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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거주민의 대충 푸념
게시물ID : corona19_6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appyBear™
추천 : 21
조회수 : 1504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20/03/09 22:56:51
다른 동네에서 확진자 동선공개를 하는 문자가 가는게 부럽다. 우린 이미 동선공개따위 오지 않는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마트에 사재기따위는 없지만 배달이 안되는건 좀 불편하다. 물 2리터 12병 사고 마트에 장봐서 장바구니 어깨에 메고 올라오면 온몸이 뻐근하다.

삼시세끼 챙기는게 오히려 지옥이다. 예전 엄마들이 삼식이 욕을 왜 했는지 알거같다. 밑반찬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미세먼지때문에 사놨던 마스크가 조금 있다. 예전에 아이 젖병 소독하던 소독기를 꺼내 마스크를 소독한다. 어쨌든 2~3일은 써야 여유가 있을거같아 그렇게 하는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도 이번주 지정일에 구매는 하지 않을거다. 더 급한 사람들 많은거 안다.

오히려 불안감은 줄었다. 주변이 지뢰밭이니 아예 내려놓게 되는 사람 심리인건가 모르겠다. 마스크 잘 끼고 다니니 폐는 건강해지겠다고 와이프랑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3주 넘게 바깥 바람을 쐬지 못했던 네돌 딸내미를 데리고 놀이터라도 가자 싶어서 나왔다. 한시간 남짓 노는데, 세상 그렇게 행복한 웃음이 없다. 그래, 너도 힘들지. 어쩌면 나랑 네 엄마보다 더.

그래도 우리는 잘 지낸다. 세끼 잘 챙겨먹고, 아이와 더 많이 부대끼게 되고, (선생이라) 3월에 만났어야 할 우리 반 아이들과의 만남을 좀 더 천천히, 의미있게 챙기는 중이다.

여기 우리는 그렇게 그렇게 하루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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