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정도 까진 아니지만
우리 아버지도 근육이 상당하십니다.
운동을 해서 그러신게 아니라 막노동 일을 하시거든요
흔히 막노동하면 막 일당 받아서 끝나고 술 진탕먹고 집들어가서 하루벌어 하루사는
또는 단칸방에서 가족 데리고 사는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실진 모르겠지만
우리 아버진 그쪽에서도 상당히 기술자 대우를 받는 그런실력의 분이십니다.
타일붙이는 일을 하시거든요
대학교를 다니시다 1학년 마치시고 중퇴하신뒤 큰아버지를 따라 일을 다니셨어요
그리고 결혼... 그리고 형과 저를 낳으셨죠
어릴때 항상 아버지는 일이 끝나고 돌아오면 형제에게 팔뚝 근육을 세우시며 아빠는 슈퍼맨이다
이 소릴 항상 하셨죠 그럼 저희 형제는 아빠 두 팔에 매달리곤 했고....
저희 아버지는 처음에도 그랬지만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사셨어요
어머니 말씀으론 경제권 또한 온전히 아버지에게 처음부터 넘겼던게 아버지가 그만큼 철저한 사람이였기 때문이였다고
하시더라구요,,, 젊으셨을땐 지갑의 동전하나하나까지 다 세고 다니셨다고 했어요
그렇게 모아서 할머니가 돌아가시고나서 쭉 살던 허름한 슬레이트 지붕집을 번듯한 마당에 잔디밭이 있고 정원도 있는
근사한 집으로 바꾸셨구요. 저희 둘다 번듯하게 이름있는 대학까지 보내셨죠
그리고 항상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어요 '너흰 아빠처럼 살지는 마라'
지금도 다 이해는 못하겠지만 어느정도 이해는 할것 같아요,,,
몸으로 고생한다는것...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고생하시는 아버지 뒷모습이 죄송하고 안쓰럽기만 하네요
경기가 좋지 않아 일이 없어서 쉬는 날도 많아지셨지만 일이 있으면 부산이든 대구든 서울이든 어디든지 아직도 가세요
아마 전국에 저희 아버지만큼 전국 누비면서 일다니신분 드물거에요
어머니에게 새차를 사주시면서도 아버진 끝까지 아반떼 구형을 십여년 가까이 몰고 계십니다.
시트가 터져도 차안에 공사장에서나는 모래냄새 각종 냄새가 배겨도 아직도 이 차 쓸만하다며 몰고 다니세요
그리고 그렇게 각종 외지로 일다니시면서 돈 한번도 허투루 쓴적도 없으시고 외도나 여자에 한눈 판적도 없으시고
일 끝나면 항상 집으로 곧장 들어오시고 (어머니는 가끔 그냥 밖에서 먹고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도 있으시답니다 ㅋ 물론 장난으로요)
무튼 이젠 많이 나이드시고 지치셨지만 어느샌가 이젠 그냥 막연하게 커보이던 아버지가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어 사람눈에 비친 정말 존경스런 아버지로 보이네요
가끔 저도 생각합니다. 내가 커서도 자식에게 저렇게 보일수있는 아버지가 될수있을까...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