도 손정의 회장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