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팟캐스트 김용민 브리핑을 듣는데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에 대해서 이야기 하더군요. 기자와 전화 인터뷰하다가 나온 얘기였는데 시사평론가이며 팟캐를 운영하는 김용민 조차도 호남 반문재인 정서가 뭔지 몰라서 기자에게 묻더군요.
기자도 문재인의 부산정권 발언을 언급하는 것외에는 이야기가 길고 복잡해서 전화로 다 얘기 하기가 힘들다고 하더군요.
시사평론가도 잘 모르고 실체가 없는 듯 하지만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는 호남 반문재인 정서. 그로인한 호남민심의 혼란. 여론조작인가? 아닌가? 무엇이 진실인지 정말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직접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기자가 알려준 "부산정권" 발언과 "반문재인"을 키워드로 인터넷을 뒤져 봤습니다.
제대로 된 기사는 찾기 어려웠고 대부분 개인 블로그에서 문재인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한겨레 성한용 기자가 쓴 기사를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반문재인 정서와 관련해서 한겨레에서 지난해 5월 김의겸기자와 12월 성한영 기자가 쓴 기사를 찾았습니다. 그나마 이 두 기사가 제일 신빙성이 있어보이더군요.
이 두 기사를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호남인사 차별, 부산정권
반문재인 호남 정서는 이 두 키워드로 정리됩니다.
문재인은 참여정부시절 민정수석으로 정부인사에 관여하게 됩니다. 당연히 노무현정부는 대선 승리의 보답으로 호남인사들을 많이 등용시키려고 했지만 문재인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통과하지 못하고 줄줄이 낙마합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생깁니다. 문재인과 그 측근들이 호남인사를 일부러 배제시키고 영남 인사를 등용했다는 오해입니다. 여기에 문재인의 부산정권 발언이 터지면서 노무현과 문재인도 영남패권주의자 라는 프레임이 덧입혀집니다.
민주당은 문재인의 이 발언을 총선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하여 호남에서 열우당을 누르고 승리합니다.
2. 십년 전 일이 왜 또 이슈가 됐나?
이렇게 시작된 반문재인 영남패권주의는 지난해 2.8전당대회에서 박지원이 문재인을 공격하기 위해 이용하면서 다시 고개를 듭니다.
박지원의 당대표 불출마 요구와 권노갑의 6:4 지분 요구를 문재인이 거부하면서 주류와 비주류의 힘겨루기가 시작됩니다.
3. 반문재인 정서는 어떻게 확대 재생산 되었는가?
지금부터는 제 추측입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비주류인 박지원과 동교동계 인사들, 호남의원들, 김한길계는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대한 문재인을 흔들어 당대표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김의겸 기자의 기사를 보면 문재인을 흔들고 친노와 호남의 양자 구도를 만들어 당을 분열시키고 있는 호남의원과 김한길의 행태를 비판하고 우려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주류모임인 소위 구당파들이 식당에 모여서 무엇을 했을까요? 밥만 먹었을까요? 어떻게하면 문재인을 더 잘 흔들 수 있을까를 모의하지 않았을까요?
구당파와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반문재인 정서를 퍼트리기 위한 조직 적인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측근과 가족 일가 친척들의 입을 통해 입에서 입으로 소리 소문없이 퍼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소문의 연결고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반문재인 정서를 갖게 되었을 것이고 소문의 연결고리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에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생소한 소리처럼 들렸을 것입니다.
이런 입소문은 지역 사회의 특성상 아무래도 50~60대 이상의 나이든 세대에 주로 퍼졌을 것이고 40대 이하에서는 생뚱 맞은 소리처럼 들려서 여론조사로 정확한 호남민심을 읽기내기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4. 아주 낯선 상식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각종 매체를 통해 이 책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겠더군요. 영남패권주의에 방점을 찍는 책으로 보이는데 이 책이 왜 나왔을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정말 호남을 위해서 쓴 책일까? 아니면 시류를 이용해 돈벌이로 쓴 책일까? 아니면 호남 정치인들의 기획에 의해 쓰여진 책일까? 아니면 그들을 너무 잘 아는 분이 충정으로 쓴 책일까?
※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의 호남인사 차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더군요. 어떤 사람은 사실이라고 하고 어떤사람은 오해라고 합니다. 그동안 여당의 장기집권으로 호남인사들이 오랫동안 배척 당해왔고 그로인해 김대중 정부 시절 쓸만한 인재가 없어서 기용된 호남인사들이 다소 수준 미달이었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일치된 의견이 있더군요. 노무현 정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문재인의 스타일로 보아 자기네 사람이라고 하여 그냥 대충 넘어가지 않았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서운하고 악의적으로 보였을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