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핵심 산업이자, 국가 성장의 동력이다.' 지난 12일 오후 4시 문화관광부(문화부)는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 빌딩에 위치한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 이창동 장관 주재로 '게임산업 정책간담회'를 갖고, 세계3대 게임강국 실현을 위한 '게임산업진흥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문화부가 발표한 중장기 계획안은 ▲게임산업 기초 인프라 강화 ▲해외진출 역량강화 ▲게임문화 인식제고 및 저변확대 ▲게임 전문인력 양성기반 확대 ▲차세대 게임응용기술 개발환경 조성 ▲법, 제도 개선 등 6대 중점 추진과제로 구성돼 있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 넥슨의 정상원 사장, NHN의 김범수 사장 등 게임업계와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 한서대학교 정광호 교수 등 학계 관계자 40여명이 함께 한 이날 정책간담회에서, 업계 및 관계자들은 이창동 장관에게 애로사항과 희망사항을 전달했고 이창동 장관은 게임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책비전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사장은 "문화부가 발표한 중장기 계획이 좀 더 구체적이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키드앤키드닷컴의 김록윤 사장은 "정책적으로 어린이 게임이 개발 육성되도록 문화부가 앞장서 달라"는 주문을 했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 "정책의 목표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가능하리라고 본다"며 "게임이 사랑 받는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문화부도 게임에 대해 더 깊은 이해와 토대를 구축으로 정책을 펴 나가길 희망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김기영 중앙회장은 "영화도 상영관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영화라 해도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며 "문화시설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업계 관계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1세대를 대변하는 막고야의 홍동희 사장은 "좋은 게임이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투자조합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실력있는 게임 개발자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넥슨의 정상원 사장은 "게임업계에 투신한지 8년 동안 이런 자리가 한번도 없었다"면서 "청소년 관련 가이드 라인을 받고 싶은데 어디서 어떤식으로 받아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은데 개발 또는 서비스에 앞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영희 소프트맥스 사장은 "문화부가 발표한 6대 중점 추진 과제를 문화부가 다 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소위 말하는 리딩기업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신생 개발사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문화부가 적극 중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플레너스의 방준혁 이사는 "문화부가 게임의 다양성을 인정해 줬음 좋겠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언론이 게임의 악기능만 파헤친다면 발전이 있을 수 없는 만큼 문화부가 게임 인식에 대한 제고를 위해 적극 나서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NHN의 김범수 사장은 "4년전 5천만원의 자본금과 7명으로 시작한 NHN이 현재 자산 1조원의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한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정부, 학계, 언론계, 업계 등이 하나가 되는 마음으로 노력해야 만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학계에서는 중앙대하교 위정현 교수가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이 셋 있는데 그 중 둘이 금속활자, 거북선이고 나머지 하나가 온라인게임이다"면서 "한국은 온라인게임을 이용, 문명 역적을 시도 할 수 있을 만큼 귀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동 장관은 업계의 의견을 다 수렴 한 뒤 "정부가 어떻게 능력을 발휘하고 추진과제를 이끌어 가느냐는 정부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오늘 여러분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동안 정말 게임 산업은 가능성 있는 산업이다는 것을 느낄 만큼 좋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도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만큼 문화부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지만, 룰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드는 것 보다 업계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조언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창동 장관은 정책간담회에 앞서, 게임제공업소(아케이드게임장), 한국게임산업개발원공동장비실, 테크노마트에 입주해 있는 중소 게임 업체 등의 산업현장을 방문하고 관계자를 격려하는 등 게임산업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표명했다.
문화부는 이날 발표한 중장기계획을 통해 3조 4천억원('02 기준)의 시장을 형성한 게임산업이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본격적 성장단계에 들어섰으나, 해외마케팅 역량 및 정보부족, 고급 전문인력 부족, 게임문화 정착노력 부재, 게임콘텐츠의 편중화 등의 문제점도 상존하는 전환기라고 분석했다.
문화부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세계3대 게임강국 실현'의 비전과 함께, 산, 학, 관 공동의 노력을 바탕으로 2007년까지 시장규모 10조원(출하규모 6조원), 고용인력 10만명, 해외수출 10억불을 달성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문화부는 이를 위해 5년간 총 1,500억원(국고, 기금)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발표했다.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수립
문화부는 또 민간 수요중심의 정책수립, 평가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아래 ▲업계, 학계 중심의 게임산업 정책자문협의회 구성, 운영 ▲사이버 정책토론방, 직접 메일링 서비스 등 정부와의 상설 핫라인 강화 ▲민간 평가시스템 구축 및 설문조사, 모니터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부는 이와 병행해, 기존의 단순 지원사업을 축소해 나가는 한편, ▲주요현안에 대한 적시성있는 정책연구 ▲시장동향, 수요분석, 기술동향, 현안 분석, 법률정보, 해외시장정보 등의 정보제공시스템 등 정책, 정보기능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풍부한 개발환경 조성
다양한 문화, 예술 소재를 게임개발의 창작소재로 활용함으로써, 국산게임의 기획창작력을 높인다는 구상도 발표됐다. 교육게임(Edutainment), 예술게임, 치료게임, 헬스게임, 상담게임, 음악게임 등 다양한 장르와의 연계 환경도 적극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수 게임시나리오 창작분위기 조성, 쌍방향 방송 활용 게임콘텐츠, 체감형 아케이드 게임 등 차세대 첨단 게임콘텐츠 개발에도 중점을 둔다. 문화부는 이를 위해 문화, 예술, 인문, 사회, 공학 등 다양한 분야 단체,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각종 지원사업도 게임콘텐츠 다변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고 발표했다.
세계적 수준의 게임전시회 개최
문화부는 국산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를 세계 게임산업의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세계적 수준의 게임전시회’ 개최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발표했다. 세계 게임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컨퍼런스'도 병행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단체, 협회, 업계가 참여하는 범국가적인 조직체계도 구성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적 게임전시회는 미국에서 개최되는 E3, 영국에서 개최되는 ECTS, 일본에서 개최되는 TGS 등 3대게임쇼가 있으나,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에 특화된 국제게임전시회는 전무한 실정이다. 문화부는 이와 함께, ▲해외진출을 위한 마케팅 & 컨설팅 기능 강화 ▲KOTRA, 관광공사 해외지사, 문화원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국내, 외 지원 거점 구축 ▲투자설명회 및 비즈니스 상담회 활성화 ▲각국과의 정부, 민간차원의 교류활동 확대 등 전략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사업도 적극 강화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문화부는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게임대회인 WCG(World Cyber Games)가 세계적인 게임올림픽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공신력있는 조직위원회 구성' 등을 위해 국가간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업계 및 학계의 자율적인 참여와 운영을 전제로, 게임문화의 인식제고와 저변확대를 위한 ‘게임문화진흥협회’ 설립,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와 공동으로 ‘게임문화진흥기금’도 조성할 계획이며, 이와 함께 청소년, 가족이 참여하는 다양한 참여프로그램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고 발표했다.
게임의 역기능 대책 강화
문화부는 최근 게임중독, 온라인게임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 현금거래 등 게임의 역기능 예방을 위해 다양한 정책대안도 내놓았다. 온라인게임의 역기능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처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사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게임업계의 자율규제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협의도 다각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게임중독 예방, 치료프로그램 및 상담프로그램, 게임중독 상담클리닉, 찾아가는 학부모 게임교실 등도 신설된다. 이와 병행해 법, 제도 개선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게임제공업소의 건전한 이용문화 조성을 위해 업계 '자율지도위원회' 지원, 우수 게임제공업소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첨단 복합게임제공업소 활성화사업도 대폭 확충된다.
e-Sports 경기장 건립 추진
문화부는 가족과 함께하는 e-Sports 활성화를 위해 ▲청소년, 가족, 학교가 함께하는 e-Sports 대회 개최 ▲게임 동아리활동 지원 등을 활성화 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e-Sports의 활성화를 위해 민간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 ‘e-Sports 전용 경기장’ 건립계획도 추진하며, 청소년 문화공간 등 기존의 시설을 ‘e-Sports 경기장’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병행된다.
고급 전문인력 양성 체계화
게임 교수전문요원 해외 연수프로그램, 업계 전문가 단기 교류프로그램 등이 신설됨으로써, 게임산업의 전문인력 양성시스템이 강화된다. 이와 병행, 해외 유명 교육기관, 유관 기관 및 단체 등과의 협력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화부는 이와 함께 게임산업의 인력수급분석, 산, 학 공동프로젝트, 인력DB 및 헌팅 풀(온라인 인력시장), 게임인력 채용, 교류박람회, 학계 연구사업 지원, 산, 학 인턴쉽프로그램 지원 등이 강화되며, 전략, 마케팅과정, 기획과정, 중간관리자 재교육, 콘솔(비디오)게임 개발자과정 등의 특수교육과정도 대폭 확대된다고 발표했다.
'게임산업 30년사' 발간 예정
게임산업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게임산업의 자긍심과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게임산업 30년사 발간'이 추진된다. 게임산업 30년사는 도입기와 발전기의 약사, 해외개척사, 문화경제적 위상, 세계게임산업 약사, 게임산업 뒷이야기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업계 중심의 ‘편찬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게임문화에 대한 범국민적 동참을 위해 '게임문화주간'과 '게임의 날'이 신설되며, ‘대한민국 게임대상’ 등을 통해 게임산업 공로자에 대한 포상도 확대된다. 이와 함께, 협회, 단체의 자율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들이 협회, 단체로 이관되며, 정책대안 개발을 통한 정부정책 반영시스템도 강화될 예정이다.
'게임산업진흥법(가칭)' 제정, 자율등급제 도입
문화부는 기존 '음비게법(음반및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을 개정하고, 게임산업 환경변화에 맞는 '게임산업진흥법'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게임산업 정책지원 강화를 위해 '게임산업과(가칭)' 신설도 검토중이다. 업계의 자율적인 규제시스템 마련을 위한 '자율등급제' 도입에 대한 논의도 구체화된다. 문화부는 이를 위해 금년도 하반기에 ‘자율등급제 도입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