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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어느 멋진 날.
게시물ID : gomin_8656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있잖아요
추천 : 0
조회수 : 65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12 23:16:54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느나니 냉수로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이것이 무슨 소리냐~ 하시겠으나 옛사람들은 대충 이런 형태로 죽어갔다 합니다.
 
이제는 도무지 확인할 길 없는, 우리 외할머니가 알려준 이야기 입니다.
 
야근끝에 몸살기운도 있고, 해는 져서 어두워지니.. 뜬금없이 어머니 생각도 나고, 내가 알던 사람중에
 
최고로 무식했으나, 옛사람들 얘기도 잘해주시던 할머니 생각도 납니다.
 
조금 더 진솔하게 고백하자면, 내가 아푸다!는 말에.. 에구, 저런! 하고 놀라 줄 사람이 필요한가 봅니다.
 
이제는 내가 아푸다!는 말에 아무도 안 놀라줍니다. 그래서, 아푸면 나는 그냥 병원에 갑니다.
 
그곳에서도 의사선생님은 내 얘긴 듣지 않습니다. 목구녕에 칙칙 약 뿌리고 주사만 줍니다.
 
돌아오는 길에 사 먹은 길거리 어묵은 약기운과 몸살기운으로 삐뚤어지는 내 마음도 모른 채, 더럽게 뜨겁기만 합니다.
 
내 마음도 모른채 드럽게 뜨겁기만 합니다..
 
요단강을 건너갈까 아니면 수미산으로 돌아갈까,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차라리 엄니~ 부르고 냉수 찾으며 꽥!하고 쿨하게 돌아가시고 싶으나,
 
웬걸요!! 식탐 많은 나는 혀다 데도록 어묵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마시며 4꼬지를 순식간에 먹고맙니다.
 
아아, 진실로 이런 내가 싫습니다.
 
 
그래도 살아서 만나자!
 
어느 늦은 밤 친구가 보내 온 문자입니다. 이라크 참전용사만큼 비장하게 친구는 살아서 만나자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나는 그대들에게 추접스럽게, 이리 징징대고 있으나, 기필코 이 몸살을 이겨내고 살아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 친구들과 멋진 가을 맞으러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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