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와 비교했을 때 두가지면에서 경기력은 확연히 상승됐다고 느껴집니다.
압박에서 확실히 좋아진게 하나고 직선적인 축구보단 패스로 풀어나가는게 둘이죠.
그러나 축구는 경기력으로 이기는게 아닙니다.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죠.
이 점에서 홍명보호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득점력이 너무 저조해요.
물론 아이티전에서 4골로 승리를 거뒀다지만 아이티는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나라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외 경기들에선 전부 1골을 득점했거나 무득점을 기록했고요.
이 문제는 크게 두가지 정도 요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같습니다.
1. 원톱자원의 부재
홍명보호 전술은 주로 4231 전형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전술에 맞는 원톱을 수행해줄 자원이 너무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전 경기 통틀어서 원톱의 득점이 0입니다. 공격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자리에서 득점이 0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주로 이 자리에선 2선과의 연계가 좋으면서 포스트 플레이도 해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필요합니다. 이 조건에 맞는 공격수 옵션이 너무 한정적이죠. 몇명만 짚어보자면;
-박주영: 정말 호불호가 갈리는 선수 입니다. 한때는 월드컵 본선에서 뛰어주며 부동의 원톱을 수행했으나 아스날 이적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면서 국가대표에서 조차 경쟁력을 잃은 선수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국대에 불러서 경기감각을 키워주자라는 논리를 펼치나 제 개인적 생각으론 국대 몇경기 뛴다고 2년동안 차차 잃어버린 경기감각을 찾을리 만무하고 일단 본인이 적극적으로 소속팀에서 임대를 노리는게 최선인듯 합니다. 만약 임대가서 좋은 활약을 한다면 그때 다시 국대에서 경쟁을 해보는게 맞겠죠.
-김신욱:헤딩은 정말 세계무대에서도 밀리지 않을 선수입니다. 발재간도 좋다고는 하나 저는 김신욱의 발기술이 해외무대에서 까지 원톱으로 통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김신욱의 트래핑과 개인기가 극심한 압박과 견제를 받는 원톱자리에서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득점력이나 슈팅이나 패싱력이 좋더라도 저 두가지 능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공을 빼앗기기 십상이거든요. 물론 국대에서 후에 대안으로 투톱을 사용한다면 그 땐 김신욱이 퍼스트 초이스가 되야한다고 봅니다. (또 김신욱이 나오면 우리나라 풀백들은 김신욱 머리만 보고 김신욱 머리 맞추기 게임을 하더라구요;)
-이근호:개인적으론 지금 현재로선 이근호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중 한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혹자는 이근호의 플레이가 너무 투박하다고 하지만 개인기량과 그동안 국대에서 보여준 득점력으로 보았을때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헤딩도 상당히 좋은 선수이기도 하구요. 물론 첫번째 수순은 윙포워드에서의 경쟁을 논하는 것이겠지만 원톱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지금 이근호를 기용하는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조동건:아마 k리그에서 움직임이 가장 좋은 공격수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국가대표 워톱을 수행한 지난 몇 경기들을 보았을때 판단력과 결정력이 너무 떨어지는 자원인 것 같습니다.
-김동섭: 포스트 플레이도 좋고 득점력도 좋은 선수라고 언론에서 말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k리그 경기를 보면 성남에선 잘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나 조동건 선수와 같은 이유로 2014월드컵이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더 이상 테스트할 필요가 없는 자원인 것 같습니다. 선발도 이미 많이 나왔구요.
-손흥민:우리나라 국대에서 현재 가장 기대되는 손흥민 선수. 이상하리만치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테스트가 안되는 자원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손흥민은 윙어로서 불합격인 선수입니다. 레버쿠젠에서 현재 살짝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그리고 함부르크시절 몇몇 경기에서 버로우를 탄것도 윙어가 적합한 포지션이 아니여서 그런거죠. 크로스 능력이나 패싱력이 타 윙어보다 현저히 떨어집니다. 손흥민 선수의 장점이라 하면 뛰어난 결정력과 드리블 돌파력, 그리고 폭발적인 스피드인데, 이는 윙어보다는 스트라이커의 능력에 더 가깝죠.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능력이 떨어지고 몸싸움이 약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는데, 저는 적어도 원톱자리에서 선발로 몇경기 실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후에 적합여부를 논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지동원: 위에 명시했던 원톱의 조건 '2선과의 연계가 좋으면서 포스트 플레이도 해줄 수 있는 그런 선수'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못해주는 지동원입니다. 현재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같고, 그동안 2선에서 많이 뛰어서 그런지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선발만 나오면 버로우를 탑니다. 나이가 어리기에 잘 커주면 좋은 자원이 되겠지만 소속팀에서도 못하고 국대에서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니 앞으로 선더랜드에서 잘해주지 않는 이상 원톱자리에선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렇듯 정말 많은 옵션이 있으나 총체적 난국이죠. 어느하나 확실한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원톱 전술에서 공격을 이끌어줄 선수가 없으니 득점력 부재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죠. 제 짧은 지식으로 이정도만 짚었으나 앞으로 출중한 선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지나친 지공
제가 항상 홍명보호 경기(올림픽 때부터 현 국대까지)를 보면서 느낀건데, 공격의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앞으로 빠르게 역습을 이끌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공간을 돌파하는 선수에게 공을 넘기기 보다는 공을 뒤로 돌리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대로된 공격은 상대 선수들이 전원 수비 가담한 상황에서 지공으로만 풀어나가려고 하니 득점력이 저조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같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현재 우리나라 선수들은 슈팅력이 떨어지는데, 앞에서 상대 수비수들이 견고하게 벽을 쌓고 있으니 제대로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나마 양윙어(이청용 이근호 손흥민)들이 개인기 돌파로 찬스를 만들어주긴 하나 역시 득점을 위해선 상대 허를 찌르는 빠른 역습만한 것이 없죠. 앞으로 계속 지공으로 풀백의 오버래핑 및 얼리크로스만 남발하면 득점력 부재는 계속 될 것이 뻔합니다. 주도권을 가지고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현 국대 축구에 빠른 역습까지 더해지면 막강한 공격력을 가지게 될 것 같은데 이 점에서 홍명보 감독님이 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합니다.
이 외에도 선수들 개인기량 문제 등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저 두가지가 가장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필요한 것은 경기력보단 득점력 입니다. 내일의 말리전에서 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