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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가이드 리뷰 : 궁예질 하지 마라 (스포일러 구분했습니다)
게시물ID : movie_646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17
조회수 : 2032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7/02/02 19: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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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616464801783_1.jpg

영화를 보고 보니까 포스터를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왜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에 노미네이트 됐는지 알겠더군요.

포스터가 무슨 의미인지는 이 글의 끝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입니다.

그 기본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즉 의사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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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네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좋아해도 말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인간은 언어를 쓸 수 있고 그 언어로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안다는 뜻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어느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그 상대방을 '처음보는 것'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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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는 그 '처음보는 것'을 '아기'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첫 번째 논제는 바로 '처음보는 것을 아기처럼 대하라' 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논제는 바로 언어=문화 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가면 음식을 먹고 문화를 즐깁니다. 

그런데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언어'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언어는 그 나라에 뿌리 깊게 박힌 고유의 성질이며 때론 그 나라를 대표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언어 속에서는 그 나라 사람들의 정신, 생활, 문화 등의 콘텐츠가 들어있죠.

그래서인지 <콘택트>에서는 '언어 = 문화' 라는 개념을 가지고 갑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어떤 한 상황과 함께 반전으로 작용됩니다.



일단, 위의 두 가지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생길 수 있어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장치 한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건 바로 '인물들의 대사와 커뮤니케이션' 입니다.


제가 우연치 않게 확인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건 이야기의 전체적인 주제와 일치합니다.



영화 <컨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그 누구에게도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여자 주인공인 루이스 뱅크스 박사 (에이미 아담스)를 데리러 온 

코로넬 웨버 대령(포레스트 휘태커)을 제외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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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그 대령도 1번인가? 빼고는 질문 따위를 하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뉴스도 그렇고, 한 미국군인이 가족과 대화할 때도 그렇고, 중국의 장군도 그렇고

그 누구도 타인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군의관.


그런데 그 군의관의 질문은 '치료에 필요한 질문' 외에는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통'을 위한 질문은 아닙니다.

즉 나에게 필요한 답을 듣기 위한 행위일 뿐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내가 필요한 것을 듣기 위해서는 결국 질문을 해야 한다' 


라는 아주 기본적인 해답이 있는데 그걸 하지 않는 관계자들.




재밌죠? 

질문을 하는데 질문을 해야 한다는 걸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건 우리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일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소통을 위한 질문을 하는것인지? 

아니면 내가 어떤 정답을 얻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것인지?

그러면서 누군가 나에게 소통을 원할 때 정말 소통을 해 준 적이 있는지?



영화 <컨택트>는 이 일상의 확장을 SF로 담은 영화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살을 붙이면, 

<콘택트>에서는 재밌게도


외계인과의 소통을 하는 부류

소통을 하지 않고 스스로 외계인의 심리상태를 분석하여 정답을 내려버리는 부류



이렇게 두 세력으로 나뉩니다.



이건 언어학적으로 바라봤을 때, 어느정도 해석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동물들과 소통하기를 바라고 있고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꿀벌의 언어'라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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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8자를 만들며 도는데 그 도는 것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이 곧 꿀벌들의 언어라는 학설입니다. 
(학문이라 말해야 하나;;)



영화 <컨택트>에서 여주인공의 딸이 

"동물과 말하는 엄마"

라는 대사를 남깁니다.




그걸 보면 '꿀벌의 언어'가 생각이 났습니다.



꿀벌은 100% 정확한 건 아니지만 인간의 시각에서 볼 땐, '표의문자'를 사용합니다.
인간은 '표음문자'를 사용하죠.


표의문자 = 상형문자 (eg. 이집트 벽화)
표음문자 = 음성문자 (eg.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등)


영화 속 외계인들은 '표의문자'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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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외계인이 복잡한 것은 알아듣는데, 의외로 쉬운 건 잘 못 알아 듣는다."



제 개인적 생각에는 어려운 말을 쉽게 하기 위해 외계인이 표의문자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것은 기호로 표현되는 게 상당히 많습니다.


수학공식, 물리공식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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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해석하기가 쉽지만, 음성은 그게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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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을 가져다가 영국, 미국, 일본, 프랑스, 베트남, 아프리카, 아마존 원주민들이 사는 마을

어딜 가서 보여줘도 내가 지금 '상어'를 떠올리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아듣습니다.



하지만, 각 나라에 가서 "상어" 라고 말하면 

한국사람이나 한국어를 아는 사람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말의 뜻을 이해 못 합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는 외계인은 '표의문자 (=상형문자)'를 사용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행성의 생명체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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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언어가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위한 몸짓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외계인들도 의사소통에 오류를 없애기 위해 최대한 함축적인 표의문자를 사용한 게 아닌가

감독이 그렇게 상황을 설정한 게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외계인의 언어를 분석하기 위해 온 사람들은 전 세계 모든 분석자들과의 소통도 원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2개 나라의 각 전문가들은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것은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나라의 정부기관은 '내 정보 = 내꺼' 라는 구덩이에 빠지고야 맙니다.
(영화 속 한 나라에서는 비밀을 발설했다는 이유로 분석가를 사형시켰습니다.)


그렇게 되버리니 국민들 역시 빠르게 답을 찾고자 하고 결국 '내 생각 = 외계인 생각'이 되어버리고 마는 비극을 낳게 됩니다.



실제 영화 속 미정부기관 역시 외계인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공유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잘못된 해석이 잘못된 방향을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것 때문임을 영화에서는 말해줍니다.

거기다 어떤 '특정 단어'가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기 때문이기도 했죠.

그래서 정부관계자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그들을 조급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여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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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외계인이 왔지?' 라는 물음은 던지지만,

정작 그것에 대한 답변을 듣고자 하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답변을 듣기 위한 시간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외계인들의 침묵이 계속 되자, 사람들은 제 각각 자기만의 해석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죠.

마치 이 사람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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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나의 안위' 입니다.

새로운 것이 나타났는데, 그들의 의도를 모른다?

'모른다' 라는 개념이 '소통'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닌 '위험'으로 다가오는 것이 문제라고 이 영화는 말합니다.

침묵의 시간동안 무한대로 '두려움'만 부풀어 오르지 말라는 걸 감독은 말하는 듯 보였습니다.

결국 그렇게 부풀어 오른 두려움은 결국 '궁예질'이 되어버린다는 경고의 메시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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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재미있는 건

정부기관에서는 여자 주인공인 '루이스 뱅크스 박사(에이미 아담스)'와 남자 주인공인 '이안 도넬리(제레미 레너)'에게 명령을 합니다.

그 명령 속에 질문이 있죠.

그 질문은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내가 필요로하는 정보를 알기 위한 질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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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작부분에서 인류는 외계인에게 묻습니다.

'왜 왔냐?'

결국 미국 정부기관에서, 다른 나라 정부기관에서,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은 오로지

"너네 왜 왔어?" 라는 질문이 궁금한 것입니다.

그리고 빨리 해답을 찾고 싶어합니다.




이 때, 감독은 교차편집을 통해 '외계인 = 아기(나의 자식)' 이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건 위에서 말한 첫 번째 논제인 '아기'와 맞닿는 부분.


"그럼 아기가 태어났을 때, 왜 왔냐고 물어봅니까? 너 왜 태어났냐고 물어보나요? 말 가르치면서 대화 안 해요?"


라고 관객들에게 되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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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새로운 문명, 새로운 생명체가 나타났을 때, 그들이 우리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는 그 문명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할 것.

그게 바로 '언어'를 배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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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생각하면,

영국을 가서 그 나라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면 영어를 배워야 하고
일본에 가서 그 나라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면 일본어를 배워야 하고
중국에 가서 그 나라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면 중국어를 배워야 합니다.
컴퓨터와 이야기를 하려면 코딩을 배워야 하고
외계인과 이야기를 하려면 외계인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이죠.






영화 <콘택트>는 

우리가 만일 화성이나 달로 놀러갔을 때 거기 사는 생명체와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말을 가르치거나 배워야 한다' 라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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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의 제목인 'Contect'

이 단어는 '접촉, 연락, 교제, 시선을 마주치다' 등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교감.




교감의 시작은 언어이고, 언어를 통해 마음을 확인하면 서로를 터치합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사람을 소개받고 악수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죠.

그렇게 된 다음, 더 친해지면 그를 집으로 초대합니다.

영화를 본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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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콘택트>에서는 이 교감을 '아기'라는 매개체와 유사시 시킵니다.

이게 후에 반전으로 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교차 편집을 통해 주제의식을 뚜렷하게 가져오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로 이 연출은 대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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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가 대단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껴안으며 서로의 교감을 확인하는 씬.

그 뒤로 외계인의 우주선

그리고 그 곳을 향해 가는 군 헬리콥터

또한 구름 속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시간


포스터 안에 영화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위에서 말했던 두 가지 명제에 대해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이 부분부터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들어가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분들은

영화를 보실 때, 대사와 교차편집에 중점을 두고 보세요.

그러면 영화를 한층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왜 감독은 외계인 = 아기를 동일시 했는가?


영화를 보시면 계속 외계인과 아기를 키우는 장면에 교차적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의사소통'이라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아기가 세상에 나오게 되면 우리는 아기가 뭘 원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기와 오랜시간 같이 있으면서 우리는 아기에게 언어를 가르치며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반대로 아기의 행동을 보며 우리는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속된말로 눈치를 챕니다.

결국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어떤 행위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보여줍니다.

그것은 아이가 계속 엄마인 루이스에게 질문하는 장면입니다.



아이는 궁금한 것에 대해 엄마인 루이스에게 쉴새 없이 물어봅니다.

그러면 루이스는 그에 대한 답을 계속 알려줍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잘 해주지 않습니다.

마치, 성장하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하고 궁금한 부분에 대해 퉁명스럽게 말하는 일부 어른들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 질문 속에는 모든 해답이 있었습니다.

이건 너무 큰 스포일러고 깊이 들어가는 부분이기에 가이드리뷰엔 맞지 않아 그냥 넘기겠습니다.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왜 외계인과 아기를 동일시 한 것일까?


그건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기라는 새로운 생명체가 네 앞에 나타났을 때, 고작 27일(영화에 나옵니다)이라는 시간 안에 아기가 당신에게 해답을 말하던가?
 그 아기가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 관객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요했는가?
 외계인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내가 내린 답은 아기처럼이다.

 아기처럼 그들을 바라봐야 한다.
 그들에게 무례한 질문을 하지 않고 서로 언어를 습득하고 행동패턴을 파악함으로서 서로 Contact 해야 한다.
 외계인도 대화를 원할 것이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단지 언어가 다를 뿐이다.
 
 소통해라. 그들을 알려면 소통해야 한다.
 언어로 소통하고, 서로를 만지며 소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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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기가 마지막 어떤 영화적 장치로 작용하긴 하지만, 

이런 주제의식을 위해 딸아이와 함께 있던 시간을 교차편집했다고 생각합니다.





2. 언어 = 문화

언어가 문화라는 건 가장 큰 스포일러입니다.

외계인의 언어를 배운 여주인공 루이스는 결국 '무기'를 얻게 됩니다.

그 무기는 바로 '예지력'



영화 속에서는

"우리들의 언어를 배웠기 때문에 루이스 당신은 예지력이란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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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언어 = 문화



영화 속에 나온 또 다른 논제와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토리적인 측면으로 말하자면, 

루이스는 예지력 때문에 자꾸 일상 속에서 자신의 미래가 떠올랐던 것입니다.

그 미래가 보이는 시점은 '외계인의 언어'를 점점 배워나가면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언어를 완벽하게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도 딸과 함께 했던 시간의 환영이 보입니다.

사실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미래의 일이 과거에까지 영향을 미친 거라 한다면? 

해석은 가능하지만 이에 대해서 영화 속에서는 딱히 언급은 없습니다.



허나, 이것 역시 정교하게 감독이 편집한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왜냐하면 영화 초반에 딸의 일생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군 시설에 들어갈 때까지는 제가 기억하기로는 딸아이와 함께 지낸 것이 안 나오다가.

잠에서 깨어나면서 몇 번 나오고요.



현실 속에서 직접적으로 환영이 보이기 시작한 건, 

외계인을 만나 언어를 해석해 나가면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걸로 알거든요.



저는 이런 연출이 감독의 '페이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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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이야기가 연결된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악몽을 꾸다가 꿈에서 깨어난 뒤에

"휴, 꿈이었어."

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귀신이 눈 앞에 나타나는.


뭐 그런 거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감독이 이걸 의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영화 중후반부에 여주인공이,


"이 아이는 누구지?"


라고 말하는 대사가 나옵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런 것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일어난 뒤에 뒤척이긴하지만, 그게 꿈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건 영화 어디서도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그 편집은 관객을 속이기 위한 페이크




이러한 편집법은 미래의 일을 중간중간 보여주면서 

이야기 끝에 가서 하나의 매개체로 인해 연결이 되는 구조라고 보심 될 것 같습니다.



이건 스릴러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기법인데요.



미래와 현재를 오고 가는데 그게 연결되는 건 아니고 

현재와 미래를 왔다갔다 하면서 보여주다가 영화 끝에 하나로 연결하면서

"와!! 저 장면이 그래서 보여준거야?"

라고 뒤통수 치는 반전이 있는 영화의 기법을 가져왔다고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인 예를 <유주얼 서스펙트>, <메멘토>로 들고 싶네요.



이런 기법을 통해 감독은 인간과 인간, 더 나아가 인류와 외계생명체 간에도 

컨택트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영화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외계인이 나타나면 그들의 언어.

즉 문화를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그렇게 Contact.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하며 소통하고

그들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교감이 형성된다면 그 때는 서로 접촉하면 

충분히 대화로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것은 아기를 바라보는 것과 동일시하면 된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로운 생명이 내 앞에 나타났는데도 말이다.

외계인 영화를 보면 항상 뭔가 하나 때문에 틀어진다.

그것은 소통이 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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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성침공>을 보면 마이크를 가져다 놓은 것 때문에 자신들을 죽인다 생각하여 인간을 공격한다.

영화 뒤로 가면 그들의 약점이 '소리'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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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마녀 에피소드'를 보면,

모든 사람들이 마녀의 성을 함락시킬 궁리만 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 남자가 자신은 마녀의 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호언장담을 한다.

그 어떤 무기로도 뚫지 못한 마녀의 궁으로 남자가 들어간다고 하니,

사람들은 어이없어한다.

거기다가 남자는 홀연 단신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문 앞으로 간다.

그리고 노크를 한다.

"들어가도 될까요?"

그러자 문이 열리며 남자는 마녀의 성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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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타인의 생각을 알아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허나,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오해도, 잘못된 해석도 없다.

궁예질 하지 말아라.

대화해라.

소통해라. 그러기 위해 만나라.


그것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마치 당신이 당신의 아기를 만난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 쏟아낸 시간만큼

그런데 지금, 말이 통한다고 해서 소통이 잘 되고 있는가?

악수하고 안아주며 서로를 느껴라.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




3. 운명

이건 안 썼는데요.

맨 마지막 장면, 운명을 받아들이는 장면 있죠?

운명론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저는 운명론 외에 두 가지로 생각해봤습니다.


(1) 외로움

사실 여주인공인 루이스가 굉장히 무기력해요.

만날 혼자 있는 여자거든요.

외로움도 많고

그런데 환영으로 가족을 봤잖아요.

그 속에서 자신이 너무도 행복해하는 모습

그 행복이 운명을 바꾸는 것보다 더 좋았기 때문에 운명을 받아드린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 희생

자신이 미래를 바꾸게 되면 분명 많은 것이 뒤죽박죽이 될 것이기 때문에

3000년 뒤에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지구에 온 외계인도

전 세계가 하나가 되는 것도

모두 바뀔 수가 있죠.

거기다가 자신의 가족 역시 사라지기 때문에

'나의 희생으로 지구인, 내 남편, 내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면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운명을 받아 들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더 나아가서,

"미래 보는 게 좋아? 
 당신의 가족이 며칠 뒤에 죽는 걸 안다면? 
 아직 태어난 자식이 당신보다 먼저 죽는 걸 안다면? 
 물어보지. 과연 미래를 보는 게 행운일까? 불행일까?"

이런 메시지까지 남기는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과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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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 도쿄스토리 1화를 보고] 심야식당은 리메이크가 어려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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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너와 함께 봤다면 더 좋았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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