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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런 얘기, '다르다'는 A와 B가 같지 않다, 즉 차이(差異)가 있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different(디퍼런트)다. 그 반대는 same(세임)이다.
'틀리다'는 옳지 않다는 뜻. 영어로 wrong(롱)이다. 반대말은 right(라이트)다.
이 두 단어는 엄연히 다른 단어다. "그게 그거지 뭐!"하며 이런 얘기를 흘려듣는 사람도 있다. 이런 지적(指摘)이 하루 이틀의 주제는 아니지만, 의외로 완고(頑固)하다. "큰 틀에서 보면 대충 비슷하지 않느냐?"고 짜증스레 반문하는 이도 있다.
'다르게 생각하라'라는 제목의 책이 한때 서점가에 '떴다'. 원래 제목이 'Think Different'다. 최근 세상을 떠나기까지 숱한 얘기를 남긴 스티브 잡스라는 IT계의 걸출한 인물이 남긴 책 제목이다.
이 제목을 이렇게 고쳐보자, '틀리게 생각하라'라고. 찬찬히 보고 또 소리 내어 읽어보자. 이래도 그게 그건가. 언어는 샛별처럼 밝고 맑아야 한다. 그 명징(明澄)함이 창조력의 기본 전제일 터다. '대충'이나 '흐리멍텅'은 안 된다.
'다른 것'은 참 좋은 것이고, 귀하게 대접해야 할 가치다. 달라야 한다. 아이들도 남달리 키워야 한다. '차별화(差別化)만이 살길'이라고 모두 나서서 외치는 세상이지 않는가. 이에 비해 '틀린 것'은 바로 고치거나 버려야 한다. 우리는 행동거지(行動擧止)도 말본새도 서로 다르지만, 틀리지 않고 번듯하며 또 착해야 한다.
왜 우리말에 이런 미운 습성이 생겼는지 꼭 집어낸 연구는 없는 것으로 안다. 과거 식민지 경험과 박정희 전두환 등 독재의 무자비함을 겪으며 생겨난 비참한 자기 검열(檢閱)이 아직 이런 상처로 우리 사회에 남은 것은 아닌지. 다르면 안 된다는, 남과 달라 주목(注目)의 대상이 되는 등의 '두려움'을 피하고자 하는 무의식의 표현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출처: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20409104209575(다르게 생각하라, 틀리게 생각하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