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동안
한 사람이 왔다가
다가온 속도처럼
빠르게 떠나갔다
그가 바라는 걸 알았지만
나는 줄 수 없었고
그도 내가 원하는 걸
알면서도 주지 않았다
마음을 감춘 대화에
서로가 지쳤을 때쯤
그는 미련 없이 떠나갔다
어젠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내가 그에게 선물한
편지와 물건들로 가득했다
차라리 알아서 버려줬더라면
반품된 마음 앞에 또 한 번 무너졌다
다시 만날 일 없겠지만
정말 영영 보고 싶지 않다
소식이 들려오면
나는 무너지고 말거야
실컷 사람 마음 휘저어 놓고
거짓말처럼 사라질 거였으면
그냥 날 외로움 속에 내버려두지 그랬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는 날 사랑한 게 아니라
너의 계획에 차질없이 동행할
한 사람을 구한게 아닐까 싶다
조용히, 완전히, 영원히
내 기억 속에서 사라져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