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는 주말부부입니다.
신랑은 목조주택을 짓고있어요..
나름 부팀장으로 인정받으며 즐겁게 일하는데.. 시부모님들은 그저 노가다.. 일용직 이렇게 판단하십니다.
그러시면서 지금이라도 때려치고 월급쟁이가 되라하십니다.
하지만 저희 신랑은 누가 등떠밀어 하는것도 아니고 자기가 정말 하고싶어서 나무만지는게 즐겁고 행복해서..하는 일입니다. 남이보기엔 그저 노가다..막노동이라고 볼지 모르지만 전 저희신랑이 자랑스러워요..
오늘 신랑이 카톡으로 보내준글이..너무 마음아프네여..
이건 저희신랑이 저에게 보내온 카톡내용입니다.
"어릴때 명절마다 오신 아버지는 나에게 늘 말씀하셨다. 아빠는 최고의 건축가라고 .. 빌딩에 다리에 계단에 집에 한옥에..못짓는게 없는 사람이라고.. 얘기를듣는 어린 내눈이 슈퍼맨을 처음 봤을 때처럼 빛나게했지. 열한살때 아버지 집으로 갔을때 나는 놀랬어.. 내가 아는 아버지는 매일 저녁 할머니가 보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궁전같은 집에 살았어야 했거든 근데 삐걱대는 초록색 대문과 작은 마당안 갈라진 콘크리트 사이로 민들레가 자라있는 집이였지 하지만 나는 그게 좋았다 왠줄아니? 나처럼 시골에서 찌질하게 살아온 아들이 궁전같은 집에가면 하나도 안어울릴게뻔했고 그럼 아버지가 날 싫어할줄 알았거든.. 집짓는 내꿈 누가 만들어준거지 으리으리한 궁전같은 집이 아니라 사람냄새가 있고 십년만에 부모곁으로간 찌질이의 행복이 녹아있는 집을 짓겠다고 꿈꾸게 한게 누구때문이야.. 내가 아버지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했고 닮으려했는지 모르지.. 그 사람은..
<아버지의 낡은 구두> 우리 아버지는 건축가 입니다.매일 새벽 다섯시면 일어나 흙묻은 살색골덴바지와 목이 늘어난 나무색 티셔츠를 입고 시동이 잘걸리지않는 트럭을 몰고 나가시는 건축가 우리아버지는 늘 뒷꿈치가 구겨진 검정색 낡은구두를 신고 출근하십니다.
자랑스런 우리아버지 수기 공모전에서 전국 금상탔어도 나 얘기도 못했다.
혹시 내 글이 아빠를 부끄럽게 할까봐 .. 내가 집짓는 일을 하는건 단순히 돈을 벌려는 수단이 아니야
내 어린꿈과 그리운 아버지와 어릴적 찌질이의 행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래서 잊기싫어하는 내 몸부림이야.
나한테 집짓는걸 하지말라는건 그냥 돼는대로 돈이나 억지로 벌다가 죽으라는 소리야.
아버지 젊을때 일과 지금 내일은 틀리지. 왜.. 아버진 먹고살고 자식들 때문에 했지만 난 먹고사는거 이전에 그 이유가 있어 .. 서로 시작된 동기가 다르단 말이다..
오빠를 못믿겠거든 널 믿어라 니가 선택한 사람을.."
저희 신랑에게 힘을주고싶어요..
힘내라고 한마디씩만 응원해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