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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훈련소의 추억#4
게시물ID : military_649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주현朴珠鉉
추천 : 10
조회수 : 3709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6/12/01 22:12:21
해군훈련소의 추억#4




"해군에서는 유격은 유격이 아니다." 


그 말인즉은, 

해군에서는 육군이나 해병대에서 하는 유격과 같은 유격은 받지 않고, 아래와 같은 목봉체조를 한다. 유격이라고해봐야 그냥 간단한 몇가지 기본 자세만을 하기때문이다.


1.jpg


해군의 꽃은 햐.. 아직도 생각나는 목봉체조.. 저 목봉은 좀 편안한 원통형의 목봉이고, 팔각형으로 깍아놓은듯한 목봉으로 기억하는데,... 완전 죽을뻔했다.. 손에 더 잘 잡히지 않고 미끄럽기때문에 목봉허리춤,..목봉머리위로,..목봉아래로..등등을 하는데, 목봉체조는 키가 작으면 무조건 유리하다. 그 이유가 손이 안닿아서 안들 수 도있기때문인데,.. 그 대신 동기들이 고생을한다. ㅋㅋㅋ

목봉체조는 해군훈련소에서는 꼭 하는 훈련이기도하다. 훈련이라고 보기보다 그냥 얼차례로 생각하는게 좋다. 우리때도 위와같이 민무늬 재활용 전투복에 뒷굽이 없는 재활용 워커를 신고 훈련을 했었다..

그렇게 목봉체조를 한 후에 최종 병사 바로 뒷쪽 화장실 옆쪽으로 높이 10~15미터정도의 높은 가건물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줄을 사선으로(위에서 아래로)타고 내려오는 코스가 있었는데,. 그 아래는 바로 유격탕이 있었다.. 줄을 제대로 못타는 동기들은 물에 떨어져서 물을 먹는 친구들도 있었다. 유격탕에 빠지지 않기위해서 노력을 했지만,.. 유격이 다 끝나면 그 유격탕에 소대별로 들어가서 몸을 씻고 나왔다. 유격탕은 말 그대로 진흑탕이였다.. 

나중에 화장실 청소담당들에게 들은 새로운 사실이 있었는데,..공용화장실 소변보는곳이 막히지 말라고 설치한 철망이 있는데,.. 그걸 유격탕물안에 넣고서 닦았다고한다.


22.jpg

뭐 유격은 이런자세는 아니고,.. 발을 로프에 걸어서 머리부터 거꾸로 내려오는 그런것이였다. 물론, 안전장치는 아래에 그물망은 있었지만, 밑쪽으로 내려오면 그물망이 없어진다. 끝까지 내려오기전에 빠지는 친구들도 많았다.

아무튼 그렇게 해군의 유격은 유격이라고 보긴 뭐했다.(97년 7월7일 입대자)


 해군 각개전투 "안하는길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22.jpg

각개전투가 그렇게 힘들고 하진 않는데,.. 내가 각개전투를 하러 갔을때는 완전 개판 오분전이였다. 막 구덩이마다 진흙탕이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나는 각개전투를 받지않는 행운을(?) 갖았다...

이날 각개전투하는데,.. 기간병(조교)인 상병 한명이 각개전투에 앞서 현장작업자를 뽑았다.

조교 : 여기,.. 너네 중에 시골 살다왔다.. 손!!.. 손들어..
나 : (눈치를 보아하니,.. 손드는게 낫겠다싶었다.) 손!


조교 : 그럼.. 여기서 집에 소키우거나 농사 짓는사람??
나 : 손!



꿋꿋히 들었다.. 그렇게 350명 중 14명정도가 착출되었고, 조교는 착출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조교 : 너네들 낫질 다 잘하지??
413기교육생 : 악!! 

조교 : 낫이.. 10개 밖에 없으니까 돌아가면서 풀이나 베자..
413기교육생 : 악!!


그렇게 낫이 내 손에 쥐어지고,.. 낫질을 하는데 조교가 유심히 쳐다보더니 한마디를 건넨다.

조교 : 아..이쉐키.. 너 낫질 해봤어?
나 : 악!..

조교 : 악 거리지말고.. 니 고향이 어디야?
나 : 대전입니드아!

조교 : 대전에서 소키워?
나 : 아닙니드아!

조교 : 농사지어?
나 : 아닙니드아!!

조교 : 이쉐키봐라..훈련 안받을라고 작업 착출을 나와?
나 : ㄷㄷㄷㄷㄷㄷ

조교 : 넌 저기 좀 앉아있고.. 너 나와서 낫질해..

그렇게 낫질도 안하고 한쪽에 앉아서 꿀을 빨았드랩죠.. 그래도 그날은 엄청나게 더웠습니다. 작업이 얼추 끝나갈때쯤 조교가 개구리하고 지렁이를 잡아오드라구여.. 그러더니,..

조교 : 너 지렁이 먹어봤어?

이렇게 제 동기녀석들에게 물어보는게 아닙니까? ㄷㄷㄷㄷㄷㄷ

동기 : 악! 안먹어봤습니다.
조교 : 눈감아봐...

그러더니,..  레알,.. 지렁이를 입에 넣더군요 ㄷㄷㄷㄷ

그 후의 이야기는 보안상 말씀 안드릴게여.. 전 그냥 그렇게 꿀빨았습니다. ㅎㅎ


그렇게 고된 오전 훈련을 마치고 점심시간이되서 우리 6중대 350명은 재활용 전투복이 흙투성이가 된채로 왕자식당에 도착을 합니다. 여름기수라 점심먹는 줄 서다가도 일사병으로 픽픽 쓰러지는 동기들도 참 많았답니다...

왕자식당에 도착하면,...


소대장 : 모자..
훈련병 : (복명복창)모자!!

소대장 : 벗어..
훈련병 : (복명복창) 벗어!! 

하고 모두 똑같이 모자를 왼손에 각잡고 들고 있습니다. 움직이거나 옆사람과 말을 건다거나 줄이 맞지 않으면 워커 많이 날라왔드랩죠.. 훈련소 아침점심저녁은 고문받는거랑 비슷합니다. 

땡볕에서 모자벗고 30~40분씩 대기하는날도 많았습니다. 훈련하다가 쓰러지는게 아니라 밥먹다가 픽픽 쓰러지는 동기녀석들 엄청 많았쥬.. 그렇게 줄을 기다리다가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감격의 순간.. 

밥을 먹기전에는 감사의 주문을 외웁니다.

해군신병413기 : 식사 시작! 나라는 국격! 사람은 인격! 감사히 먹겠습니다!!

그리고나서 숟가락을 들고, 식사를 하는게 보편적인데,.. 이날은 좀 달랐습니다..

식사시작이라는 함성들이 시작되자마자 소대장(DI)께서 동작그만!을 외치십니다.

소대장 : 동작 그만!!
훈련병들 : 동작그만!! 

이내 소대장이 멋지게 멀리서 식탁위로 뛰어 올라왔습니다. 분위기는 말 그대로 지옥이였드랩죠.. 분위기가 거기서 끝이 아니였습니다. 소대장님은 질주를 하시듯 식탁위에 있는 츄라이(식판)을 발로 차고 뛰고 계셨고.. "식사끝!" 을 외치셨습니다.

이날 우리동기들은 숟가락도 들지 못한채 밥을 못먹었쥬..ㅠ.ㅜ 

말그대로 왕자식당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진흙과 모래에 쩔어있는 재활용 전투복에 바닦에 떨어진 밥... 그거라도 먹겠다고 더러운 손으로 밥을 주먹에 쥐고 모래가득한 전투복 바지에 넣는 동기들도 있었고.. 아.. 지금 상상만해도 끔찍하네요 ㅋㅋㅋ


아무튼 점심은 그렇게 끝나버렸습니다...


안타깝네요.. 


그리고, 해군훈련소 수영..요즘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하루에 2시간~2시간30분정도 훈련했던걸로 기억하는데,.. 해군기초교 수영은 1시간 밖에서 기합받고 1시간~1시간30분정도 수영을 한다고 보시면됩니다.

해군전투수영은 

앵카 A,B,C조로 뽑는데......A가 잘하는거였는지 C가 잘하는거였는지 기억나질 않습니다만,.. 저는 수영을 잘했지만, 수영을 잘 못하던 대학동기녀석과 놀기위해 일부로 수영을 못하는 조에 껴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이게 대박일줄은 몰랐네요..

해군기초교 수영교관은 우리때는 UDT 아저씨였고,조교들은 SSU들이였던것 같습니다.  UDT아저씨 엄청나게 멋졌습니다. 팔뚝에 UDT 독수리 딱 문신 그려져있고.. 오리발 하나 차고...
근데, 이 UDT 아자씨 열받으면 애들 엎뜨려뻗혀 시켜놓고 생고무로된 오리발로 엄청나게 때리고 지나가지유..ㅋㅋㅋ

아무튼, 앵카A조라고하겠습니다. 수영못하는 애들..

친구녀석과 놀려고 앵카A조에 갔더니, 카포크(빨간색구명조끼)를 줬는데, 옆구리 엄청나게 아프더군요.. 그걸하니까 수영을 더 못하겠드라구여.. 그래도 친구녀석과 놀수있다는 생각에 좋았는데,.. 그놈은 수영을 아예 못하니까... 같이 놀 시간도 없더라구요.. 

그리고, 가장 문제인 조이다보니까.. 7.5미터 다이빙도 제일 먼저 시키더군요.. 올라가보니.. 훔.. 수영장 돔의 중간정도 되었습니다. 와..이거 못 뛰는애들도 있긴했쥬.. 아래같이 뛰는이유가

33.jpg

낭심보호를 위해서입니다. 잘못 떨어지면 똥꼬랑 봉알이 무쟈게 아프죠..

해군에서는 소대장이나 조교가 사랑하는 사람 있습니까? 이런거 안물어봐요 ㄷㄷㄷ

아무튼 수영은 수영장에 들어가기전에 PT체조, 앉았다 일어섰다, 대가리박아 좀 하다보면 금방 끝나더군요.. 아무튼 대학동창녀석덕에 수영 개고생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수료할때 테스트하는건,, 소대장님이 "어라? 너가 왜 앵카A야?" 라고 쿠사리 좀 먹었습니다.


그리고,... 전편에 과실자보고 용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과실자용지에 체크가 되면,.. 남들 일요일 종교활동 가는동안 기합을 받습니다. 저도 한건 걸려서 과실보고서를 작성했고,.. 남아서 과실자 교육을했는데요.. 훈련의 절정 8월에... 속옷,내복,체육복,근무복,전투복,동코트,우의입고 아스팔트깔려진 연병장에 집합했습니다.

뭐하느냐? 거기서 굴립니다. 좌로굴러 우로굴러 앞으로취침.. 엎드려뻗혀 오리걸음.. 선착순..

특히나 재미있는게 해군훈련소는 선착순이 많았는데, 선착순 한번 시키면 350명이 우루루루~ 뛰고 하나, 둘,셋.. 이렇게 소리치고 줄서면,.."너그들은 동기애가 없다.. 알겠어?" 이러고,.. 애들이 우루루 안뛰고 천천히 가면 "훈련이 장난이야?" 이러고 ..ㅠ.ㅜ

아무튼 선착순 안좋아유 ㄷㄷㄷㄷ

아무튼 과실보고 훈련을 하면.. 애들이 1시간하고 좌로소이동 우로소이동~ 시키면 아침에 먹은 우유 토하고 난리도 아녔습니다. 그 드 넓은 연병장에 남는건 우유지뢰 밖에없더군요.. 아무튼 졸도 할 뻔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천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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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은 천자봉이 아니라 진해에 있는 시루봉입니다. 천자봉은 옆에 해병혼이라고 적혀있는곳이구요.. 이곳은 이렇게 M16하나에 수통하나들고 도시락 까먹듯이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 그런곳입니다. 한여름이라 엄청나게 탔었죠.. 이곳이였는지 사격장이였는지;; 첨으로 민간인 보던날이였는데,... 아.. 사격장이 맞나보네요.. 사격장에서 진해 경화동 기초교까지는 좀 멀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날 버스가 고장이나서 사격장에서 훈련소까지 앞에총을 한 자세로 뛰어갔었죠.. 아마 수km정도 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곁눈질로 민간인들을 쳐다봤는데,.. 아가씨들 엄청 이쁘더라구요.. 뛰는 내내 두리번 두리번 거렸습니다. 한달 넘게 처음본 민간인들이였으니까요...



그렇게 지옥같은 훈련을 다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1345428528_a06.jpg


옷은 하얀데 엄청 씨커멓쥬? 사진 충밑으로는 해군상근병입니다. 상근병들은 정복이 지급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엄청 부러운 녀석들이였죠.. 1년만 부대에있으면 출퇴근이였으니..ㅋㅋㅋ



이렇게 힘든 훈련이 끝나면, 소대장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금 이 훈련소는 너그들이 군대에서 가장 편했던곳이야.. 왜냐하면 너그들 동기들끼리만 있으니까 동기들이 최고다. 앞으로 몸건강하고 실무에서 생활 잘하기를 빌겠어.."


아무튼 해군훈련소에서 가장 고생하시는분들이 소대장님들이고, 훈련병들 가장많이 생각해주시는분들도 소대장님이셨던것 같네요.. 

이후,... 후반기교육이라는 천국에 한달 혹은 두달의 주특기 교육을 받고,.. 실무배치를 나가게됩니다. 실무배치 이야기도 해드리고싶은데,.. 예전에 연재를 좀 했더니,.. 해군 헌병대에서 전화가와서

헌병대 : 선배님.. 글 좀 삭제해주시면 안되나요? 해군 모병해야되는데 이미지가 많이 안좋아질거같아서여 ㅠ.ㅜ

라고 울며불어서 인터넷에서 잠깐 비공개해놨던 기억이 있네여... ㅋㅋㅋ

쓰다보니 그렇게 재미는 없는것 같네요.. 









추억의 해군훈련소 #1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ilitary&no=64909&s_no=12825773&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32588

추억의 해군훈련소 #2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ilitary&no=64917&s_no=1283105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32588

추억의 해군훈련소#3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ilitary&no=64943&s_no=12842992&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3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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