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때, 동아리가 학술동아리라 그런지
가입하겠다고 찾아온 남자만 3~40명 되고, 여자는 저 포함 네명밖에 안됐었어요.
저는 당시에도 지금도 키 154cm에 몸무게 49kg 나가요.
살집은 있는 편이지만 저정도면 어디가서 뚱뚱하다는 소리는 안 들을 줄 알았어요.
근데 선배들이 보기엔 제가 완전 투실투실의 대명사처럼 보였나봐요.
계속 뚱뚱하다며 살좀 빼라고 놀렸는데 첨엔 그냥 웃고 넘겼어요. 근데 갈수록 장난의 수위를 넘어서더라고요.
동아리 MT에 남자는 우르르 갔는데 여자는 저와 몸매 엄청 좋았던 애 딱 둘만 참석하게 되었어요.
백사장에서 여자 업고 달리는 게임을 했는데 서로 절 안업겠다고 쟤 무거워서 어떻게 업냐고 서로에게 떠넘기는데, 너무 서럽더라고요.
사실 무게로만 따지면 제가 더 적게 나갈텐데... 그 몸매 좋은 애는 키부터가 170이 넘으니까, 50kg 넘을텐데......
참다참다 설움이 폭발해서, 내 몸무게 앞자리 4라고, 딱 표준체중이라고, 나 돼지 아니라고 버럭했어요.
그랬더니 ㄱ선배가 정색하면서 "49? 39도아니고? 야 너 10키로는 빼라" 라고 말하더군요.
니 키엔 암만 쪄도 41키로이상 나가면 안된다고... 그 이상이면 굴러다니는거나 마찬가지라고... 대놓고 멸시하더군요.....
그로부터 몇년이 지나 이젠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몸무게는 늘었다 줄었다 하긴 하는데 저 밑으로 내려가진 않더군요...)
아직도 칼로리높은 음식 먹을땐 그선배의 저 말이 떠올라서 움찔움찔해요...
아마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것 같아요... 뭐 먹을때마다 '죽기전에 39kg 찍을 수 있으려나...' 이런생각 계속 해요...ㅜㅜ
그리고 불과 작년에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잠깐 했었는데
강사회식때 원장선생님이 저에게 키를 묻더라고요.
중등부 국어쌤도 영어쌤도 다들 완전 모델처럼 키가 쭉쭉 크시고 초등부 영어쌤은 남자셨는데 얼핏봐도 180은 되어보였는데
저만 완전 난쟁이같았거든요... 그래도 1cm 늘려서 155cm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씨는 40키로나가야겠네? 좀 빼야겠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차마 아무 말도 못하겠고;; 아 네... 그렇네요... 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후로 그만둘때까지 최대한 날씬해보이게 코디하고 라인들어간옷, 까만옷만 입고 출근했어요......
(키-100)*0.9 한 표준체중에서 ±20%까지는 정상이라고 학교다닐때 가정시간에 분명히 배웠어요.
근데 어느순간부터 표준체중에서 10kg가량 더 빼야만 되는 상황이 된건지 모르겠네요...
외모지상주의 만연에 33사이즈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세태가 너무 서럽네요...