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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아이디 삭제한후 한달&이야기(약스압)
게시물ID : lol_3778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테플론슬래커
추천 : 4
조회수 : 417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0/16 01:44:03
탈퇴.JPG

(문법이 틀릴 수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ㅎㅎ
롤 아이디를 지운지 한달이 되는 날이네요 
지우고 나서 나름 이 날을 기다렸습니다. 
롤에 대한 얘기도 하고 저에 대한 얘기도 하고 싶었거든요. 롤게시판에서 쓰는 첫 글인데 어쩌면 마지막 글이 될수도 있겠네요ㅎㅎ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21살 남자 대학생입니다. 저는 좋은 집안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좋은 고등학교도 가고 좋은 대학교도 왔습니다. 좋은 교육을 받으면서 저는 어린 시절에 자라면서 사실 게임이라는 것을 거의 안 했습니다. 어린 시절 아빠가 사주신 닌텐도 게임큐브, 게임보이 한것하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애들이 미친듯이 메이플하라고 해서 억지로 한 메이플스토리가 거의 전부다 입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도 아빠 덕분에 엄청 일찍 접하긴 했지만 흥미가 없었으며 다들 열광하던 서든어택도 한 번해보고는 흥미를 못 느껴서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유명한 게임들은 그냥  한번 플레이해보고 그만둔 것입니다.(문명도 해봤는데 이틀하고 재미없어서 그만뒀습니다) 게임을 안하니깐 남자애들과도 대화도 안되고 또 게임을 안하니깐 욕도 안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들어와서부터 욕을 써도 되는구나 하고 친한친구들이랑 있을 때에는 쓸 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제 친구들이 왜 그렇게 게임에 열광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e-sports로 대두되던 스타 방송도 제 친구들은 선수 이름을 달달달 외우면서 지냈는데 저는 그저 신기해했을 뿐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롤은 처음으로 빠진 게임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왜 하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그냥 형들이랑 친구들이랑 저를 데리고 가서 롤을 한두판 시킨 것이 다입니다. 그리고 저절로 저는 롤에 빠지게 됩니다. 그 후로는 다들 어떤지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저는 롤을 하면서 처음으로 방송도 보고 e-sports로서의 경기도 보게 되었고, 프로게이머들의 이름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벤에서 공략도 읽어보고 롤하는 사람들만 이해하는 개그도 알게 되었습니다. reddit이라는 사이트도 처음 알게 되었고 게임회사와 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학교오기 전까지 pc방을 딱 5번가본 저에게(모두다 친구들을 따라서) 왜 pc방을 가는지 알게 되었고 생각보다 오랜시간을 pc방에서 지내게 됩니다. 저한테는 이 모든 것이 신세계였습니다.

6달 동안 롤을 미친듯이 한 것 같습니다. 사실 남들한테는 짧은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소 제가 하루이틀 하면 질리는 게임들 중에서 저를 6달이나 붙잡게 한 것은 롤뿐일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저에게 롤을 하지 않으면 좋게다고 저에게 9월 16일날 얘기합니다. 안그래도 요즘 너무 많은 시간을 롤에 투자한 것 같아 줄일까라고 고민하고 있던 저는 그날 바로가서 롤과 롤 아이디를 지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중독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첫 주에는 롤하는 것이 꿈에도 나왔습니다. 친구들이랑 하던 롤 얘기를 하지 않고 싶어지자 한두명의 친구는 조금 멀어진게 된 것 같습니다. 대화도 다른 주제를 찾는 것이 어려워 진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10일 정도를 버티자 남은 20일은 정말 빨리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롤 생각을 안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10일동안에 후회안하냐고 물어본다면 후회한다고 얘기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10일이 지나고 나서는 지우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ㅎㅎ


"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롤을 끊은 것이 저에게는 잘한 선택인것 같습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ㅎ


 롤을 끊은 것은 잘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더욱 부지런해지거나 그 시간에 공부를 하거나 하게 되진 않았습니다. 어쩌면 더 형누나들이랑 놀고 좋아하는 여자애랑 놀려고 힘들게 약속잡고 또 놀고, 박물관이나 전시회도 가고 쇼핑도 가고하는 등 돈도 없어지고 바빠집니다. 그리고 그 빈시간에는 할 일은 없는데 공부는 하기 싫어서 그냥 생각,고민,걱정만 주구장창합니다. 고민하다가 하루가 끝날 때도 있습니다.(오늘같은 날이지요 ㅜㅠ) 군대고민도하고 성적고민도하고 제철학에대해서도고민하고 삷의방식을고민하고 여자애랑했던대화와할대화를고민하고 멘토링하는학생걱정하고 친구들걱정하고 밥은뭐먹을지 내일은뭐할지 다음주에는뭐할지 다음달에는뭐할지 내년에는뭐할지 졸업하면뭐할지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하다보면 지쳐 잡니다. 힘들거든요. 그런데 힘들고 바쁘고 지친 20대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제가 방학때 집과 pc방을 전전해가며 생활하던 것을 생각하면 제 20대는 그렇게 보내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In the course of a lifetime, what does it matter?"이라고 sharon creech의 walk two moons라는 책에 나오는 말입니다.(청소년들을위한 영어책인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중하나로서 추천합니다 ㅎ) 이말을 어찌보면 "인생뭐있어? 대충살자"라는 뜻도 되지만 "인생에 있어서 무엇이 중요할까?"라는 뜻도 되는 것 같습니다. 롤이 저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지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하기로 굳은 결심을 한 것 같습니다. 저라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적어도 고민하는 것이 대답을 주지 못하고 롤을 안한다고 해서 덜 노는것도 아니지만 일단은 롤을 하는 것보다는 나은것 같다.   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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