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참 좋았던 편인지
공부는 잘 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부터 줄곧 뛰어난 성적이고
최고의 대학에 다 알아주는 학과를 졸업했으니....
그런데 훌륭하게 산 것 같지는 않다.
돌아보니 그냥 먹고 산 것밖에 없다.
머리를 쳐 든다고 발밑에서 피어나는 꽃들을 보지 못했다.
따뜻한 가정을 이끌 능력도 없었다.
그런데
사실 그것이 더 중요하더라. 가정을 잘 이끄는 실력.
한 6,7년을 발버둥쳤다. 이 능력을 기르느라고.
어떤 어려운 상황이든 상대가 아니라 내가 문제라는 것을 보는 데에도
제법 시간이 걸렸다.
부부가 잘 사는 것이
사랑의 감정을 누리는 것이 아니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었다.
사랑은 불타오르는 감정이 아니고
상대를 사랑하는 능력이더라
이제는 살아볼 만하다 !
눈을 뜨니 곳곳에 꽃이 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