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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안녕?
얼굴 못 본지 몇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네.
어제 새벽에 엄마한테 소식 들었어. 오빠가 머나먼 길로 떠났다고.
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숨이 막히더라.
어쩌면 내가 막연히 걱정하던 일이 정말로 일어나버린 것 같아서..
사실 몇달 전에 엄마가 속상해하면서 연락했을때 이미 직감했을지도 몰라.
비트코인인지 뭔지에 빠져서 이모한테 모진말 많이 했다며?
여기저기 돈 빌리려고 전화 했다며?
근데 오빠.... 그냥 좀 더 살아보지 그랬어....
그냥 이렇게 다 버리고 가버리기에는 오빠 너무 젊잖아.
이모한테 자식은 오빠밖에 없잖아.
왜 그랬어 진짜.....
내 어릴적 기억 속의 오빠는 서글서글하고 동생들 잘 챙겨주는 착한 오빠였는데..
그래서 참 좋아했는데...
너무 후회된다. 오빠 참 멋진 사람이야, 오빠가 참 좋아.
한마디라도 해볼걸 그랬다.
오빠. 잘 가.
비록 마지막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멀리 있다는 핑계로 가진 못했지만..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여기서 겪었던 힘든 일들은 다 잊어버리고
어릴때 내가 기억하는 그 환한 얼굴로 잘 지내기를 바랄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