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의 사이버 사령관 지난 대선 때 야당 후보를 비난하는 등의 댓글을 인터넷에 올려 정치에 개입한 의혹을 사고 있는 국군사이버사령부 옥도경 사령관(맨 앞)과 지휘관들이 15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국방부 장관 직할 부대인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15일 실시됐다. 2010년 이 부대 창설 뒤 처음 이뤄진 국정감사에서 옥도경 사이버사령관은 대선 개입 의혹의 사실 확인을 뒷전으로 미뤄둔 채 “사이버 영역이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작전) 교리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사이버사령부는 비밀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이 자리(국감)를 가장 아프게 생각한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했다.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사이버사령부 요원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손자병법>을 300번이나 읽었다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손자병법>을 통해 배운 것을 군에서 펼치기를 바란다”고 트위트한 내용을 지적하자, 옥 사령관은 “(진 의원이) 언론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국가안보에 위해되는 말씀을 많이 했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진 의원이 “어떤 사안이 공개돼서는 안 되는가? 사이버사령부 존재 사실을 밝히는 것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느냐”고 거듭 묻자, 옥 사령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진 의원은 “(차라리) 합동참모본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일이 국가안보에 위태롭다고 말하라”고 꼬집었다.옥 사령관의 생뚱맞은 답변 태도를 보다 못한 유승민 국방위원장(새누리당)이 “의원들은 각자 발언에 법적 책임을 진다. 사령관은 본인의 답변에만 주의하면 된다”고 말해도, 옥 사령관은 “부대의 존재 등 모든 게 숨겨져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사코 버텼다. 이에 유 위원장은 “군사 기밀은 최대한 보호하겠다. 다만, (대선개입) 의혹을 파헤쳐야 되기 때문에 (의원들이) 질문을 하는 것이다. 사령관이 답변을 잘못하고 있다”고 거듭 주의를 줬다.그럼에도 옥 사령관은 자신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것 자체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불법 활동을 누가 지시했느냐”고 묻자, 옥 사령관은 “그런 지시를 받은 적도, 한 적도 없다”며 “지금 제가 가장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이 자리다. 사이버 전력을 비밀리에 잘 유지해 왔는데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음에도 개입했다는 명목으로 (불려 나왔다)”고 억지를 부리다 제지당하기까지 했다. 그는 “개인이 한 일과 국가가 한 일은 완전히 다르다”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부적절한 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를 보였다.옥 사령관은 창설 4년째에 접어든 사이버사령부에 제대로 된 작전교리 하나 없다는 사실을 ‘실토’하기도 했다. 그는 “교리가 정립되려면 많은 것들이 안정화돼야 한다. 사이버영역은 계속해서 진화·발전·변화하는 조직이라서 교리가 정립되지 않았다”고 답했다가 “교리와 교범이 없으니 선거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힐난을 들었다. 국군 사이버사령부는 2009년 북한의 ‘7·7 디도스 공격’ 이후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2010년 창설됐다. 김남일 하어영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