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랜 친구중에 한때 진짜 중증덕후인 애가 있었음.
입덕작은 내가 추천해준 케이온이었는데, 그 뒤로 케이온 관련 물품 사모으고 하는 녀석이었음.
분명 가벼운 마음으로 보라는 취지였는데 얘가 어느새 중증 덕후로 변해서 덕질이 나보다 심해짐.
학교에서 같이 얘기할때 좀 쇼크인 말 들으면 나니~~~?! 하고 인사말은 여어~ 였음.
얘가 한때 어마금 중증덕후였는데, 저희 학교 사정상 사복등교을 함.
그런데 얘가 어디서 샀는지 어마금 엑셀러레이터 티셔츠를 입고다님.
인덱스도. 미사카도.
하루에 애니 4~5 화 정도는 꼭 보며 노트북 바탕화면은 애니 일러스트요, 바탕화면 메모에 안 본 애니, 다운받을 애니가 정리되어 있었음.
PSP엔 애니송과 애니게임 포터블이 있었음
그런 애였는데, 근데 빡치는건 얘가 전교 5등을 하는 애라는거임. 덕질은 하면서 공부는 틈틈히 계속 하는 거였음. ㅋ
중3 부터 시작한 덕질을 얘가 고2 2학기 들어서면서, 원래부터 공부 많이 하는 애였지만, 그 뒤로 공부에만 매진하는지 어느샌가 애니를 안 본다는 거였음.
나와 그 친구 특성상 재외국민 특례라는걸 받게 되는데 그걸로 일반 수능치는 학생들보다 대학을 조금 더 쉽게 갈수있음.
나와 그 친구의 케이스는 서울대를 지원할수 있었음.
내 친구가 그것을 노리는 중인듯. 자기가 말은 안하지만.
그 목표를 위해 그 녀석은 진짜 말로만 듣던 '탈덕'을 실현시킴. 언제 부활할진 몰라도 이건 정말 엄청난 의지라고 생각함.
지금 그 녀석, 공부 진짜 열심히 해서 며칠전에 토플 108점 나왔답니다.
진짜 와ㅡ 라는 말만 나오는 엄청난 노력과, 의지의 소유자가 내 친구라는게, 나는 참 행복한거 같음.
내가 공부를 안 해서 조금 멀어지는 기분이 들지만... 나는 그 녀석과의 우정을 끊고 싶지 않음.
설사 내가 대학에 떨어져도, 그 녀석이 대학에 붙어도, 나는 그 녀석을 이미 인정했기에, 웃으면서 그 녀석과 지낼 거임.
제일 무서운 건 그 녀석이 나를 피하려고 한다면, 너무 슬퍼질 거 같음.
그 녀석의 공부능력, 토플점수를 본받고 싶다기보단 그 녀석의 의지와 노력을 본받고 싶은데.
저는 이미 롤, 애니에 다시 빠져 버려서 첫 시험에서 81점이었던 토플을 1년간 4점밖에 못 올리고,
의지가 부족해서 항상 무엇을 하다가 포기해 버렸음. 그래서 그 녀석의 노력과 의지에 더 끌리는듯.
어쩌다가 신세한탄글이 되어버렸고 메인 포인트를 벗어난 거 같은데, 하여튼 제 친구중에 탈덕한 놈이 있다고요 ㅇㅇ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라는 명언을 처음으로 내 주위에서 부정한 녀석.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진짜 대단한 녀석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