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 도요토미히데요시가 조선의 통신사에게 접대하며 내밀은 그릇이
바로 이도다완입니다.
위의 사진은 그 미적가치에 대한 수백년의 연구 역사를 가진 다완이자
지금도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칭송받고있는 이도다완입니다.
이 그릇에 대해 동양미술사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다음과 같은 평을 하였습니다.
인위로 만들지 마라. 추하다. 자연을 범하려고 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지는 현재의 힘이지만 본능은 역사의 힘이다
본능은 모름이면서 또한 알음이다.
본능이야 말로 지혜보다 더 나은 지혜가 아닌가
이도는 숨어 있는 경탄할 자연의 지혜로 생겨난 것이다.
평범하고 질박하며 투박한 그릇 속에 담겨있는
자연 그대로의 미학을 칭송하는 것이며
이는 인위적으로 꾸며낸 그 어떤 아름다움보다
깊은 본질의 미학을 담았다는 말입니다.
중세 일본의 다완에 대한 칭송을 보면
저 갈라린 질박한 표면의 틈세에서
세찬 겨울을 이긴 매화의 생명력을 읽는 글도 있습니다
이런 칭송의 자료는 그 양도 엄청나다고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듯 작고 미천한 대상에서
우주삼라만상을 보는 그런 시각이죠.
이런게 있죠.
서양의 근대미학의 태동과 함께
보들레르라는 시인이 악의 꽃이란 시집을 통해
이른바 추함에서 발견하는 미학이란 새로운 개념을 논했습니다.
자유시의 시작이죠.
황금비율이니 정형화된 아름다움이니를 탈피해
미학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도다완이 말하는 미학은
선불교의 철학을 기반으로한 소박함에 대한 미학이겟죠.
실제 이도다완의 경우 오래되어 찻잎이 물들정도로
낡고 투박한 것일 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일본인들이 이도다완을 최고의 다기라 부르는게
바로 이런 미학에 대한 존중입니다.
서구인들이 동양에 대한 사실 일본에 대한 묘한 매력을 말할 때
종종 언급하는 내용이기도 하죠
대학시절 여자친구가 다도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이도다기를 참으로 이뻐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있네요
어떤 화려한 다기 세트 보다도
저런 다완 하나를 더욱 귀하게 여겼죠 ㅎ
바로 다례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말이죠.
물론 이런 해설이 없다면 이도다완
한국사람은 이 그릇을 보면 바로 아는 그것입니다 ㅎ
조선의 막사발.
만화에서 고려 다완이라 부르는데
실제 도요토미에게 진상되고 일본의 국보로 전해지는
이도다완들도 고려말 왜구가 경상도 해안을 약탈하며
민가에서 훔쳐낸 그 막사발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경상도 해안에서 막사발 굽는터가 발견되었을 때
이도다완의 뿌리가 발견되었다고
한국아닌 일본이 난리가 난적도 있죠.
막사발은 분청사기가 한창 유행일 때
도공들이 남는 흙으로 대충 생활용기를 위해 썼다고합니다
밥도 담고, 술도담고, 물도 마시고
말 그대로 막 쓰는 사발이라 막사발인것이죠
애초 분청사기라는 것도 고려말 혼란중에 청자의 맥이 끊어지고
도기에 분청을 마구 칠한 사기를 일컬음이니
청자보다 이른바 급이 떨어지는 분청사기에 더군다나
막사발이 그런 가마를 굽다 생활용기로 마구 제작한 그릇이다
이걸 왜구들이 약탈해가서
여기에 각종 미사어구를 붙이고
일본인 특유의 세밀한 탐미주의를 투영해 지금에 이른것이다.
바로 위에 인용구를 언급한 야나기가 주장한
이른바 "잡기론"입니다.
이도다완의 기원에 대한 정설로 받아들여 지는 내용입니다만
사실 여기에 또 논란이 있습니다
"잡기론"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실 그 내용이 이런것이거든요
당시 일본은 이런 소박함에서 조차 미학을 발견하는
고차원의 미적감각을 지닌 문화를 향유했는데
고려와 조선은 이런 문화조차 이해를 못하여
이런 보물조차 서민들의 천박한 질그릇으로 사용한 열등한 문화다.
조선인이 이해 못하는 보물을 일본인이 가져와
그것이 가진 미적 가치를 재발견한것이다.
일제시대 조선의 문화제 약탈 역시 이런식으로 합리화되죠
어차피 조선인은 무식하여 문화재에 대한 미적감각이란게 없는 민족이다
그것의 가치를 아는 우리가 가져가 이를 보존하자.
이런 잡기론에 대한 반론으로
"불교용기론"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막사발 것들은
사실 백자의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19세기 조선말에
대충 만들었던 사기그릇을 민가에서 쓰던 것을 말한다.
이도다완은 그 생김세 부터가
일반 민가에서 쓰기에 받침이 너무 높고 불편하다
바로 불교의 승려들이 공양을 받고 불가에서 수양을 하며
쓰던 사기그릇의 일종이다. 때문에 소박하고 투박하게 만든것이다.
이도다완이 저런 내적인 미학을 가질수 있던 것도
바로 불가의 승려들의 미적세계를 그릇으로 의도적으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나름 그럴듯하죠
아무튼 이런 내막을 가진 그릇입니다만
sungsik님께서 올린 만화에 바로 이 이도다완이 나옵니다
조선의 통신사가 오자
일본의 국보라며 막사발을 드리밀죠
고려다완이라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조선통신사의 대응은
명나라 경덕진의 백자를 보여 주며
그런 천박한 막사발이 아닌 이것이 보물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조선의 문화적 우월성을 그린게 아니라
오랜기간 이도다완 잡기설이 말한 바로 그 조선에 대한 경시를
만화로 그린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만화를 보며 이해한게
고도의 조선까를 표현한게 아닌가 합니다만
이런거죠 너희 조선의 사신들은
진정한 보물과 진정한 문화 진정한 미학이 뭔지도 모르면서
그저 중국의 화려함만을 뒤쫓는 어리석은 족속이다.
그러니 임진왜란때 그토록 당한거다.
일본만화에서 작가가 담은게 사실 이런 의미 아니었을까요?
그 만화를 본적은 없지만
올려주신 내용을 보니 이렇게 이해가 가더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